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진실(眞實)과 진심(眞心) 이외에 더 중요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진실과 진심은 말이 아니라, 마음과 마음을 통해 느끼는 것입니다.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에 보면 「지자불언 언자부지(知者不言 言者不知)」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라는 뜻이지요. 옳은 말씀입니다. 지혜(智慧)롭고 지식(知識)이 많은 사람은 오히려 말이 없습니다.

반면에 어리석고 무식(無識)한 사람이 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마음에 종일 떠들면서 다닙니다. 한마디로 빈 수레가 요란한 법이지요. ‘말이 곧 그 사람을 말해 준다.’ 라는 말이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날 이 시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반드시 말해야 할 때 말할 줄 아는 능력"이 아닐까요? 또 분명한 것은 아는 것을 말하는 태도입니다. 다시 말해 상황을 정확히 읽고, 그 상황에 맞는 가장 시의적절한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가령 그 상황을 잘 알지 못하거나, 그 과정을 생략하고, 그 결과만 가지고서 제 생각이나 감정만을 그럴싸하게 나타내거나 주장(主張)한다면 한마디로 교언영색(巧言令色)이 되고 마는 것이지요. 즉 상대의 안색을 살피지 않고, 불쑥불쑥 말하는 사람은 ’눈뜬 장님‘이나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말은 잘하지만, 그 말을 제대로, 품격 있게 하는 능력은 없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한편으론 말을 잘하는 잔꾀는 있지만, 그 말을 뒷받침할 내공(內功)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우리는 ‘진실이 무엇인지’ 참으로 알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진실’과 ‘진심(眞心)’은 입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습니다. 그 진실한 말과 그 진심 어린 말이 사람 입을 통해 밖으로 나왔을 때, 과연 그 말이 진실한가를 한번 깊이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진실’과 ‘진심’은 말로써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마음’을 통해 느끼는 것입니다. 자질구레하고 잡다한 말이 많은, 이런 번잡(煩雜)한 때일수록, 우리는 마음의 밭을 가꾸는 노력이 절실한 것입니다.

말을 정말로 잘하는 사람은, 남의 이야기를 잘 듣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대화를 통해서 목적한 바를 달성하는 사람입니다. 성공한 사람 가운데 달변가(達辯家)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그 대신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듣고, 이런저런 질문을 많이 던집니다.

그리고 질문을 통해서 대화의 질도 높이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화제(話題)를 이끌어 나갑니다. 성공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 한순간 이 사람은 참 진실하구나, 하는 걸 느끼게 됩니다. 세 치의 혀로 대화하지 않고, 마음으로 대화를 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진실한 사람은 미워할 수 없습니다. 육체나 영혼이 깨끗해지기를 바라는 것은 사람의 본성(本性)입니다. 때가 덜 묻은 순수한 사람을 만나면 괜히 기분(氣分)이 좋아집니다. 그러기에 성공한 사람 가운데, 뜻밖에 순수한 사람이 많은 것입니다.

‘마음에도 없는 말로 사람을 이용하거나 속이려 들지 마라. 속인 사람은 금세 잊어버려도, 속은 사람은 평생 잊지 못한다.’ 하였습니다. 인격적(人格的)으로 완성된 사람은 자신을 과시하지 않아도, 그 인격이 저절로 몸에 배어 은연중에 언행에서 풍겨 나옵니다.

그렇습니다. 한(恨) 많은 이 세상 어느 날 갑자기 소리 없이 훌쩍 떠날 적에 돈도 명예도, 사랑도 미움도 가져갈 것 하나 없는 빈손이요, 동행해 줄 사람 하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 진실한 도반(道伴) 동지(同志) 한 사람이라도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마음씨가 따뜻한 사람입니다. 또한 이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은 가슴이 넉넉한 사람입니다. 또 이 세상에서 가장 착한 사람은 먼저 남을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또 이 세상에서 가장 용기 있는 사람은 용서할 줄 아는 사람이지요.

이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사람은 삶을 성실히 가꾸는 사람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사랑을 깨달은 사람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삶은 모든 일을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세상을 위하여 정열적으로 뛰는 사람이지요. 이런 분들이야 말로 진실과 진심으로 사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런데 늘 남을 비웃는 버릇을 가진 사람은 남들도 자기를 비웃고 있는 줄을 모릅니다. 남이 말하는 중간에 말을 낚아채는 사람은 좋은 행동이 아닙니다. 악수하면서 눈은 딴 곳으로 가 있는 사람은 남들에게 흉을 보이는 행위입니다.

세상에 나보다 못한 사람은 없습니다. 항상 남들이 나보다 조금 더 훌륭하다고 생각하면 실수가 없습니다. 사람은 태어날 때 즐거움의 욕구를 타고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즐거운 일을 많이 할수록 건강해 집니다.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살겠습니까? 우리가 여생을 이처럼 진실하고 진심으로 살아가면 아마도 우리만큼 행복하고 큰 공덕을 쌓고 가는 사람은 아마 없지 않을까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11월 14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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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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