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정치적 판단이 경제에 끼친 심각한 악영향, 2천억을 250배인 50조로도 못 막는 상황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최근 김진태 강원지사가 일으킨 '레고랜드' 빚보증 이행 거부사태는 거센 나비효과를 불러와, IMF 금융위기 신호탄이 아니냐고 할 정도로 파장이 큰 상황이다. 그러나 방아쇠를 당긴 김진태 지사는 책임을 다른 곳으로 전가하는 발언을 하며 더 큰 비난을 사고 있다.
베트남을 다녀온 김진태 지사는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만나 자신이 일으킨 사태에 대해 "좀 미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진태 지사는 “우리가 충분히 보증채무를 이행하겠다고 밝히고, 걱정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계속 설득해오는 과정 중에 우리로서는 약간 의외의 사태가 생긴 것”이라고 강변했다. 즉 '회생신청'을 하겠다고 한 것은 채권단과 협상하기 위한 카드였다는 취지였다고 강변하며, 그 책임을 채권단에 돌린 것이다.
김진태 지사는 지난달 28일 “강원중도개발공사가 빌린 2050억 원을 (강원도가)대신 갚는 사태를 방지하겠다”며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대한 '회생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채권단은 레고랜드를 지난 6일 부도처리했다.
그러나 이같은 작은 상황이 시장에 일으킨 파장은 어마어마했다. 국가가 완전 부도나지 않는 이상 지급이 보장되는 안전한 채권마저 부도나버리니, 거의 부도날 가능성이 없는 거대 공기업의 채권마저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점에서다. 즉 금융시장의 신뢰 자체를 한 번에 붕괴시켰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우량 공기업이든 회사채든 신뢰할 수 없게 되면서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며,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여기에 더욱 파장이 커진 이유는 현재 고금리와 고물가 등 경기침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등 국제경제마저 불안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김진태 지사가 일으킨 이번 파장이 경기침체와 고물가가 결합된 스태그플레이션 장기화는 물론, 중소건설사와 증권사 등의 연쇄부도 사태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온다.
그럼에도 김진태 지사는 "그 책임을 자꾸 따지려는 것보다 이제 이렇게 된 거고, 우리 강원도로서는 정말 이제 할만큼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다하고 있다"라며 거듭 책임회피성 발언을 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진태 지사가 이같은 무모한 '배째라' 사태를 벌인 배경에는 그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최문순 전 지사의 정책을 지워버리려는 어설픈 계산에서 나왔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이는 공안검사 출신인 한 정치인의 판단이 얼마나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알려주는 대표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최근 정부는 자금시장 불안을 막기 위해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대책을 발표했지만, 채권 금리는 계속 올라가고 있어 김진태 지사가 일으킨 사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얼마나 자금이 소요될지 알 수 없다. 2천억이면 막을 수 있었던 일을 그 250배인 50조원으로도 못 막는 그런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이는 시민들에게 재난지원금 등으로 직접 지급되는 돈도 아닌 만큼, 시민들의 삶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이처럼 정부가 대량으로 돈을 푸는 것은 현재의 금리인상 흐름과는 정반대인 만큼, 현재의 가파른 물가상승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즉 '월급 빼고' 다 오르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고통은 더욱 가중되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6개월도 되지 않아, 경제가 큰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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