문체부 '엄중 경고' 이후 도리어 尹풍자 '밈' 확산, 18년전 노무현 '환생경제'로 조롱·비하했던 그들은?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노무현은 조중동과 싸웠고, 이명박은 초중고와 싸운다' 14년전, 들끓는 민심은 MB패악을 이렇게 조롱했습니다. MB정부 인사로 가득 찬 윤석열차도 같은 철로를 달립니다. MB는 학생들 목소리를 무시하다 큰 코 다쳤습니다. 고등학생 수상자에 시비 거는 윤석열차는 어찌될까요? 백전백패가 뻔합니다"
개혁파 '처럼회' 소속인 민형배 무소속 의원(광주 광산을)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한 고교생이 그린 윤석열 대통령 풍자 그림(윤석열차)을 수상·전시했다는 이유로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공모전에 대해 '엄중 경고' 조치를 한 것과 관련 "‘윤석열차' 앞칸 옮겨타기 시도하는 문체부, 추태가 가관"이라고 일갈했다.
민형배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서 "'윤석열차' 등장에 문체부가 화들짝하다. 박보균 장관, 마침 조중동 출신이다. 중앙일보 경력만 30년 넘는 언론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형배 의원은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가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을 들었던 학생들과 싸웠던 사례를 들었다. 그는 "'노무현은 조중동과 싸웠고, 이명박은 초중고와 싸운다' 14년전, 들끓는 민심은 MB패악을 이렇게 조롱했다"고 회고했다.
민형배 의원은 "MB정부 인사로 가득 찬 윤석열차도 같은 철로를 달린다"라며 "MB는 학생들 목소리를 무시하다 큰 코 다쳤다. 고등학생 수상자에 시비 거는 윤석열차는 어찌될까? 백전백패가 뻔하다"고 단언했다. 실제 문체부의 '엄중 경고' 시비 이후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하는 각종 '밈'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해외 순방 중 '욕설 파문'에 이어 해외 언론에도 소개될 기세다.
민형배 의원은 박보균 문체부 장관에 대해 "‘받아쓰기 100점 기자’ 였음에 한 표 던진다"라며 "표현의 자유가 뭔지도 모르니까"라고 직격했다. 지난 4일 문체부가 낸 보도설명자료는 두 개인데, 낮에는 정치적 주제를 다룬다며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게 엄중 경고한다고 했다가, 밤에는 문체부의 승인사항을 위반했다며 엄격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을 바꿨다.
민형배 의원은 "엄중과 엄격, 무시무시하다. 이게 고등학생 수상자 들으라며 정부부처가 내놓을 단어냐"라며 "자료를 문체부 국감 하루 전에 내놓았다. '대통령님, 저 이렇게 열심히 합니다. 한 칸만 앞으로 옮겨주세요' 열차 맨 앞칸, 최측근 반열에 들고 싶은 충성 경쟁이 눈꼴 사납다. 부끄러운 추태"라고 일갈했다.
민형배 의원은 "문체부는 예술을 진흥해야 한다. 시민 눈앞에서 ’윤석열차’를 치우려 안달이냐"라며 "부처의 존재 이유가 없다. 되지도 않는 표절 시비는 나라 밖에서조차 망신"이라고 거듭 직격했다.
민형배 의원은 특히 원작자인 카툰 작가 스티브 브라이트가 "정부를 풍자적으로 비판했다고 어떤 식으로든 비난받는 게 훨씬 더 큰 문제”라고 윤석열 정부를 직격한 데 대해 "한마디 한 마디가 맞말 대잔치"라며 "수상자도, 작가도, 시민들도 다 같은 곳을 본다. 그러나 윤석열차 안, 문체부 자리는 역방향이다. 그래서 세상을 반대로 본다"라고 일갈했다.
역시 처럼회 소속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동작을)도 지난 4일 페이스북에 "문체부가 ‘엄중경고’라니…이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검열’"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입에 달고 사는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유엔총회 연설에서 '자유'를 무려 21번이나 언급하며 '자유'를 가장 강조했다. 그는 역시 대통령 취임사와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자유'를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이수진 의원은 "예술 작품을 권력의 잣대로 재단하려는 것은 ‘자유’에 대한 폭압이고,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문체부가 전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수진 의원은 특히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지난 2004년 환생경제라는 연극을 통해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조롱·비하한 사실을 짚으며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누렸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노가리' ‘XX할놈', 'X잡놈' '부X값' 등으로 마구 조롱했다.
당시 ‘환생경제’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술 퍼마시고 마누라 두들겨 패고, 가재도구를 때려 부수는' 무능한 가장 '노가리'(주호영 원내대표 분)로 묘사했다. 반대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를 아들 노가리의 아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헌신적인 어머니 '근애'(이혜훈 전 의원 분)로 그린 바 있다.
또 '근애'의 친구로 나오는 '부녀회장'(박순자 전 의원 분)은 노가리를 가리켜 '육××놈', '불×값 못하는 놈', '개×놈', '그놈은 거시기 달 자격도 없는 놈'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마구 조롱한 바 있다. 당시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경우에도 극중 '경제' 친구 역으로 출연한 바 있다. 당시 박근혜씨는 이같은 '막장' 연극을 맨 앞줄에서 관람하며 박장대소한 바 있다.
이수진 의원은 "문체부의 도넘은 아부성 지적질이 윤대통령을 고등학생들에게까지 비웃음을 사게 한다"라며 "시대에 역행하는 ‘엄중 경고’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쓰나미와 같은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지금 윤석열 정부에게 필요한 것은 ‘검열’이 아니다"라며 "어쩌다가 고등학생의 카툰 하나에도 전전긍긍하고, 국민에게 버림받은 정권이 되었는지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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