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차 촛불집회서 공개발언, '10.29 참사 국정조사 제보, 여론조사 활발한 참여 독려'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탄핵은 지극히 정치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형법상의 범죄자만 탄핵하는 것이 아닌 헌법을 지키지 못하는, 철학적 가치를 지키지 못하는 무능한 사람 무책임한 사람도 탄핵할 수 있다는 탄핵규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3일 촛불행동이 주최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7차 촛불집회에서 주최측 추산 약 3만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종일 체감온도가 영하인 날씨에도 시민들이 서울시청~숭례문 사이에 추위를 뚫고 모였다. 이날 촛불집회는 부산·수원·청주·광주·대전·군산·대구·춘천·익산·포항·제주·부안 등 전국 각지에서도 비슷한 시각 동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시사평론가인 박진영 숙명여대 객원교수(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이 연단에 올라 "윤석열을 몰아내자"라고 외치며 시민들에게 '윤석열 탄핵'을 위한 4가지 해야할 일을 호소했다. 그는 박진영 JYP 엔터테인먼트 설립자 겸 최고 프로듀서와 동명이인으로서, '김포 JYP'라는 호칭으로도 불리며 각종 방송에 활발히 출연 중에 있다.
박진영 교수는 자신을 '윤석열 대통령이 제일 싫어하는 시사평론가'라고 소개하며 "윤석열이 저를 왜 싫어하냐면 탄핵에 대한 이야기를 공중파에 대놓고 하고 절차를 얘기하기 때문에 싫어한다고 국민의힘 의원이 얘기해주더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진영 교수는 또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싫어하는 국회의원으로 김의겸 민주당 의원을 꼽았다. 그는 "윤석열의 목을 겨냥한, 탄핵이 될 만한, 국정농단이 될 만한 가장 강력한 것들을 찾아다니고 그것을 터뜨리려고 하기 때문에 김의겸 의원을 굉장히 두려워한다"라며 김의겸 의원에 대한 응원을 호소했다. 김의겸 의원은 과거 '한겨레' 선임기자 시절 박근혜 국정농단 관련 특별 취재팀을 이끌며 미르·K스포츠재단 건을 세상에 드러낸 바 있다.
박진영 교수는 이날 연단에 오른 이유에 대해 "윤석열 몰아내는 방법을 잠깐 상의드리기 위함"이라며 6년전 '박근혜 탄핵' 당시 상황을 거론했다.
박진영 교수는 "2016년 11월 17일 국정조사가 발동됐다. 국정조사가 시작될 때는 정황적인 의심만 있었지 국정농단의 증거들은 없었다"라며 "국정조사를 하다보니까 증언과 제보가 터져나온다. 노승일 고영태 이런 사람들 그리고 전국에서 수많은 제보들이 나왔다. 그러다보니 그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에서도 반란자들이 나오기 시작한다"라고 짚었다.
박진영 교수는 김무성·유승민 전 의원을 포함한 '비박계' 50~60명이 박근혜씨에게 반기를 들고 탄핵에 참여한 사실을 거론하며, "수많은 증언과 제보들이 나온지 21일이 지나서였다"라고 강조했다.
박진영 교수는 "그 때도 박근혜 탄핵의 법률적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태블릿PC라든가 그런 것들 나오지 않았다"라며 "증거가 있지 않았는데도 국회는 탄핵을 했다. 왜 탄핵했을까?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탄핵은 지극히 정치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진영 교수는 "대한민국 헌법은 형법상의 범죄자만 탄핵하는 것이 아닌 헌법과 철학적 가치를 지키지 못하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사람도 탄핵할 수 있다는 탄핵규정이 있기 때문"이라며 "결국 박근혜 탄핵이 결정난 것은 이듬해 3월 10일"이라고 했다.
박진영 교수는 "지금 대한민국 국회가 탄핵이라는 합법적 절차를 너무 주저하고 있다"라며 "저 극악무도한 사람(윤석열 대통령)이 그냥 물러날 사람이 아니다. 저 사람도 법조인이다. 법에 의해서 본인이 쫓겨날 가능성이 있다. 그런 생각이 들어야만 퇴진이라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진영 교수는 시민들에게 '윤석열 탄핵'을 위한 4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이 탄핵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도록 독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에 가담할 수 있도록 독려 △10.29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관련 활발한 제보 △여론조사 적극 참여 등을 언급했다.
박진영 교수는 "탄핵이 헌정중단이라 하는데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탄핵은 헌법에 포함돼 있는 바로 헌정질서다. 그래서 두려움 없이 탄핵 이야기가 나오도록 해주시라"고 했다. 그는 또 "국민의힘에 합리적인 의원 일부라도 있다고 가정하고 싶다"라며 "전술적으로라도 지역에서 만나면 '국회의원 다시 한 번 해도 좋으니, 윤석열 치하만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라고 이야기 해주시라"고 전했다.
박진영 교수는 "연고주의 사회인 대한민국은 두 꼭지만 돌면 아는 사람 생길 수 있다"라며 "지금 천공이니 무슨 법사니 하는 사람들 이야기가 우리도 조금만 관심가지면 그 사람들 인간관계 접근할 수도 있다. 그런 것에 대해 여러분들이 들으시면 잊지 마시고 꼭 국정조사에 제보해주시라"고 독려했다.
박진영 교수는 "지금 윤석열 여론조사(지지율 30% 내외)가 그나마 저 정도 나오는 것은 보수층들이 열성적으로 여론조사 전화를 받아주기 때문"이라며 "물론 윤석열이 사퇴할 사람은 아니지만 국회의원들 생각이 바뀐다. 그리고 헌법재판소에서 판단할 때 국민여론 눈치를 보기에 여론조사는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박진영 교수는 "어려운 부탁드렸을 수 있지만 이러한 절차들이 없으면 저 사람은 물러나지 않는다. 법조인이기 때문에 그렇다"라며 "그래서 이 싸움은 굉장히 힘들다. 올 겨울 칼바람 제대로 맞을 각오를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박진영 교수는 끝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어록인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라는 말을 거론하며 "청년들이 이렇게 국가의 무능에 의해 쓰러지는 모습을 보면서,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젊은이에게 물려줄 대한민국을 위해서 불가역적인 민주주의, 다시 역사가 되돌릴 수 없는 민주주의, 다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엉터리 정권이 들어서지 않는 민주주의를 청년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이날 촛불행진 대열은 본집회 이후 1시간여동안 숭례문, 명동, 을지로, 종각, 시청 등을 거쳤다. 주최측인 촛불행동 측은 오는 17일 세 번째로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을 준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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