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통령 심기 경호에만 쩔쩔매지 말고 의장 중재안 수용하라"

[서울=뉴스프리존] 김정현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난항을 겪고 있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관련, "대한민국 국회에 집권 여당이 있는지 의문이다. 집권당이 아니라 ‘종속당’, 국민의힘이 아니라 ‘용산의힘’이라 해야 할 지경"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정현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정현 기자)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집권여당 국민의힘이 의장 중재안을 수용만 하면 바로 처리될 예산인데, 주말 내내 ‘오매불망 윤심(尹心)’에 막혀 또다시 헛바퀴만 돌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대기 실장과 한덕수 국무총리는 어제 고위당정협의에서 '예산이 조속히 처리돼 국정 공백이 없도록 부탁한다', '윤 정부 첫 예산이 헌법 시한을 한참 넘겨 안타깝다'는 총평만 늘어놓았다"며 "약자 배려는 없고 초부자 세금만 깎아주려는 ‘눈속임 예산안’을 편성한 이들이 할 말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작 당정협의에서 예산안 논의도 하지 않았다는데, 대통령실은 명령만 내리면 그만이고, 관철하는 건 여당 몫이라도 된단 말이냐"라며 "대체 삼권분립을 훼손하고, 입법부 고유권한인 예산심의권을 개입해 예산안 처리를 지연시킨 당사자가 누구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여당에 협상의 전권은 주지 않은 채 시시콜콜 주문만 하는 대통령과 정부의 기만적이고 무책임한 모습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막고 있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박 원내대표는 "새해까지 딱 2주 남았다. 이제는 결단의 시간"이라며 "국민의힘이 진정 국정에 무한책임이 있는 집권여당이라면, 더 이상 대통령 심기 경호에만 쩔쩔매지 말고 즉각 의장 중재안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을 향해서는 "조속히 본회의를 소집해서 의장 중재안이든지 민주당 수정안이든지 정부 원안이든지 이제는 예산안을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49재와 관련해서는 "누구라도 당사자가 될 수 있었던 비극적 상황에 온 국민이 내 일처럼 슬픔을 함께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희생자 명복을 빌었다"며 "참사에 공감하지 못하는 건 오로지 윤석열 대통령과 권력투쟁에만 눈이 먼 친윤 당권 주자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49재 당일 축제 참석으로 대통령이 비난받자 이를 감싸겠다며 '대통령이 3년상이라도 치러야 하냐'는 망언을 내뱉었다"며 "희생자를 지키지도 못했으면서, 이제 유족들 가슴에 대못까지 박는다"고 일갈했다.

박 원내대표는 "결국 '정부의 진정한 사과를 처음부터 원했는데, 아직도 없다'며, 300여 명의 유가족들은 슬픔보다 더 큰 분노로 절규했다"면서 "이제 더이상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미룰 수 없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예산안 처리를 막는 것도 국정조사를 막는 것도 모두 국민의힘"이라며 "전혀 별개인 예산과 이태원 참사를 하나로 묶어 초부자 감세는 어떻게든 관철하고, 참사 진상규명은 하지 않겠다는 집권여당의 나쁜 의도, 이미 우리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으로서 일말의 책임감이라도 있다면 유가족의 절규를 더는 외면하고 무시해서도, 국민 인내심을 시험하려 해서도 안 될 것"이라며 "여당 특위 위원들은 조속히 복귀해 주어진 책무를 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