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내년 1월 7일 갤러리 BHAK서 '노마딕 라이프'전
"나신의 여인은 어떤 구속도 받고 싶어하지 않는 인간자화상"

[서울 =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은 현대 미술 세계의 여러가지 측면에 변화를 주었고, 여전히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사진예술 또한 그 영향으로 아날로그 방식은 디지털 포메이션으로 통합되거나 대체되어 가면서 작품의 한계를 넓히고 상상력과 구성과 감성요소를 확장시키며, 한 걸음 더 예술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었다. 나 또한 아날로그 세대 작가로서 이러한 트렌드에서 예외일 순 없었다”

미국 오레곤 알보드사막에서 작업중인 우종일 사진작가

사진작가 우종일의 신작 ‘노마딕 라이프 Nomadic life’를 보여주는 전시가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갤러리 BHAK(비에이치에이케이)에서 개최된다. 작가는 30여 년 동안 여인의 몸에 집중한 작업을 이어오면서 인간이 가장 열망하는 가치가 자유로움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 이야기를 이번 전시에서 풍경 사진으로 담아냈다.

“이전의 나의 작품 중 많은 부분은 아날로그 방식의 단순한 촬영 기술로 이루어 졌고, 보여지는 것이 전부였다. 어떻게 하면 나의 아날로그 형태를 새로운 예술 영역에 접목 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내가 개념 예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 되도록이면 사진적 이미지가 시각적 요소의 단순한 감상 차원을 떠나서 프레임 밖에서의 생각까지 상상하고 체험하고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과 남들이 갔던 길을 다시 가지 않기 위하여 많이 고민하게 되었고, 그러기 위해선 작가 홀로 머물러야 하는 시간도 많이 필요했다”

프레임에 담은 광활하면서도 미니멀한 자연 풍경은 그가 직접 방문한 미국 서부 지역으로 자연경관이 매우 뛰어난 곳이다. 자연 한 가운데에는 네온 빛을 발산하는 그림 같은 집이 포착된다. 이 집(조립식 텐트)은 여기저기 이동하는 자유로움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우리가 어디든 정착할 수 있다는 역설을 그려낸다. 이처럼 유목적 사유가 작가의 작업 방식을 관통하는 주요 개념이다.

“상처 받고 외로운 현대를 살아가는데 우리는 자유를 찾고자 하는 유목민적 특성이 있다. 우리가 소유욕만 버린다면 어디든 우리의 집이 될 수 있다”

작가는 사유의 여정을 인도하는 핵심 매개로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여인을 작품 속에 등장시킨다. 맨몸의 여인은 어떤 구애도 받지 않는 자유의 상태를 나타내고, 또 인간이 빈 몸으로 생을 맞이하고 마감하는 모습을 은유하며 우리의 총체적 삶을 대변한다.

작품들은 언뜻 보면 작가가 방문한 장소를 순간적으로 포착한 휘발적인 이미지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가 프레임에 담은 자연과 집, 인물 등은 관람객의 사유 활동을 위해 작가가 사전에 의도한 시각 요소다. 그렇게 작품들은 심상 이미지로서 관람객에게 자유와 안식의 거처를 제공한다.

“나의 ‘조선시대의 여성’시리즈에서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다각적인 형태로 보여주기 위해 직물, 자갈 등 여러 다른 소재를 이용했고, 과거와 현재에 걸친 아름다움의 개념적 의미를 다르게 표현해 보려고 했다.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의 시대적 배경과 일상 생활을 연출하면서 관람객의 상상력을 나눠 보고자 했다. 최근 시리즈 ‘유목민의 생활’에서는 주어진 자연환경의 현실적 이미지에 비현실적 상상력과 감정적 요소를 더해 자연스럽게 작품을 완성시켜 나갔다”

그가 대자연 속에 간이 조형물을 짓고 그 안에 여성의 누드를 등장시킨 것은 자유, 안식, 외로움을 동시에 열망하는 인간의 유목민적 특성을 극대화 하려는 포석이다.

“우리는 복잡한 일상을 벗어나 광활한 대자연 속에서 치유 받는 ‘자유로움의 여정’을 갈망한다. 그 치유에 대한 갈망을 ‘여인의 누드’로 상징화 했고, 작품에서의 외로운 여성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모습이다"

그에게 비현실적인 상상력은 영감을 주고 작품의 배경을 생각하게 하고 창작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 위해 작품 구성이나 대상의 배치 등은 철저한 계산과 감정의 절제를 거쳐 완전한 계획을 갖고 한다. 다양한 색과 공간, 계산된 빛과 구성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하는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에서다.

”단순함에서 벗어나 사진을 통해서 다양한 해석과 언어적인 의미까지 제공할수 있기를 열망한다. 그래서 나는 내 모든 능력을 주변과 연결하려고 노력한다. 나의 가장 큰 재능 중 하나가 자유롭고 풍부한 상상력이라고 믿고 있기에 생각을 마음껏 표현 할 수 있는 자유와 새롭게 변해가는 환경과 주변의 모든 자원을 다양한 각도로 이용해 한 작품으로 승화시키려 한다. 그것이 예술가의 특권으로 한껏 누리고 싶다“

그는 예술적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통했을 때 각기 다른 장소와 시간 속에서 다양한 아름다움과 장면을 표현하고, 최종적으로 작품을 완성시키면서 예술가로 존재 이유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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