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서울에서 온 도예가 강동현∙김현주 부부가 도자기로 유명한 장시(江西)성 징더전(景德鎮)시의 한 마을에 정착한지 올해로 벌써 10년째다.

징더전의 어떤 매력이 이들 부부를 이곳으로 인도한 것일까? 부부는 징더전의 독보적인 창작 환경을 우선 꼽았다.

징더전도자대학은 한국의 서울과학기술대, 한국전통문화대, 전북대, 원광대, 단국대 등과 협력을 맺었다. 강동현씨는 대학 지도교수의 제안을 받아들여 2013년 서울과학기술대 도예학과를 졸업한 후 징더전도자대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그리고 그해 공방을 열었다.

징더전(景德鎮)시 주산(珠山)구에 자리한 공방에서 창작에 몰두 중인 한국 도예가 강동현씨. (사진/신화통신)

강동현씨는 "학비 전액 면제나 장학금∙기숙사∙의료보험 외에 매월 3천 위안(약 58만원)의 생활비를 제공해 줘 작업실 오픈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석사 과정 당시 한국 유학생들이 많았고 그들은 대부분 졸업 후 한국에 돌아가 도예 작업실을 열거나 디자인∙교육 등에 종사하고 있다"며 징더전이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도예가를 양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년의 도자기 역사를 자랑하는 징더전은 중국의 도자기 수도로 불릴 정도로 현재 수제 도자기 생산체계가 세계에서 가장 완비됐다고 평가 받는다. 160여만 명이 상주하는 징더전에는 10명 당 1명이 도자기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강동현씨는 서울에서 도자기 공방을 열었고 아내인 김현주씨는 한국의 한 도자기업체에서 제품개발을 담당하다 결혼 후 남편을 따라 징더전에 왔다. 남편과 같이 서울과학기술대를 졸업한 김현주씨는 징더전에서의 삶이 서울에 비해 다채롭지는 않지만 창작자의 입장에서 잘 갖춰진 도자기 생산 공정이 편리해 작품에 매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공방에서 보낸다"며 "어쩌면 단조로울 수 있는 일상이지만 스스로에겐 충전하는 기분이 들어 정말 행복하다는 말을 남편에게 자주 한다"고 강조했다.

공방에서 작업 중인 한국 도예가 김현주씨. (사진/신화통신)

산봉우리 모양의 테두리, 대지 무늬…. 강동현씨의 작품을 본 사람들의 평이다. 중국에 온 이후 수묵화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서로 다른 진흙을 섞어 성형한 교태자기 '수묵 시리즈를 내놓았다. 중국 전통 수묵화를 기반으로 산과 물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다양한 곡선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작품이다.

도트무늬를 특징으로 하는 김현주씨의 작품에는 크고 작은 원을 제각기 배열해 변화를 보여준다. 그는 매주 징더전 도자기 시장에 노점을 열어 작품을 판매한다. 이는 그에게 생계를 도모하는 수단,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동종업계 사람들이나 고객들과의 교류를 통해 더 나은 작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징더전에 위치한 강동현, 김현주씨의 도자기 판매점. (사진/신화통신)

이들 부부의 작품은 점차 중국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었고 중국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계정을 개설하면서 안정적인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도예 제작 기법에 있어 부부는 전통 방식을 고수한다. 징더전에는 시스템이 잘 갖춰졌음에도 니료 반죽에서 굽기에 이르기까지 모두 직접 손으로 하고 있다.

징더전에 자리한 5만8천개 소∙영세기업 중 대부분이 수제 도자기 생산에 종사한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징더전 주산(珠山)구는 최근 수년간 신규 등록 소∙영세기업 수가 연평균 10%씩 증가하고 있다. 강동현씨는 "정부 차원에서 정책∙자금∙기술 등을 지원해 줌과 동시에 무료 창업 교육, 각종 수속 지원 등으로 초기 창업 리스크를 낮춰줬다"고 평가했다.

강동현씨가 징더전의 한 매장에서 고객에서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한국 예술가들이 오는 11월 8일 개박할 징더전국제도자박람회에 참석하기 힘들어졌다. 김현주씨는 한국 도자기업계에서 연락이 와서 박람회 현장에서 최신 업계 동향을 수집해달라는 부탁이 있었다며, 한국의 유명 도예잡지에 2달에 한 번씩 징더전 업계 동태를 담은 특별 기고를 싣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예술의 아름다움은 국경을 뛰어넘는다"며 "한∙중 도예문화 교류를 강화하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강동현씨 부부는 중국 도자기 시장이 굉장히 크고 잠재력 더 많다며 중국 도자 문화와 한국 도자 문화가 잘 결합이 된다면 더 아름답고 실용적인 도자기를 창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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