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벤투 감독이 마지막으로 남긴 한 마디는 3류 인품 지도자였다.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지난 10일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G-10’을 남겨놓고 유럽의 아이슬란드와 출정식을 겸한 마지막 평가전을 앞두고 가진 사전 기자회견에서 대한축구협회(KFA)와 한국 프로축구(K리그), 그리고 특정 팀과 선수를 폄하하는 작심 발언으로 공분을 불러 있으켰다. 그 표면적인 이유는 FIFA월드컵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선수 부상과 컨디션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지만, 그러나 이는 대표팀을 이끄는 감독으로서 매우 부적절하고 이례적인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각국 축구협회와 리그는 FIFA월드컵만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자국의 축구 발전과 선수 육성은 물론 인프라 구축에 의한 활성화를 위해 존재한다. 결국 이로 인하여 선수 육성과 기량 향상도 이루어져 궁극적으로 대표팀 전력도 업그레이 된다. 만약 벤투 감독이 이 같은 사항을 직시하고 있었다면 그 같은 발언은 결단코 자제했어야 옳았다. 한 국가의 대표팀 감독이라면 먼저 어떤 여건과 환경의 악조건 하에서도 이를 극기롭게 극복하는 지도력을 보여주는 것이 임무요 책임이다.

그렇지 않으면 말을 앞세우기 마련이고 그 말은 변명과 핑계에 무게감이 실리며 반감으로 받아들여 질 수밖에 없다. 논하건대 벤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4년 동안 한국 축구에 기여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우여곡절' 끝에 손에 쥔 카타르 FIFA월드컵행 티켓이 고작이다. 그 외에 한국 축구 56년 숙원이었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비롯하여 숙명의 한·일전에서 국민의 자존심까지 짓밟히는 굴욕적인 참패를 당했고, 또한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조차 수모를 당하는 수치스러움을 맛보게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출전 최종 명단 발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파울루 벤투 감독이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출전 최종 명단 발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그같은 이유는 모두 벤투 감독이 추구했던 효율적이고 효과적이지 못한 후방 공격 빌드업 축구에 기인하며 한편으로 선호 선수에만 집착하는 고집에서 나타나는 전술, 전략, 지략의 단순함과 함께 경기 운영 미숙이 자리잡고 있다. 벤투 감독은 카타르 FIFA월드컵 본선 32개 진출국 감독 중 연봉 순위 11위를 기록하고 있는 고액 연봉자다. 그렇다면 이에 걸맞는 지도력과 인품을 갖추고 있는 인물이었어야 한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4년 동안 이를 증명하지 못한 채, 급기야 FIFA월드컵 개막이 코앞인 시점에서 무례한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벤투 감독은 4년 동안 이를 증명하지 못한 채 급기야 계약 종료(카타르 FIFA월드컵) 시점인 상황에서 어처구니 없게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리고 K리그 특정 팀과 선수를 콕집어 "가장 중요한 것은 돈과 스폰서인 것 같다", "영리하고 똑똑한 사람들이 대회를 조직한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한번 보자"라며 협박성 발언까지 서슴치 않았다.

벤투 감독의 이런 언급은 그 어느 대표팀 감독로 소속 국가의 축구에 대하여 비판 예를 찾아보기 어려워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분명 한 국가의 축구를 이끄는 단체와 더불어 팀, 선수와 함께 더 나아가 축구인 모두를 무시하는 처사다. 물론 벤투 감독이 지적한 포인트는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16강 진출을 위하여 단단한 내부 결속과 원팀으로 FIFA월드컵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는 적절치 않은 발언이 분명하고 또한 축구 구성원 모두의 마음에 상처를 안겨 주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한국 축구가 인런 3류성 인품 지도자와 4년 동안 동행을 같이 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따라서 현재 카타르 FIFA월드컵 대표팀에 필요한 사항은 약팀에게도 약하고, 강팀에게도 약한 후방 빌드업 공격 축구의 전력 향상과 확실한 전술적 플랜 B 마련이 우선이 아니다. 오직 중요한 것은 1차전 우루과이에 패했을 경우 감독 건에 대한 플랜 B 마련이다. 만약 이를 등한시 한다면 16강 진출은 고사하고 조별리그 탈락의 초라한 성적으로 마침표를 찍게 될는지 모른 모른다.

그렇다면 벤투 감독의 임명 단체인 대한축구협회와 수뇌부는 분노한 국민들로 부터, 또 다시 '엿이나 먹어라'라는 지탄과 함께 날계란이 아닌 '돌세례'에서 결코 자유스러울 수 없다. 한국 축구 역대 대표팀에서 현 카타르 FIFA월드컵 대표팀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의 최상의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그 만큼 선수 능력이 출중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투 감독은 비난과 비판 속에서도 4년 동안 지휘봉을 잡고 마지막 고별 무대에 섰다. 벤투 감독의 건투를 빈다.

* (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