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유족에게 사람의 도리 저버려…윤석열 정권의 민낯"
박찬대 "자신들 책임 시민에게 덮어씌우려는 비열한 행태"
서영교 "세상 떠난 아이들에게 마약 검사…정말 경악할 일"
김현정 "검찰, 참사 희생자 두 번 죽인 이유 분명히 밝혀야"

[서울=뉴스프리존] 김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5일 검찰과 경찰이 이태원 참사 유족들에게 '마약 부검'을 요청한 것에 대해 "패륜 정권"이라며 맹비난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정현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정현 기자)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주의 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장례식에 경찰과 검찰이 찾아와 부검을 통해 마약 검사를 하겠냐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것도 장례 첫날에 말이다"라며 "광주뿐만 아니라 서울, 경기 등 여러 지역에서 벌어진 조직적인 부검 제안이었다. 거부할 수 없는 ‘윗선의 지침’이 있지 않고서야 동일한 부검 제안을 여러 지역에서, 거의 동시에 할 수가 있었겠냐"고 반문했다.

박 원내대표는 "희생자들을 마약 사범으로 몰아 부검을 하자는 윤석열 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도대체 어느 나라 검찰이며 경찰이냐"며 "하늘이 무너지는 고통 속에 있는 유족들에게 사람의 도리도 저버리라는 패륜 정권, 이게 바로 윤석열 정권의 민낯"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제때 지켜주진 못한 희생자분들을 마약 사범으로 몰고 싶었던 이 후안무치한 정부의 속내가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들은 사람은 있는데도 말하거나 시킨 사람이 없다는 검찰, 왜 철저한 국정조사가 필요한지, 무엇부터 밝혀야 진상이 규명될 수 있는지 똑똑히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민주당은 국정조사 이전이라도 법사위 등 해당 상임위에서 윤석열 정부의 파렴치한 부검 제안의 진상을 밝혀내고 이를 주도한 자의 책임도 묻겠다"고 강조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검찰과 경찰이 10.29 참사 희생자 유족들에게 마약 부검을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참사의 원인을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 마약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담긴 패륜 행위"라고 직격했다.

박 최고위원은 "정권 차원에서 대대적인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검찰은 핼로윈 데이를 맞아 이태원 일대에 대규모 마약 수사 인력을 투입했다.  시민들을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 것"이라며 "그래놓고 참사 희생자에 대해 마약 관련성을 운운하는 것은 자신들의 책임을 희생자와 이름 모를 시민에게 덮어씌우려는 비열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혹시 국민의힘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지키기를 핑계로 국정조사를 거부하는 이유가 이러한 사실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서인가"라며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당은 명분 없는 이 장관 지키기를 중단하고 즉각 국정조사의 장으로 나오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검찰과 경찰이) 길을 걷다가 우리 아이들이 떠났는데, 그 아이들에게 마약 검사를 하겠다고 했다"며 "정말 경악할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서 최고위원은 "저희 지역에 있는 한 친구는 통역사였는데, 친구들 다섯 명과 같이 갔다가 한 친구가 급한 일이 있다며 나와서, 네 명이 모두 그 자리에서 세상을 떠났다"며 "이렇게 예쁜 딸에게 마약 검사를 하자고요. 이런 아이들에게 마약 검사를 하자고요. 이 정부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아직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김현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태원 참사는 정부의 안전 철학 부재와 안전 관리 부실이 불러온 인재다. 사인이 이토록 명백한데 죽음의 이유를 밝히자며, 마약 부검을 요청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참사 원인을 마약으로 의심한 이유가 무엇인가. 참사의 원인을 마약으로 몰아가 정부의 참사 책임을 회피하려 한 것은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김 대변인은 "경찰은 윤 대통령이 선포한 ‘마약과의 전쟁’을 위해 ‘마약 단속’에 집중하다 참사 피해를 키웠다는 논란이 있다"며 "이러한 논란 속에서 검찰이 마약 부검을 제안했다는 것은 의심을 키울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검찰은 유족이 요청한 3명만 유족의 뜻을 존중해 예외적으로 부검을 실시했다는데 어느 부모가 자식의 억울한 죽음에 마약을 의심하는가"라며 "'길을 걷다 숨진 것도 억울한데, 왜 마약부검 이야기까지 들어야하냐'는 유족들의 절규가 들리지 않냐"고 따져 물었다.

김 대변인은 "국정조사에서 검찰을 제외하려고 한 것도 돌아보면 의심스럽다"며 "검찰은 마약 부검 제안으로 참사 희생자를 두 번 죽인 이유에 대해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관련하여 서울시에 거주하는 유가족 A씨는 "(검사가) '사망 원인에 마약 관련한 사망 원인도 있고, 이게 압사 관련한 사망 원인도 있을 수 있지 않냐. 그래서 지금 부검을 요청을 드리는데 혹시 의향이 있으시냐'. 진짜 욕이 여기까지 올라왔고"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경기도민 유족 B씨 "'마약 관련해서 혹시나 하는 그런 게 있을 수도 있으니까' 그런 말을 하셔서 제가 '누가봐도 멍이 이렇게 들었는데, 무슨 부검을 하겠냐'고‥"라고 밝혔다.

한편,  광주지검을 제외한 다른 검찰청이나 경찰서들은 마약 언급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대검찰청도 "유족 의견을 존중해 부검을 하라고 했을 뿐, 마약 관련 지침을 내린 사실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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