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촛불 외침 "국민들 죽어간다", '10.29 참사 책임회피' 尹정부 직격

인파탓·집회탓·언론탓, "이미 박근혜 겪었는데 또 윤석열 겪고 있다" "진정 추모, 원인·책임 규명하는 것"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10.29 참사(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5일 저녁 서울시청~남대문간 도로 앞에는 약 6만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을 정면으로 따져물었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이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 또 이태원을 관할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은 책임회피로만 일관하고 있어서다.

이날 오후 5시 촛불행동 주최로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 7번 출구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에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156명의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일주일째 책임회피로만 일관하는 윤석열 정부의 태도를 규탄했다. 이날도 시민들은 시청 교차로에서 숭례문 교차로까지 7차선 도로 위를 가득 메웠다. 올 가을들어 가장 쌀쌀한 날씨였지만 인파가 계속 모여들었다. 특히 외신인 CNN의 기자는 이날 인파를 10만명으로 추산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5일 저녁 서울시청~남대문간 도로 앞에는 약 6만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을 정면으로 따져물었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이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 또 이태원을 관할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은 책임회피로만 일관하고 있어서다. 사진=고승은 기자

이날 집회에선 기존에 외치던 '윤석열은 퇴진하라'와 집회 목적인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합니다' 외에도 '퇴진이 추모다' '국민들이 죽어간다 이게 나라냐?' '무책임한 정부가 참사를 불렀다' 등의 구호를 볼 수 있었다. 이날 촛불집회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종교의식으로 시작됐다. 원불교, 불교, 가톨릭, 개신교 4개 종단에서 각자의 의식으로 고인의 넋을 달랬다. 종교지도자들도 책임회피로만 일관하는 윤석열 정부를 거세게 꾸짖었다.

이번 참사 희생자 중 상당수는 20대였다. 즉 8년전 세월호 사건으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과 같은 세대다. 이에 20대인 용수빈씨는 추모사에서 "이태원 참사 소식과 현장의 모습을 본 직후 며칠간 아니 지금까지 마음이 참 어렵다"라며 "서울 한복판에서 사람이 넘어져서 죽고 사람이 사람 아래에 깔려 사람 사이에 끼여 죽을 수 있는 건지 받아들이기가 너무 어렵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용수빈씨는 "저 또한 몇 번이나 갔던 골목이었다"라며 "그날 그곳에 내가 있을 수 있었다고 내 친구가 내 가족이 희생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했다. 그는 "그 골목은 그 동안 안전했다. 행정이 존재하고 책임이 존재했을 때 모든 청년들과 시민들의 안전 질서는 보장되어 왔다"라며 "하지만 올해는 세월호 때와 똑같이 정부가 무능하고 무책임했기 때문에 비극적인 참사가 또 일어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수빈씨는 "분노스럽다. 비참하다. 우리는 이미 박근혜를 겪었는데 또 윤석열을 겪고 있다는 것"이며 "세월호로 친구들을 잃었을 때 너무나도 아팠고, 다시는 반복하지 말자 약속했는데 또다시 이태원 참사로 친구들을 잃었다는 사실이 너무 괴롭고 슬프다"라며 슬픔을 드러냈다.

촛불집회에서는 기존에 외치던 '윤석열은 퇴진하라'와 집회 목적인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합니다' 외에도 '퇴진이 추모다' '국민들이 죽어간다 이게 나라냐?' '무책임한 정부가 참사를 불렀다' 등의 구호를 볼 수 있었다. 사진=고승은 기자

용수빈씨는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이 귀하고 소중한 우리 청년들이 국민들이 죽었는데 '본인의 책임이다' '잘못했다' '사죄드린다' 진정성 있는 한마디가 없다"라며 "참사가 아닌 사고라고 희생자 아닌 사망자탓이라고 인파탓 집회탓 언론탓 끝까지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는 윤석열 정부 오세훈 서울시 박희영 용산구 국민의힘 한통속 집단을 보면 너무나도 분통이 터진다"라고 목소릴 높였다.

용수빈씨는 "이자리를 빌려 우리 20대 30대 친구들에게 간곡히 부탁하고 싶다"라며 "우리 같이 촛불을 듭시다. 무능하고 무지하고 무책임한 윤석열 정부 이대로 두면 안 된다. 이런 사고 또 일어날 거고 그 때는 내가, 우리가 죽을 수 있다"라고 호소했다.

용수빈씨는 "또 죽고 싶지 않다"라며 "인간으로서 함께 슬퍼하고 아파하면서 왜 일하지 않았는지 왜 최초 신고 4시간동안 왜 아무것도 안했는지 대통령 뭐하고 있었고 책임자들은 어디 있었는지 반드시 밝히고 죄를 물어냅시다. 제발 이제 다시 아픔이 이와 같은 상실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마음을 모아냅시다. 부탁드린다"라고 거듭 호소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이태원 참사의 원인과 책임 규명 △참사 책임자 반드시 처벌 △참사 재발방지를 위한 법·제도적 개선대책 수립 등을 외쳤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정부는 참사의 원인을 숨김없이 밝히고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라며 "참사책임을 회피하고 벗어나기 위해 여론을 조작하고 정치사찰 자행하는 제2의, 제3의 범죄행각을 중단하라.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정한 추모는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촛불행동 측은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정치가 사람을 죽였고 정치가 사찰하고, 정치가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에 이날 촛불집회는 가장 정치적인 촛불집회가 될 것이라 말씀드린 바 있다"라며 '윤석열은 물러나라' '국힘당(국민의힘)을 해체하라' '조선일보 폐간하라' 등의 구호를 거듭 외쳤다. 사진=고승은 기자

참가자들은 또 "윤석열 정부와 여당, 언론과 검찰, 경찰은 참사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희생양 만들기를 중단하라"며 "진심어린 사죄와 책임자 처벌은 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한 가장 중요한 조치다. 누구도 이태원 참사의 책임에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직격했다.

참가자들은 "원인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법제도적 개선대책을 수립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한다"라며 "우리 사회가 무능하고 무책임한 권력자의 횡포에 의해 참사발생국으로, 후진국으로 후퇴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촛불행동 측은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정치가 사람을 죽였고 정치가 사찰하고, 정치가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에 이날 촛불집회는 가장 정치적인 촛불집회가 될 것이라 말씀드린 바 있다"라며 '윤석열은 물러나라' '국힘당(국민의힘)을 해체하라' '조선일보 폐간하라' 등의 구호를 거듭 외쳤다. 촛불행동 측은 또 다음주부터 진행되는 촛불집회에 대해 "매주가 총집중 촛불"이라며 더 많은 이들의 동참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