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은 아쉬워 … 미국 금리 인상으로 금융 부문 수익 낮아

[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현대자동차는 24일, 올해 3분기 매출액이 37조 7054억 원으로 잠정집계 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한 것이며, 2010년 새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최고치를 달성한 지난 2분기(35조 9999억 원)를 넘어선 것이다. 1~9월 누적 매출액 역시 104조 39억 원으로 전년 동기 실적(86조 5842억 원)을 웃돌았다.

3분기에는 부품 수급 완화에 따른 판매 확대로 글로벌 판매(도매 기준)가 14.0% 증가하고, 믹스 개선과 고환율 효과가 기대되는 등 유리한 요인이 작용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1조 5518억 원으로 잠정집계 됐다. 전년 동기(1조 6067억원)보다 3.4%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4.1%로 전년 동기(5.6%) 대비 1.5%포인트(P) 떨어졌다. 당기순이익은 1조 4115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1% 감소했고, 경상이익은 2조 420억 원을 기록했다.

서울 강남구 양재동 현대차 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양재동 현대차 사옥 (사진=연합뉴스)

연합인포맥스 시스템에서 분석한 최근 3개월치 증권업계 전망에 따르면 3분기 현대차 영업이익도 3조 57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됐지만, 세타2 엔진 평생보증 프로그램 관련 품질비용 1조 3600억 원이 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결과적으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메리츠증권 김준성 연구원은 "작년 1분기 이후 분기당 5000억∼6000억 원 수준을 지켜온 금융부문 영업이익이 3800억 원으로 축소됐다"며 "할부·리스 영업을 위한 자금 조달 금리의 상승 반영이 시작됐고 연체율 증가에 의한 대손비용 상승으로 충당금 적립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3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약 102만 5000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89만 9000대)보다 판매량이 증가한 데는 부품 수급 완화에 따른 주력 모델 판매 증가와 전기차 판매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현대차는 분석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 비중은 전년 동기 48.1%에서 50.6%로 확대됐고, 부품 수급 완화에 따라 '싼타페', '투싼' 등 주력 SUV차종 판매가 확대됐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판매도 8.7% 증가했다.

3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27.1% 늘었다. 전기차 판매 비중은 전년 동기 4.6%에서 3분기 5.1%로 높아졌다. '아이오닉5' 판매 확대, 'GV60'·'아이오닉6'의 신차 효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의 올해 판매 목표를 1만 5000대로 설정했다. 3분기 말 기준으로 2660대를 판매해 목표치를 초과한 상태다. 올해 말에는 유럽권, 내년 초에는 북미권까지 판매 지역을 확대한다.

내년 전기차 판매 목표는 올해 목표(22만 대)보다 40% 이상 증가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아이오닉6 판매량 목표는 전체 전기차 판매의 20% 수준인 6만 대 이상이다.

현대차는 향후 전망에 대해 "반도체 수급 개선에 따른 생산 확대로 판매 대수가 증가할 전망이며, 아이오닉6 유럽 판매 개시 및 아이오닉5 판매 호조세 지속으로 전기차 판매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인상 등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판매를 확대하는 등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물량 차질이 예상된다는 이유 등으로 올 초 발표한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일부 수정하면서 판매 목표치를 432만 대에서 401만 대로 줄이기로 한 바 있다.

고부가 차종 판매 확대와 우호적 환율 환경의 영향으로 연결 매출액 성장률은 전년 대비 19~20%로, 믹스 개선과 인센티브 축소에 따라 연결 영업이익률은 6.5~7.5%로 높여 잡았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대한 대책에 대해서는 "시장과 경쟁사 상황 등을 감안해 탄력적인 가격과 판매 채널 정책을 세워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지위를 공고히 하고자 한다"며 "배터리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도록 합작법인 설립 등 현지화 대응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기차 보조금과 관련한) 한국과 유럽 측의 우려에 대해 많이 들었고 우리는 분명히 이를 고려할 것"이라면서도 "법이 그렇게 돼 있다. 우리는 법이 써진 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은 관련 규정 성문화 작업의 초기 단계"라면서 "나는 한국과 유럽 측의 우려를 듣고 규정 이행 과정에서 무엇이 실행 가능한 범위 안에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확언한다"고 덧붙였다.

IRA에 따르면 올해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향후에는 미국 등에서 생산된 배터리 부품과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하는 등 추가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현대차 현재 전기차를 전량 국내에서 생산하는 만큼, 최소 수 년간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78만 원)에 이르는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실적에 대해 아쉽다는 분위기다.

한국투자증권 김진우 연구원은 "일단 외형으로는 대규모 리콜 비용으로 부진했다. 부문별 영업이익을 보면 금융 부문도 다소 부진했다. 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영업비용이 증가했다"고 분석한 뒤 "앞으로 반도체 부족 현상이 완화되며 물량이 늘어나고 경쟁은 부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증권 장문수 연구원은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최근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미국 금리의 급격한 인상으로 금융 부문 수익이 기대보다 낮았다"면서 "급격한 금리 인상과 품질비용 지급으로 업황이 악화하고 이익이 감소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NH투자증권 조수홍 연구원은 "거시 환경의 불확실성은 크지만, 글로벌 자동차 수요기반이 양호하고 제품력과 브랜드 인지도가 개선추세에 있다"며 "강달러 환경 등을 고려할 때 양호한 실적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내년도 실적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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