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기자]= 4일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의 분노가 폭발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합동분향소를 찾은 참사 희생자의 유족 2명이 도저히 마음속에 끓어 오르는 울분을 다스릴 수 없었던 듯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보낸 화환을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이들 유족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등의 공개 사죄를 촉구하며 분노하다 결국 경찰에 제지돼 끌려 나갔다. 조의를 표한다면서도 화환에는 직위만 덜렁 표시됐을 뿐 근조 글씨는 물론 어떠한 위로의 문구도 표기되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이게 현재 민심이다!" "염장 지르는 화환, 잘했습니다. 같은 심정이네" "엽기적인 정부 때문에 온 국민이 화병에 걸리겠다" "속이 다 시원하네..국민도 같은 마음 정말 꼴도 보기 싫을 듯" "자기 자식이 죽었는데 더한 일도 하지, 왜 끌고 가나. 그깟 꽃무더기가 중요한가" "조화에 근조란 글씨도 없단다. 조문을 반복해서 몇 번이나 간 것은 건진인지 천공인지 계속 조문 가야 귀신이 안 붙는다고 그리하라 했다면서" 등 댓글로 유족들의 심정을 공감하면서 무속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매일 찾아간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들의 위패도 영정도 없다. 행안부는 각 시도에 ‘영정사진 및 위패는 생략’하라고 지시했다. 서울광장 합동분향소는 정부가 결정한 국가애도기간인 5일까지 운영된다.

전우용 역사학자는 이를 두고 "희생자 156명의 신원이 다 밝혀졌는데도, 그들은 ‘이름도 얼굴도 없는’ 혼령이 되었다"라며 "조문객들은 누구를 애도하는지도 모르면서 꽃다발에 머리 숙이고 돌아선다. 희생자들을 ‘이름도 얼굴도 없는 혼령’으로 만들라고 지시한 사람이 있다면, 도대체 왜 그랬을까요?"라고 의문을 표했다.

그는 "이유는 알 수 없으나, 희생자들에게 참으로 무례한 짓"이라고 이번 참사를 유발했으면서도 진정한 사과 없이 시늉만 내는 책임자들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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