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장도 총리 주재 대책회의(01시 50분) 불참하고 새벽 2시 40분에야 ‘지각’
윤건영 “급박한 상황 속 총리실은 남일처럼 강 건너 불구경한 것 아닌가 의심”

[서울=뉴스프리존] 최문봉 기자 = 이태원 참사 당일 국무총리실의 국무조정실장과 총리비서실장은 총리 주재로 열린 중대본 긴급회의에도 불참하고 ‘늦장’ 출근한 사실이확인됐다. 특히 10월 30일 이태원 참사이후 새벽 2시 30분 대통령 지시로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이 꾸려졌음에도 불구, 국무총리비서실장은 아침 9시에서야 청사 집무실에 출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최문봉 기자)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최문봉 기자)

9일,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윤건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구로구을)이 국무총리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태원 참사 당일 23시 42분 참사 관련 첫 보고를 받은 후, 1시간 13분 뒤인 새벽 00시 55분에 서울 정부청사 집무실로 출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덕수 총리는 대통령보다도 한참 늦게 참사 발생 사실을 보고 받았음에도 1시간이나 걸려 집무실에 도착한 것이다. 총리가 집무실에 도착한 시각은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긴급 회의가 위기관리센터에서 열리던 시각이었다. 한 총리는 서울청사에서 화상으로 이 회의에 참석했다고 총리실은 설명했다. 

또한 한덕수 총리는 대통령 주재 회의 직후 별도의 총리 주재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하지만새벽 1시 50분 이 회의가 열리던 시각에는 국무조정실장도 국무총리비서실장도 ‘출근 전’이었다.

국무조정실장이 청사에 출근한 시간은 새벽 2시 40분이었다. 이는 대통령 주재 두 번째 회의에도 10분을 지각한 것이다.

특히 총리비서실장은 밤 사이 벌어진 어떤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고, 오전 09시에서야 출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무총리비서실 직제에 따르면 ‘국무총리비서실장은 국무총리의 명을 받아 국무총리비서실의 사무를 처리하고 소속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 그날 밤 총리의 명을 받아 사무를 처리하고 소속 공무원을 지휘, 감독할 총리 비서실장은 부재 중이었던 것다.

(자료제공=윤건영 의원실)
(자료제공=윤건영 의원실)

윤건영 의원은 "이는 총리 주재 국무회의 등에 참석하고 총리가 참석하는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등에도 참석했던 총리비서실장의 평소 행보에 비춰 보더라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10.29 참사로부터 12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출근길에 오른 박성근 국무총리비서실장은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 인수위에서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뒤 지난 6월 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인사다.

윤건영 의원은 “대통령보다 참사 발생 사실을 늦게 알고도 여유 있게 출근한 국무총리와 총리 주재 긴급 회의 시각 이후에 출근한 국무조정실장, 다음날 아침에서야 청사로 출근한 총리비서실장의 모습은 10월 29일 대한민국 정부가 어땠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장면”이라며 “심지어 대통령은 총리가 중심이 되어 중대본을 가동하라고 지시했음에도 국무조정실장과 총리비서실장의 출근 시각을 보면 총리실은 10.29 참사를 마치 남 일처럼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윤건영 의원은 “모든 부처가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것이 재난 상황이라는 점에서 그날 정부의 대응은 총체적으로 안일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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