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현 가능성 전무한 NPT 탈퇴와 핵무장론 꺼내들어, "오히려 북한 비핵화 불가능하게 한다"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국민의힘 당대표를 노리는 조경태 의원이 NPT(핵확산방지조약) 탈퇴와 독자적 핵무장론을 꺼내들면서, 만약 한반도에 핵무기를 배치할 경우 자신의 지역구(부산 사하을)에 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조경태 의원은 지난 16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가장 좋은 방법은 NPT 탈퇴하고 핵무장해야한다는 입장"이라며 "우리나라도 핵개발할 수 있는 의지가 있고 기술이 있다. NPT 10조 1항에 보면 각 당사국은 국가주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만일 조약과 관련된 특별비상사태가 자국의 최고이익을 위태롭게 하고 있음을 결정하는 경우에는 본 조약에서 탈퇴할 권리가 있다고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조경태 의원은 "북한은 이미 NPT 탈퇴했잖나"라며 "그러면 우리는 이미 참고참고 참았는데 결국 어떻게 됐나. 북한이 이미 6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공식적으로 국제사회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는 이런 부분을 우리가 더 강하게 국제사회에 호소한다면 충분히 설득시킬 수 있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강하게 핵무장하겠다고 해야만 미국에서조차도 '정말 한반도가 심각하다'라고 하면 지금의 핵전략에 대해 재고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대표를 노리는 조경태 의원이 NPT(핵확산방지조약) 탈퇴와 독자적 핵무장론을 꺼내들면서, 만약 한반도에 핵무기를 배치할 경우 자신의 지역구(부산 사하을)에 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를 노리는 조경태 의원이 NPT(핵확산방지조약) 탈퇴와 독자적 핵무장론을 꺼내들면서, 만약 한반도에 핵무기를 배치할 경우 자신의 지역구(부산 사하을)에 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조경태 의원은 "우리가 전쟁하자는 게 아니잖나. 서로 전력이 비슷해야만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건데, 우리나라 안보상황은 마치 강도가 기관총 들고 있는데 돌멩이를 들고 우리집 지키겠다는 그 정도 수준"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분석한 올해 세계 군사력 순위를 보면 한국은 6위이고, 북한은 30위다. 실제 한국은 북한에 비해 매년 수십배씩의 국방비를 지출하는 만큼, 첨단무기와 전력상에서 압도적으로 위다. 다만 핵무기 보유에 있어서만 차이가 있을 뿐이다.

조경태 의원은 "우크라이나가 원래 핵이 있었고 전략적으로 폐기할 때 미국이 '너네 나라 경제적으로 원조하고 지켜줄게'라고 약속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에서 터졌지만 지금 미국이 완벽하게 지켜주고 있나"라며 "미국은 철저하게 자국의 이익을 생각한다. 한미동맹을 하되 미국을 좀 더 강하게 압박해서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한 핵 전략에 대해서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는 전략과 지혜로움이 필요하다"라고 목소릴 높였다.

이같은 조경태 의원의 '돌멩이론' 주장에 대해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박근혜 정부 때 미국이 이렇게 얘기했다. 분명히 말씀드리면 미국은 전술핵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지 않는다. 전략핵이 워낙 정확하고 전술핵은 오히려 핵확산을 방지하는데 있어 아주 심각한 장애가 되기 때문에 미국은 그 용어 자체를 불편해한다"고 지적했다.

김준형 전 원장은 "노무현 대통령 때, 우리가 국방대연구소에서 아주 소량으로 실험적으로 농축했다가 미국이 엄청나게 반발했고, 그 사실 치욕적인 후과가 있었다"라며 "40명 정도가 와서 한국을 다 뒤졌다"라고 짚었다. 즉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전술핵 배치는 실현될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핵을 배치한다고 하면 어떤 지자체에서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가? 지금 사드 가지고도 난리를 펴고 있고, 국론이 분열되고 있잖나"라고 직격했다.

이에 조경태 의원은 "부산에서 하겠다"라며 "우리 지역구 사하구에 하겠다. 안보를 위해서 우리 사하구가 나서겠다"라며 핵배치를 자신의 지역구에 하겠다는 입장까지 내놓았다.

안규백 의원은 "만약 정부가 잘못된 판단으로 전술핵 배치를 한다면 우리가 NPT 탈퇴해야 한다. 우리가 수출과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이게 얼마나 경제적 손실 크겠나"라며 "북한처럼 외로운 고도에서 같이 하자는 나라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북한은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는 중에 있다. 그러나 실제 한국이 NPT를 탈퇴하고 독자적 핵무장을 할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 만약 독자적 핵무장을 할 경우 외국으로부터의 경제제재가 들어와 수출에 치명타가 갈 것이 분명한데다, 여전히 전시작전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이 용인할리도 없어서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들어 북한은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는 중에 있다. 그러나 실제 한국이 NPT를 탈퇴하고 독자적 핵무장을 할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 만약 독자적 핵무장을 할 경우 외국으로부터의 경제제재가 들어와 수출에 치명타가 갈 것이 분명한데다, 여전히 전시작전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이 용인할리도 없어서다. 사진=연합뉴스

안규백 의원은 "일본이 돈 없어서 능력과 재원이 없어서 핵 못 만드나"라며 "만약 전략핵이 됐던 전술핵이 됐던 한반도에 배치하는 그 순간부터 이 동북아는 화약고로 변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가장 중요한 건 미국인데 이미 국가전략회의를 통해서 한반도 비핵화는 완전 비핵화라고 선언했잖나"라며 "그런데 자꾸 울면 젖준다는 식으로 이렇게 하고 그러면 가능성이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안규백 의원은 또 "전술핵을 배치하는 순간 중국 러시아가 가만 있겠나"라며 "저는 대한민국이 깊은 계곡에 들어가 있는 소라고 표현한다. 그 소가 한쪽 언덕 풀만 뜯어먹으면 배고파 죽는다. 미국이란 풀도 뜯어먹고, 중국이란 풀도 뜯어먹고 경제와 안보를 동시에 해야 사는 나라"라고 비유했다. 그는 "만약 전술핵이나 전략핵을 배치한다면 미국과 중국이 이것은 자기들을 향해서 있다고 판단해 가만히 있겠는가"라며 "오히려 북한의 비핵화를 불가능하게 만든다라고 판단한다"라고 부연했다.

실제 한국이 NPT를 탈퇴하고 독자적 핵무장을 할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 만약 독자적 핵무장을 할 경우 외국으로부터의 경제제재가 들어와 수출에 치명타가 갈 것이 분명한데다, 여전히 전시작전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이 용인할리도 없어서다. 즉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실현 가능성도 없는 핵무장론을 종종 외치는 것은 그저 북한을 이용한 '안보 장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만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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