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부적절 발언 구설수, 대국민사과도 없어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이태원 참사에 대해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으나 대국민사과는 하지 않았다. 또 그가 사고현장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까지 하며 공감능력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오전 대국민담화에서 "어젯밤 핼러윈을 맞은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비극과 참사가 발생했다"며 "소중한 생명을 잃고 비통해할 유가족에 깊은 위로를 드린다. 국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마음이 무겁고 슬픔을 가누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이태원 참사에 대해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으나 대국민사과는 하지 않았다. 또 그가 사고현장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까지 하며 공감능력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그는 사고현장인 골목길을 지나면서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단 말야?"라고 관계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사진=MBC 방송영상 중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이태원 참사에 대해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으나 대국민사과는 하지 않았다. 또 그가 사고현장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까지 하며 공감능력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그는 사고현장인 골목길을 지나면서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단 말야?"라고 관계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사진=MBC 방송영상 중

윤석열 대통령은 "장례 지원과 아울러 가용 응급의료체계를 총가동해 부상자에 대한 신속한 의료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본건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향후 동일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사고 수습이 마무리될 때까지를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국민사과는 담겨져 있지 않았다. 과거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형 참사 당시 대국민사과를 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김영삼 정부는 ‘사고 공화국’이란 오명을 쓸 정도로 매년 대형 인명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1993년 서해훼리호 침몰(사망 292명),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사망 32명),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사망자 502명) 등이 대표적 사례다.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서해훼리호 침몰과 성수대교 붕괴사고 이후 대국민사과를 한 바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엔 화성 씨랜드 화재(유치원생 등 23명 사망)가 있었다. 김대중 당시 대통령도 사고 다음날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대국민사과를 한 바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을 일주일 앞둔 2003년 2월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사망 192명)때 당선자 신분으로 "국민에게 죄인된 심정으로 대처하겠다"라며 대국민사과를 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월 수도권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발달장애 가족 3명이 숨진 신림동 침수피해주택 사고 현장을 찾았을 당시 "여기 계신 분들 미리 대피가 안 됐나 모르겠네"라는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월 수도권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발달장애 가족 3명이 숨진 신림동 침수피해주택 사고 현장을 찾았을 당시 "여기 계신 분들 미리 대피가 안 됐나 모르겠네"라는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이태원 참사에 대해 구체적 사과는 없어, 책임의식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국민담화 발표 직후 이태원으로 이동해 수습상황 점검과 사고현장을 둘러봤다. 하지만 또 현장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고현장인 골목길을 지나면서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단 말야?"라고 관계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을 마치 현장 검증을 하러 나온 수사 검사라도 되는 듯 물은 셈이다. 즉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수많은 고인들에 대한 존중이 없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앞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공감능력과 책임의식 부재 논란은 비판의 대상이었다. 그는 지난 8월 수도권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발달장애 가족 3명이 숨진 신림동 침수피해주택 사고 현장을 찾았을 당시 "여기 계신 분들 미리 대피가 안 됐나 모르겠네"라는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이를 두고 과거 박근혜씨가 세월호 사건 당시 약 7시간만에 나타나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고 한 것과 유사한 인식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또 지난 9월엔 태풍 '힌남노' 피해 지역인 경북 포항의 한 보리밥집을 방문했다가, 울먹이는 피해상인들보다 보리밥 메뉴판에 더 눈길이 간 모습이 공개되며 한바탕 구설수를 낳기도 했었다. 사진=YTN 돌발영상 중
윤석열 대통령은 또 지난 9월엔 태풍 '힌남노' 피해 지역인 경북 포항의 한 보리밥집을 방문했다가, 울먹이는 피해상인들보다 보리밥 메뉴판에 더 눈길이 간 모습이 공개되며 한바탕 구설수를 낳기도 했었다. 사진=YTN 돌발영상 중

윤석열 대통령은 또 지난 9월엔 태풍 '힌남노' 피해 지역인 경북 포항의 한 보리밥집을 방문했다가, 울먹이는 피해상인들보다 보리밥 메뉴판에 더 눈길이 간 모습이 공개되며 한바탕 구설수를 낳기도 했었다. 피해상인의 대책 호소에는 건성으로 답하면서도 한쪽 벽면에 걸린 '보리밥 7000'이라 적힌 상차림 메뉴판은 뚫어지게 쳐다봤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다.

즉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할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 책임의식이나 공감능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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