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당 사람들은 일제히 “지금은 추궁의 시간이 아니라 추모의 시간”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람들이 너무 놀라, 책임추궁은커녕 제대로 말문도 못 여는 상황인데도 벌써부터 저런다. 이태원참사가 정치적으로 얼마나 큰 파괴력을 지닌 사건인지를 스스로가 너무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실로 도둑이 제발 저린 격이다.

도둑 왕초(가장 책임이 많은 자)는 물론 대통령 윤석열이다.“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다는 거지?”라는 말은 “구명조끼 입었다던데 그렇게 찾기 어렵습니까?”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말과 정확히 통한다.

이태원참사는 육지에서 벌어진 세월호참사다. 세월호참사 때처럼 이제 책임져야 할 자들이 진상을 덮고 뒤집고 보상 운운하며 조위금을 모금한다고 설레발 치며 책임전가에 급급할 것이다.

저들에겐 세월호참사가 해상 교통사고였던 것처럼 이태원참사가 노상 파티장에서 벌어진 운 나쁜 불상사의 하나처럼 비칠지 모른다.

윤 대통령 말고 실질적으로 가장 책임이 큰 자는 이상민 행자부장관일 것이다. 경찰국을 신설해 독립경찰을 정치경찰 만들었다가 이 참사를 일으켰다. 그러고도 책임을 면해 보겠다고 내뱉는 말들이 가관이다.

“저희가 파악하기로는 예년의 경우와 다르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

정보의 부족이요, 예측의 잘못이다. 무능이요, 무관심이요, 무책임의 극치다. 경찰로서는 변명할 수 없는 치명적 실수다.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참사가 일어나고 보니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는 말인가.
예측했다면 경찰이나 소방인력을 충분히 배치할 수 있었다는 말인가,
아니면 어떤 방법으로도 막을 수 없는 불가항력적 재난이었다는 말인가.

그 다음 말은 더 가관이다.
“어제(29일) 서울 시내 곳곳에서 여러 가지 소요와 시위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곳으로 경찰경비 병력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다”

소요와 시위가 없었다면 이태원에 충분한 병력을 배치할 수 있었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고 본다”는 앞의 말과는 서로 모순되는 말 아닌가.

과연 서울에 이태원에 배치해야 할 병력을 빼돌려야 할 만큼 소요(?)가 있었던가. 그가 판사일 때 미리 유죄(무권)냐 무죄(유권)냐를 내심 결정해 놓고 논리를 짜맞추려고 횡설수설 써놓은 판결문이 이같지 않았을까 의심이 들 정도다.

그때는 오로지 ‘유전무죄 무전유죄’만이 머릿속을 꽉 채웠을 테고 지금은 “어떻게든 책임을 모면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질 낮은 장관을 임명해 경찰 인사권까지 부여한 윤 대통령의 책임이 역시 가장 크다. 세월호참사 때 대통령 박근혜에게 부과된 책임의 무게와 다를 바 없다.

세월호참사를 겪었던 우리 국민은 불과 5년 만에 윤석열 대통령을 뽑았다. 반면 오늘 브라질에서는 룰라 대통령이 다시 복귀했다. 그가 지난 10년 동안 온갖 핍박 속에서 싸웠던 것이 바로 브라질판 검찰공화국이었다.

한국과 브라질, 엇갈린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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