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애도만 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자"→가장 정치적인 말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박근혜 정부 세월호 사건 이후로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이태원 참사의 사망자가 1일 오전 기준으로 156명(부상자 151명)으로 늘어났다. 그런 가운데 부적절한 발응으로 여야의 질타를 받았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치안총수 윤희근 경찰청장은 사과를 했고, 늦게나마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은 '사죄'와 '송구' 등으로 사과를 표명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총리는 구체적으로 사과 입장이나 책임을 통감한다는 말은 아직까지 하고 있지 않다. 도리어 정부는 책임을 희생자 개인에게 돌리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설까지 파다하다.

지난달 31일 '오마이TV'에서 방송된 '최민희의 최강언니'에서는 최근 커뮤니티나 포털 댓글 등에서 짜여지고 있는 프레임들을 소개했다. 즉 정부의 책임론을 가리기 위해 지목된 세 가지 프레임은 △CCTV 및 증언을 통해 희생양 만들기 △애도만 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자는 것 △지원금을 통한 유족과 국민 갈라치기다. 이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건 당시에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가리기 위해 쓰였던 프레임으로도 꼽힌다. 

박근혜 정부 세월호 사건 이후로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이태원 참사의 사망자가 1일 오전 기준으로 156명(부상자 151명)으로 늘어났다. 정부의 책임을 가리기 위해 지목된 세 가지 프레임은 △CCTV 및 증언을 통해 희생양 만들기 △애도만 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자는 것 △지원금을 통한 유족과 국민 갈라치기다. 이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건 당시에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가리기 위해 쓰였던 프레임으로도 꼽힌다. 사진=오마이TV 방송영상 중
박근혜 정부 세월호 사건 이후로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이태원 참사의 사망자가 1일 오전 기준으로 156명(부상자 151명)으로 늘어났다. 정부의 책임을 가리기 위해 지목된 세 가지 프레임은 △CCTV 및 증언을 통해 희생양 만들기 △애도만 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자는 것 △지원금을 통한 유족과 국민 갈라치기다. 이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건 당시에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가리기 위해 쓰였던 프레임으로도 꼽힌다. 사진=오마이TV 방송영상 중

첫번째 프레임은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몇 사람이 "내려가! 내려가!"라고 외치고 밀면서 참사가 터졌다는 식으로 규정하고, 이들을 용의자로 특정하려 한다는 설이다. 서울경찰청은 475명 규모의 특별수사본부를 중심으로, 참사 현장 인근 CCTV에 찍힌 영상물을 확보해 분석에 둘어갔다. 

또 경찰은 참사 현장의 목격자와 부상자, 인근의 상인 등 44명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으며, SNS에 올라온 영상도 살펴보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토끼 머리띠를 한 남성이 이태원 참사의 주범이라는 소문까지도 나오기까지 해다. 당사자는 이에 SNS에서 "토끼 머리띠를 한 건 맞지만, 사고 당시 이태원을 벗어나 합정으로 갔다"라며 자신의 지하철 탑승내역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은 "거기 온 사람들은 사실 핼로윈 즐기려고 얼마나 왔겠는가. 그런 게 다 군중의 분위기 약간의 술 기운 이런 것도 있을 수 있고, 현장에서 서로 말이 오가고 이런 것을 다 검증해서 어떡하겠다는 건가"라고 직격했다.

김진애 전 의원은 "우리가 세월호 때 유병언에 당해봤잖나"라며 "이건 트라우마센터에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누구도 잘못한 사람이 없다고 하는 건 이태원에 나가신 시민들을 얘기하는 것이다. 시민들은 아무것도 잘못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거기서 약간의 흥분이나 자기가 좀 피하기 위해서 조금 밀치고, 이건 다 생존본능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며 "지금 잘못을 해야 할 것은 당국"이라고 짚었다.

진행자인 최민희 전 의원은 "문제가 된 게 지하철에서 내려서 진입하려는 사람과 이제 돌아보고 집에 가려는 사람이 엉킨 것"이라며 "이건 일방통행만 지정해도 해결할 수 있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누군가 이런 말 하면 '일방통행만 했어도 이런 일이 안 일어날 수 있었다' 이렇게 얘기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세월호 사건 당시에 유가족들이나 많은 시민들의 질문은 '학생들을 충분히 구할 수 있었는데 왜 구하지 않았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 박근혜 정부와 다수 언론에서는 정부 책임소재를 물타기하기 위해 세월호 실소유주로 지목된 구원파 교주 유병언과 그 일가로 시선을 돌렸다. 특히 당시 'TV조선'과 '채널A'와 같은 종편에서는 세월호 사건의 진상이 아닌 유병언 일가에 대한 온갖 막장성 내용들을 연일 쏟아낸 바 있다. 사진=TV조선 뉴스영상 중
즉 세월호 사건 당시에 유가족들이나 많은 시민들의 질문은 '학생들을 충분히 구할 수 있었는데 왜 구하지 않았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 박근혜 정부와 다수 언론에서는 정부 책임소재를 물타기하기 위해 세월호 실소유주로 지목된 구원파 교주 유병언과 그 일가로 시선을 돌렸다. 특히 당시 'TV조선'과 '채널A'와 같은 종편에서는 세월호 사건의 진상이 아닌 유병언 일가에 대한 온갖 막장성 내용들을 연일 쏟아낸 바 있다. 사진=TV조선 뉴스영상 중

즉 세월호 사건 당시에 유가족들이나 많은 시민들의 질문은 '학생들을 충분히 구할 수 있었는데 왜 구하지 않았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 박근혜 정부와 다수 언론에서는 정부 책임소재를 물타기하기 위해 세월호 실소유주로 지목된 구원파 교주 유병언과 그 일가로 시선을 돌렸다. 특히 당시 'TV조선'과 '채널A'와 같은 종편에서는 세월호 사건의 진상이 아닌 유병언 일가에 대한 온갖 막장성 내용들을 연일 쏟아낸 바 있다.

