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기자]= MBC ‘PD수첩’은 11일 <논문 저자 김건희> 제목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member Yuji' 논문으로도 검증을 패싱하고 그 어렵다는 박사 학위를 단숨에 딴 이력을 집중 조명했다.

이날 매체는 김건희여사가가 과거 박사 학위를 받은 대학교 관계자들 사이에서 표절로 범벅이 된 김씨의 논문 수준을 두고 따가운 비난이 쏟아진 내용을 전했다.

석·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들이 김건희여사가의 논문을 검토한 뒤 “표절 검사기를 돌릴 필요가 없다” “학부 페이퍼도 이렇게 쓰면 안 된다”라고 조롱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또 지난 2008년 김여사가 개명전 '김명신' 이름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던 국민대 테크노디자인 전문대학원 내부 관계자가 무더기 표절 지적을 받은 김여사의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을 두고 "김명신 논문은 너무 쉽게 한 번에 통과했다"라는 증언을 처음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여사가의 논문 심사 통과 과정에 대해 “그 전엔 대학원생들이 모여서 논문 얘기하면 많이 떨어지고, 아무도 통과를 못 했다”라며 "논문 열심히 쓰시는 분들이 있는데 엄청 떨어진다. 그런데 그런 류의 사람이 아닌데 한 번에 붙어 사람들이 속으로 이상하게 생각을 했다”라고 토로했다.

PD수첩은 "당시 김 여사의 박사학위 심사 통과를 두고 국민대 대학원 내에서 솔직히 (김명신 논문이) 사업보고서 같다는 얘기가 교수님들 사이에서 나왔다. 말이 많았다"라면서 대학원 내의 부정적인 분위기와 제보자들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익명의 제보자는 “결론적으로 (논문이) 통과되는 걸로 갔다”라며 “김명신이 박사 한 번에 땄다고 하니 모여서 ‘말이 돼’ 이러며 비웃었다. 한 명은 ‘나는 좋아. 나도 쉽게 딸 수 있다는 얘기잖아’라고 했다. 그때부터 박사학위 따는 게 너무 쉬워진 거 아닌가 싶다”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PD수첩 제작진은 김건희여사의 표절을 더 확실하게 확인하기 위해 그의 이름을 숨기고 교열 전문가에게 해당 논문의 검증을 의뢰했다.

교열 전문가는 김씨의 논문 속 오류를 빨간색으로 표시한 채 “보시면 아시겠지만 딸기밭이다. 박사학위 논문 같으면 최소한의 정제가 돼야 하는데 박사 논문에 어떻게 통과됐나 할 정도로 그런 게 있다”라고 부실한 논문으로 지적했다.

앞서 김건희여사가 자신의 논문을 완전 복붙했다고 밝힌 숙명여대 구연상 교수는 “2장 1절을 펼치는 순간 내 논문과 같다는 것을 직감했다”라며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떳떳하게 표절하지 마라 평생 그렇게 말해왔는데 저 자신이 표절 피해를 당한 사람으로서 연구자로서 침묵한다면 다시는 그런말 하기 어렵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MBC 출신 신혜리 '뉴스포터'  기자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의 변화는 소수의 결단 용기 그리고 행동으로 바뀐다. 모두가 침묵하는 상황에서 목소리 내는건 어렵고 외로운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사회가 살아있음에 감사하다"라며 용기있게 목소리를 내준 구 교수를 응원했다.
구연상 숙명여대 교수.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숙대 동문회가 검증하니 석사학위 논문도 표절률 대략 50%임. 근데 학술지 논문도 여러 편 위조했구만"이라며 "석,박사 학위 반납 안하고 뭐하고 계심? 남편이 가만히 있으라 했음?"이라고 비꼬았다.

지난 8월 1일 국민대학교는 학교와 관련된 김씨의 논문 3편에 대해 '표절이나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그리고 남은 논문 1편은 검증 불가한 것으로  학교 자체에서 '면죄부' 결론을 내리면서 여론의 따가운 질시를 받았다.

이에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를 비롯한 14개 단체가 참여한 '범학계 국민검증단'이 나서 지난 9월 6 '이론의 여지없이 김건희 여사 모든 논문이 표절의 집합체이며, 그 수준 또한 학위 논문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발표한다.

김건희여사는 자신의 이력서와 관련한 매체 인터뷰에서 여러차례 '서울대 경영대학원 석사'라고 밝힌 바 있었다. 확인 결과 김여사는 일반 석사과정인 경영대학원과 전혀 다른 직장인이 주말에 다니는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을 다녔다. 그러나 지난 9월 2일 경찰은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기재 혐의에 대해 불송치 결정했다.

한편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12일 MBC가 김건희여사 ‘논문 표절’ 문제를 다루는 방송에서 김건희여사와 유사한 외모의 대역을 사용한 후 이를 별도 고지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여사의 대역을 등장시키며 대역이라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아 시청자들이 김씨가 실제로 등장한 것으로 착각하게 했다는 지적이지만, 결국 메시지는 보지 않고 메신저를 공격하겠다는 의도다.

양금희 수석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내고 "국익마저 위태롭게 만든 대통령 순방 '자막조작' 방송도 모자라, 이제는'화면조작' 방송"이라며 "대통령 부부를 흠집내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언론이기를 포기한 최악의 행태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MBC는 언제까지 민주당의 용역방송을 할 셈인가. 공영방송국이라는 타이틀이 부끄럽지도 않은가"라며 "MBC는 즉시 해당 방송에 대한 제작경위를 밝히는 것은 물론, 이에 합당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MBC는 보도자료를 내고 대역 미고지에 대해 사과하며 “관련 동영상을 다시보기가 가능한 모든 사이트에서 내리고, ‘재연’ 장면 표기 후 다시 올리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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