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계'를 민주연구원장에? 이재명 '탕평 인사'의 위험성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23일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새 원장에 '이낙연계'인 정태호 의원을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오늘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고 그에게 당의 요직인 민주연구원장 자리를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재명 대표가 이낙연계까지 품으려고 '탕평 인사'를 한 것으로 해석되는데, 정작 최악의 인사가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정책통'이라 불리는 정태호 의원의 경우 지난해 대선경선 당시 이낙연 캠프에서 정책을 담당한 바 있으며, 당시 경선 때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직 유지'를 문제삼으며 네거티브 공세를 펴왔다. 당시 이낙연 캠프 측은 이재명 대표를 향해 '대장동 누명'을 씌우며 끝까지 발목을 잡았고, 입으로는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하고도 행동은 반대로 일관했으며 경선 이후에도 이재명 대표에게 사과한 이는 거의 없다.

정태호 의원은 '이낙연 대표' 체제 시절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았을 정도로, 이낙연 전 대표와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지난해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재보궐선거 당시에도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겸 전략본부장을 역시 맡았다. 그러나 당시 재보궐선거는 민주당이 초유의 대참패를 당하면서, 오랜 야인생활을 하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에게 화려한 정치적 재기의 길을 열어줌과 동시에 민주당이 내리막길을 걷는데 시발점이 됐다.

즉 정태호 의원의 경우 민주당이 내리막길을 걷는 데 있어 분명 책임이 있는 인사로 지목되는 만큼, 당의 전략을 세우는 컨트롤타워인 민주연구원장 자리에 적합한지는 지극히 의문이다. 크게 실패한 전력이 있는 인사가 중대한 총선을 앞두고 전략을 꾸릴 자리에 과연 적합하냐는 지적이다. 당내 지지층이나 민심과는 동떨어진 보고서나 전략을 내놓지 않을까라는 물음인 것이다.  

정태호 의원에 앞서 노웅래 의원이 민주연구원장을 맡았을 때, 지지층과 여론을 무시하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표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민주연구원은 지난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이재명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에게 전가하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표, 이들이 서울시장 선거와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것이 잘못됐다는 취지로 비난한 바 있다.

민주연구원은 그러면서도 당내에서 온갖 분란만 일으키며 지지층의 투표 참여 의향을 떨어뜨리게 한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두둔했으며, 검찰개혁 법안 처리를 위해 불가피하게 탈당한 민형배 의원을 저격하기까지 하는 등 당내 지지층의 여론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분석을 하고 있다는 질타를 자초한 바 있다.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지지층만 결집하면 충분히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지방선거임에도, 당내 분란과 함께 공천 파동을 일으킨 윤호중-박지현 비대위 체제가 아닌 전당대회 당시 지지층은 물론 여론조사에서도 압도적인 지지율을 얻은 이재명 대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셈이었다. 즉 현재 민주당 지지층의 '구심점'만을 때린 셈이었다.

즉 이낙연 전 대표와 가까운 정태호 의원이 수장을 맡을 민주연구원에서 '노웅래 민주연구원'처럼 동떨어진 보고서나 전략이 나올 가능성이 커보이는 이유다. 중대한 총선 전략 역시 엉뚱하게 짚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낙연계의 경우 지난해 이재명 대표에게 '대장동 누명'을 씌우고도 지금껏 대부분이 사과한 적이 없으며, 지난 대선 당시에도 캠프에서 요직을 맡고도 사실상 태업하다시피 하며 이재명 대표의 발목만 잡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금도 역시 언론과 검찰의 프레임인 '사법리스크'를 운운하며 이재명 대표 체제를 흔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낙연계를 포함한 지지층으로부터 '수박'이라는 질타를 듣고 있는 이들까지 어떻게든 '품고' 가려고 '탕평 인사'를 하려는 것으로 읽히나, 지금껏 자신에게 사과 한마디조차 하지 않는 이들에게 총선 관련 핵심요직을 맡기려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자 지난 대선의 실책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만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