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아르헨티나 우승까지 단 한 걸음 36년 숙원 풀 수 있을까

아르헨티나가 14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알다옌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고 대망의 결승에 진출, 1986년 멕시코 FIFA월드컵 이후 36년만에 FIFA컵을 들어올릴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사실 아르헨티나는 카타르 FIFA월드컵 개최전까지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 받았지만, 결승 진출까지의 여정은 그야말로 험난함 그 자체였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약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한 아르헨티나는 극단적인, 두 줄 수비 해법을 찾지 못한 채 1-2로 무릎을 꿇으면서 우승 후보로서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2, 3차전에서는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의 연속골에 힘입어 껄스러운 상대였던, 멕시코(2-0)를 잡은 여세를 몰아 폴란드(2-0)까지 꺾고 2승 1패 C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전에서 호주(2-1)와 맞대결을 펼친 아르헨티나는 또다시 메시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분전했지만, 여전히 상대 밀집 수비 공략 해법을 찾지 못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그야말로 조별리그 부터 팀 승리를 견인해온 메시의 득점 행진이 이어지지 않았다면 8강 진출 또한 장담할 수 없었던 위기 상황이었다.

네덜란드와의 8강전은 아르헨티나에게는 두 번 다시 돌이켜 보고 싶지 않은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넘나든 한판 승부였다. 전반 35분 나우엘 몰리나(24.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선취골에 이어 후반 28분 메시의 페널티킥 골로 2-0 앞서가던 아르헨티나는, 후반 38분 페널티킥 추격골과 경기 추가시간 55분 동점골을 허용하며 연장전까지 120분을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가까스로 4-3으로 승리를 거두며 '절체절명' 위기를 넘겼다.

월드컵 우승까지 한 경기만을 남겨 남겨놓은 메시. (사진=연합뉴스)
월드컵 우승까지 한 경기만을 남겨 남겨놓은 메시. (사진=연합뉴스)

축구에 통용되는 속설 중에 '우승을 하기까지 에는 반드시 한 두번 위기가 찾아온다'라는 말이 있다. 이 같은 속설을 8강까지 피해가지 못했던 아르헨티나는 준결승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는 비록 볼 점유율에서는 열세였지만 '메시에 의한, 메시를 위한' 경기로 대망의 결승전에 진출했다.

아르헨티나는 크로아티아를 맞아 지난 2018년 러시아 FIFA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크로아티아에게 당한 0-3 패배로 동기부여는 확실했다. 하지만 전반 초반 크로아티아에 주도권을 내주며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가던 아르헨티나는 전반 32분 기습적으로 시도한 롱킥 한방의 간결한 플레이로 크로아티아 수비를 무너뜨리며, 훌리안 알바레스(멘체스터 시티)가 페널티킥을 얻어내 이를 34분 메시가 강한 왼발 킥으로 골망을 흔들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후 39분에는 벼락같은 역습으로 알바레스가 추가골까지 터뜨려 이미 전반전에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에게는 8강 네덜란드와의 경기에 대한 악몽이 자리잡고 있어 승리를 쉽게 예단 할 수 없는 후반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후반 24분 메시는 신성으로 급부상한 크로아티아 센터백 요슈코 그바르디올(20.라이프히찌)를 농락하는 절묘하고 감각적인 드리블로 골문 왼쪽을 파고들며, 알바레스의 멀티골을 어시스트 '메시에 의한, 메시를 위한 축구'에 방점을 찍었다.

실로 아르헨티나에게 크로아티아전은 위기를 우승 기회로 급부상시킨 반전의 한판 승부였다. 아르헨티나 축구에 멕시코 FIFA월드컵 우승은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디에고 마라도나(1960.10~2020.11) 발끝이 만들어 낸 걸작품이다. 그 길을 따르기를 갈망하는 선수는 다름아닌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는 메시다.

메시가 이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조건이 있다 그것은 이번 카타르 FIFA월드컵 무대에서 FIFA컵을 치켜들고 '라스트 댄스'를 추며 6막 7장의 대단원에 막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에게 이제 우승까지는 단 한 걸음만 남았다. 그 남은 마지막 한 걸음의 미션은 바로 우승이며, 그 선봉장에 준결승까지 5골 2도움의 '하드 캐리'를 보여주고 있는 메시가 있다. 과연 메시는 '영웅'에서 '신'의 반열에 등극할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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