두번째 프레임은 '이태원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만 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같은 프레임의 속내는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회피하고, 재발방지책도 내놓지 않겠다는 꼼수로 지목된다. 실제 세월호 사건 당시에도 국민의힘 전신 새누리당은 "정치적 악용은 안 된다"라며 박근혜 정부 비판을 차단하려고 한 바 있다. 

이에 김진애 전 의원은 "저건 속이 빤히 보이는 거다. 왜냐하면 우리가 세월호 트라우마라는 걸 너무 오래 겪었기 때문에 당국이 어떤 식으로 하는지는 너무 많이 봐와서"라며 "애도에 가장 중요한 건 진실규명이다. 진실규명을 확실하게 하고 나야 여러 가지 용서하고, 회한에서 벗어나는 생각이 들잖나"라고 직격했다.

김진애 전 의원은 이처럼 '애도만 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자'는 그런 말에 대해 "가장 정치적인 말"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모든 사회적 참사, 재난의 기본은 정치가 잘못됐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최민희 전 의원은 "그래서 이재명 대표가 정치가 잘못돼서 이런 일 벌어졌다. 그래서 사죄하게 된 것"이라며 "지금 애도가 기본인 거 맞지만, 진상규명 위한 기초작업은 정부도 여야도 다 하고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진애 전 의원은 이처럼 '애도만 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자'는 그런 말에 대해 "가장 정치적인 말"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모든 사회적 참사, 재난의 기본은 정치가 잘못됐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진애 전 의원은 이처럼 '애도만 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자'는 그런 말에 대해 "가장 정치적인 말"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모든 사회적 참사, 재난의 기본은 정치가 잘못됐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세번째 프레임은 이른바 '보상금' 등 돈을 통해서 유가족과 시민들을 갈라치기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설이다. 윤석열 정부는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신속하게 선포했다. 그러나 희생자들의 경우 용산구 거주가 아닌, 다른 지역 거주자가 대부분이며 외국인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김진애 전 의원은 "저것도 못마땅한데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다하더라도, 아니 하루도 안 되서 선포하는 일을 하나"라며 "이런 사고에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배상보상이 안 되었을 때 법적으로 소송하는 일들이 많이 생긴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미리 입막음하려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김진애 전 의원은 특별재난지역에 대해 "거기에 터전 갖고 사는 사람들의 집이나 일터라는 걸 재생하기 위해 하는 건데, 여기서 잃어버린 목숨을 이런 걸로 재생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실제 세월호 사건 당시 자녀들을 잃은 유가족들을 괴롭히던 것이 '배상·보상금' 문제가 대표적이었다. 정부의 배상·보상금에 국민성금인 위로지원금, 보험사가 결정하는 보험금이 유가족들에게 지급되는데, 당시 박근혜 정부는 마치 이를 모두 세금으로 지급하는 것처럼 악의적인 언론플레이를 한 바 있다. 마치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국민 세금으로만 10억 안팎이 지급되는 것처럼 오해를 사게 한 것이다. 

또 세월호 유가족들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에 '수사권·기소권'을 부여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지속적으로 촉구하며 극한 단식까지 벌였다. 그러나 이들이 전혀 요구하지도 않았던 '특례입학' 등 가짜뉴스들이 지속적으로 퍼져나갔다. 이같은 악질적인 가짜뉴스와 언론플레이는 자녀를 잃은 유가족들을 괴롭히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실제 세월호 사건 당시 자녀들을 잃은 유가족들을 괴롭히던 것이 '배상·보상금' 문제가 대표적이었다. 정부의 배상·보상금에 국민성금인 위로지원금, 보험사가 결정하는 보험금이 유가족들에게 지급되는데, 당시 박근혜 정부는 마치 이를 모두 세금으로 지급하는 것처럼 악의적인 언론플레이를 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세월호 사건 당시 자녀들을 잃은 유가족들을 괴롭히던 것이 '배상·보상금' 문제가 대표적이었다. 정부의 배상·보상금에 국민성금인 위로지원금, 보험사가 결정하는 보험금이 유가족들에게 지급되는데, 당시 박근혜 정부는 마치 이를 모두 세금으로 지급하는 것처럼 악의적인 언론플레이를 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진애 전 의원은 특히 "유족들과 피해자들에게 거길 왜 나갔냐고 꼰대스럽게 얘기하는 사람 있잖나"라며 "그 사람들 다 정치적 의도로 얘기하는 거다. 그건 '당국이 아닌 너네가 잘못한 거다' 이거 얘기하는 거다. 이전의 세월호 때도 '너네들 제주도에 무슨 수학여행 가느냐' 이런 식으로 비판했잖나"라고 되짚었다.

김진애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문제 있을 때마다 우리는 사과하고 넘어갈 거라 생각했는데 안하고 일을 키우잖나"라며 "아마 다음주 애도기간 끝나고 나면 (이상민)행자부 장관 짤릴거라 생각했는데  안 그럴 거 같다. 완전히 이걸 또다른 프레임으로 가지 않을까. 정말 이상한 정부"라고 질타했다.

김진애 전 의원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 "사실 이거 자체 때문에 자기가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 맞다"며 "태도가 정말 안 됐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오세훈 시장과 박희영 구청장에 대해 "사실 매뉴얼이나 헌법정신도 그렇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주최자가 없을 때는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그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게 맞다"며 "그런데 그걸 안했으니 그거에 대해 법적 책임 물을 수 있겠다"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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