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서 우원식 의원 "독성물질 생성 남세균 아니냐"
한화진 장관 "남세균 독소 아닌 일반 녹조류로 확인됐다" 답변
한 장관 주장 국립환경과학원 "검사한 적 없어"..."다른 수돗물필터"
창원시 낙동강유역환경청 수자원공사 합동 역학조사 결과도 안 나와

[경남=뉴스프리존]박유제 기자=한화진 환경부장관이 지난 21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창원시 수돗물에서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을 생성하는 남조류인 마이크로시스티스가 발견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한 답변이 허위 혹은 부실답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회 우원식 의원실과 창원시, 환경운동연합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1일 환경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우원식 의원이 한화진 장관에게 "창원의 가정집 수돗물 필터에서 녹조로 의심되는 연두색 물질이 나왔다는데, 마이크로시스티스란 남세균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졌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환경부와 기상청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환경부와 기상청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에 대해 한 장관은 "국립환경과학원 조사를 보면 남세균 독소가 아닌 일반 녹조류로 확인됐다"고 반박했고, 경남을 비롯한 전국의 언론들이 장관 답변을 일제히 보도하면서 환경단체의 남세균 발견 주장이 허위 또는 과장됐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그러나 뉴스프리존 취재 결과 한화진 장관의 답변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한 장관이 근거로 든 국립환경과학원 조사는 애초부터 이뤄진 적이 없었고, 대구지역 수돗물 필터에서 발견된 남조류 추정 사진을 판독한 결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사실은 국립환경과학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이어 당일 저녁 환경부장관에 대한 추가 질의와 답변 과정에서도 확인됐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또 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낙동강 유역에서 재배된 농산물을 들어 보이며 "맹독성 발암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과 신경 독성물질인 아나톡신이 검출됐다. 국가적 재난"이라고 지적하고 나서자,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단순 녹조 문제가 정쟁의 대상이 되서는 안되며 국민적 공포감을 불러일으켜서도 안 된다"고 반박하는 등 날선 공방을 주고받은 바 있다. 

창원시 수돗물 필터에서 발견된 남조류 추정 물질이 단순 녹조가 아니라는 환경부장관의 답변이 허위 또는 부실답변이라는 정황은 또 있다. 창원시 관계자 역시 "관련 정수장이나 수돗물 필터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이 조사나 검사를 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거나 검사 결과를 통보받은 적이 없다"며 "(환경부장관 답변에 대해서도)의아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창원시와 낙동강유역환경청, 수자원공사가 합동으로 21일 오후 착수한 역학조사 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로, 오는 26일쯤에야 조사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창원시 수돗물 여과필터에서 독성물질을 유발하는 남세균이 발견됐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환경단체 ⓒ뉴스프리존DB

앞서 창원지역 환경단체들은 환경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 하루 전인 20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경대 이승준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해구에 있는 가정집 두 곳의 수돗물 필터에 생긴 녹색 물질을 수도필터를 수거해 유전자 분석을 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티스 남세균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남세균은 산소를 발생하는 광합성 세균으로 '남조류'라고도 불리며 녹조 현상을 일으킨다. 남세균의 여러 독소 가운데 하나인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보다 100배 이상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으며, 간 질환·위장염·근 위축성 측삭경화증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는 별개로 환경운동연합은 낙동강 녹조 독소사태와 관련해 24일 논평을 내고 환경부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은 논평을 통해 "수돗물에서 남세균 독소가 나온 사실을 국립대학 교수가 과학적 연구를 통해 밝혔음에도 환경부는 무조건 부정하고 보는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논평은 또 "(낙동강 원수를 정수장에서)고도정수처리하면 남세균은 100% 걸러진다는 환경부의 일관된 주장과 달리 지난 여름 동안 남세균과 그 독소가 대구 수돗물에서 포함돼 있었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게 됐다"며 "연구결과에 대해 해결책을 찾는 것이 상식이지만, 환경부는 민간 연구진을 공격하는 적반하장식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가 민간인(부경대 이승준 교수 연구팀) 연구결과에 대한 신뢰성 문제를 제기한 국립환경과학원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해 보도한 것을 두고도 "조선일보 기자에게 연구팀이 직접 찍은 사진까지 제시하면서 국립환경과학원 주장을 바로잡아 줬지만, 이승준 교수의 연구를 폄훼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보도를 했다"며 언론중재위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그러면서 "환경부가 진실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국가기관이라면 녹조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그것은 녹조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적 조처를 하는 것"이라며 4대강 보 수문부터 개방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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