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 찾아갔다고 '언론겁박, 수사 가이드라인' 논란, 조국 자택 앞에서 '뻗치기' '식사 메뉴 질문'하던 그들은?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탐사전문매체인 시민언론 더탐사에 대해 강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발끈하고,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많은 매체들이 이에 합세하고 있다. 더탐사가 한동훈 장관을 취재하기 위해 그의 자택을 찾아가고, 그의 동선을 따라갔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정작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이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멸문지화식 수사를 벌이고, 상당수 언론은 이들이 흘려주는 수사내용을 '단독'으로 받아쓰며 마구잡이로 기사를 쏟아냈던 당시 상황에 비하면 현재 더탐사의 취재활동은 지극히 정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상당수 언론들은 당시 조국 전 장관 자택 앞에서 소위 '뻗치기'를 하며 이들을 종일 감시했던 것은 물론, 조국 전 장관 딸인 조민씨가 홀로 사는 오피스텔에 밤늦게 찾아가 초인종을 눌렀던 'TV조선'이라는 사례도 있어서다.
앞서 더탐사 측은 지난달 27일 낮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한동훈 장관이 거주하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현관문을 찾아가 “한동훈 장관님 계시냐”, “더탐사에서 취재하러 나왔다”고 초인종을 눌렀다. 더탐사 취재진은 반응이 없자 이내 자리를 떠났다.
더탐사 측은 취재배경에 대해 "저희가 강제수사권은 없지만, 일요일에 경찰 수사관들이 기습적으로 압수수색한 기자들의 마음이 어떤 건지 한동훈 장관도 공감해보라는 차원"이라 밝혔다. 실제 한동훈 장관의 동선을 따라갔던 더탐사 기자는 당일 경찰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한동훈 장관은 즉각 '더탐사'를 더탐사 취재진을 공동주거침입과 보복 범죄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그 직후 한동훈 장관의 팬클럽을 비롯한 그의 지지자들은 더탐사의 강력 처벌을 외치며 집단 탄원서까지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장관은 다음날 더탐사를 이정재·임화수·용팔이 등 '정치깡패'에 비유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그 다음날인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은 전 장관이 모인 국무회의에서 '더탐사'를 겨냥해 "어떤 고통이 따르는지 보여줘야 하지 않느냐"라며 역시 발끈했다. 이를 두고 이들이 수사기관에 '더탐사를 어떻게든 처벌하라'는 가이드라인을 공개적으로 내린 거라는 분석은 물론, MBC에 이어 또다른 '언론 겁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은 자신들의 의혹들을 심층적으로 파헤치는 '더탐사'에 대해 강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왔다. 더탐사는 지난해 '열린공감TV' 시절부터 윤석열 본부장(본인 윤석열, 부인 김건희, 장모 최은순) 범죄 의혹을 수없이 심층보도했으며, 당시 '본부장' 비리 의혹을 총 170가지로 정리한 바 있을 정도다.
더탐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바로 다음 날 윤석열 대통령이 자택 근처 술집에서 '만취'했다는 논란부터, '비선실세'로 지목되고 있는 천공에 대해서도 심층보도한 바 있다. 더탐사는 특히 최근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이 김앤장 변호사 등과 심야 시간 청담동 술집에서 모임을 가졌다는 '청담동 룸바 게이트' 논란까지 세상에 알린 바 있다.
해당 사건은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특정 로펌인 김앤장과 유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본질이다. 특히 술자리 논란 이후 김앤장 출신 변호사들이 판사에 대거 임명된 것을 두고,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김앤장의 경우 일본 전범기업이나 외환은행 먹튀 사건의 주역인 론스타,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일으킨 옥시레킷벤키저 등을 변호하며 '악덕 로펌'이라는 비판을 줄곧 받아오고 있어 더 논란이 크다.
이처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이 목소릴 높이자, 국민의힘 친윤 정치인들 그리고 '조선일보'를 비롯한 다수 언론들이 '더탐사' 원색비난에 합세했다. 그러나 정작 이들이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했던 행태를 돌아보면, 결코 더탐사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는 일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이끌던 수사팀은 조국 전 장관 일가를 겨냥해 100여차례의 압수수색을 벌였으며, 수시로 언론에 피의사실을 흘려왔다. 대다수 언론들은 이를 '단독'으로 받아쓰며 '기사 100만건' 논란까지 일으켰다. 또 언론들은 조국 전 장관 일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그의 자택 주변에 상시 대기하고 있었고, 심지어 쓰레기통까지 뒤지며 사생활 파헤치기에 몰두한 바 있다.
또 조국 전 장관의 자택이 압수수색당하던 당일, 현장에 머물고 있던 취재진들이 배달 기사에 우르르 달려가 "짜장면을 먹었냐, 몇 그릇 시켰냐, 한식을 먹었냐" "안에 몇 명 있었나. 나이든 여자분이나 딸이 있었나" 등 한심한 질문을 던졌던 사례도 있다.
특히 'TV조선' 취재진의 경우 조민씨가 홀로 거주 중인 오피스텔을 밤중에 찾아가 초인종을 누른 일도 있었다. 즉 젊은 여성이 홀로 사는 거주지까지 아무 사전 연락없이 한밤 중 불시에 찾아간 것인 만큼 논란이 컸다.
게다가 대다수 언론 역시 정치인을 비롯한 공인이나 사건 관련자들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자택이나 사무실 등으로 불시에 찾아간 사례는 수없이 많다는 점에서, 이들이 더탐사를 문제삼을 만한 자격은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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