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휘빈 기자] = 어느덧 끝을 향해 달려가는 2022년, 정기 연고전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 연세대학교 럭비부에게 2022년은 그야말로 격동의 해였다. 2022 OK 코리아 슈퍼럭비리그부터 4년 만의 정기 연고전까지 많은 경기를 치렀고, 오랜 기간 팀을 이끌었던 김도현 감독의 정년퇴임 또한 있었다. 더하여 이제는 경기장 안팎으로 럭비부를 지탱해준 최고참 19학번 선수들과의 작별을 앞두고 있다. 지금부터 시스붐바와 함께 연세대학교 럭비부의 다사다난했던 2022년을 돌아보자

Remind, 2022

2022 OK 코리아 슈퍼럭비리그

경기 성적

2022.03.26. vs 단국대학교 68-3 승

2022.04.02. vs 경희대학교 50-17 승

2022.04.09. vs 고려대학교 12-48 패

2022.04.23. vs 단국대학교 53-12 승

2022.05.01. vs 경희대학교 45-0 승

2022.05.07. vs 고려대학교 19-27 패

2022년 연세대학교 럭비부(이하 연세대)의 첫 대회였던 2022 OK 코리아 슈퍼럭비리그(이하 슈퍼럭비리그)는 약간의 아쉬움과 함께 연세대에 과제를 남겼다. 연세대는 단국대학교 럭비부와 경희대학교 럭비부를 상대로 각 68-3, 50-17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순항을 예고했다. 하지만 1차 대회 우승자를 가리는 경기였던 올해 첫 비정기 연고전(이하 비정기전)에서 고려대학교 럭비부(이하 고려대)에 패배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연세대는 고려대의 막강한 포워드진을 필두로 한 파워플레이에 고전했다. 스크럼에서 우위를 점한 고려대는 공 소유권을 쉽사리 내주지 않으며 연속으로 트라이에 성공했고, 연세대의 공격 기회를 계속해서 무산시키며 점수 차를 벌렸다. 0-28로 전반전이 종료됐고, 연세대는 하프타임 이후 격차를 뒤집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윤영민(체육교육학과 20, 이하 체교)과 김의태(체교 19)가 연이어 트라이를 성공시키며 12-28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그러나 두 번의 좋은 장면 이후 흐름은 다시 고려대에 넘어갔고 12-48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2차 대회도 1차 대회와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됐다. 슈퍼럭비리그 대학부 마지막 경기에서 연세대와 고려대는 2차 대회 우승컵을 두고 다시 한번 격돌했다. 1차 비정기전 이후 연세대는 백스의 센터백에서 뛰던 윤영민이 포워드의 넘버 8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약간의 전술 조정을 거쳤다. 고려대의 강력한 포워드 플레이에 대응하고자 연세대의 장기인 백스 플레이를 강화하려는 선택이었고, 이는 주효하게 작용했다. 연세대는 전반 20분까지 2회의 트라이를 허용하며 0-10으로 뒤처지고 있었지만, 김의태의 트라이와 함께 점수 차를 7-10으로 좁히며 추격을 시작했다. 이후 양교는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고 후반 28분 윤성(체교 20)의 트라이로 19-20, 1점 차 스코어의 팽팽한 경기가 이어졌다. 승패의 행방은 경기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결정됐다. 경기 종료 2분 전 연세대가 트라이를 허용하고 말았고, 치열한 접전 끝에 19-27 패배를 맞았다. 비록 아쉬운 패배였지만 연세대는 한층 날카로워진 공격 작업을 보여주며 전술 변경의 효과를 확인했다. 두 번의 패배를 바탕으로 정기 연고전(이하 정기전)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연세대에게 주어진 쉽지 않은 과제였다.

정기전을 위한 담금질, 그리고 사령탑 교체

슈퍼럭비리그 이후 짧은 휴식기를 가진 연세대는 이어지는 6월부터 정기전을 대비했다. 훈련을 시작하기엔 다소 이른 시기였지만, 정기전을 보다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결정이었다. 7월엔 속초, 8월엔 거창과 진도로 두 차례 전지훈련을 떠나며 무더위 속에서도 훈련에 매진했다. 승리를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한 연세대였다. 전지훈련에서 복귀한 뒤엔 김도현 감독의 정년퇴임 환송회가 열렸다. 1993년 3월 연세대에 코치로 부임해 29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팀을 이끌었던 김도현 감독의 퇴임은, 아름다운 작별과 함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경기 성적

2022.10.07. vs 현대 글로비스 9-50 패

제41회 서울특별시장기 럭비대회 겸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서울시 2차 선발대회에서 고려대가 기권을 선언했고, 그 결과 연세대는 자동으로 서울시 대표 자격을 획득해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일반부 경기에 출전했다. 토너먼트 1차전, 연세대는 울산에서 실업팀 현대 글로비스 럭비단(이하 현대)을 상대로 경기를 펼쳤다. 새로 부임한 한영훈 감독 체제에서의 첫 번째 실전 경기였다. 경기 내용은 예상했던 대로 현대의 초강세였다. 현대는 전반전에만 트라이 4회, 페널티 킥 1회를 성공시켰다. 김의태가 2회의 페널티 킥을 성공시키며 6-24로 전반전이 마무리됐지만, 점수 차는 후반에서 더 크게 벌어졌다. 큰 전력 차에도 불구하고 분전했던 연세대는 9-50의 최종 스코어로 패배하며 울산에서의 여정을 마쳤다. 실업팀을 상대로 한 어려운 경기였지만, 연세대는 엔트리의 모든 선수를 경기에 투입하며 정기전을 위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2022 정기 연고전

경기 성적

2022.10.29. vs 고려대학교 24-57 패

앞서 치른 두 번의 비정기전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4년 만의 럭비 정기전에선 연세대가 언더독의 입장에 있는 보기 드문 상황이 연출됐다. 그러나 장장 5개월이라는 기간을 정기전에 집중한 연세대였기에 이전과는 다른 결과를 기대해볼 만했다. 연세대는 정기전 연승 기록을 이어가기 위해, 그리고 슈퍼럭비리그의 설욕을 위해 승리를 다짐하며 경기에 임했다.

연세대는 고려대 공략의 열쇠로 강한 압박과 높은 킥을 통한 공격 전개를 준비했다. 강한 피지컬을 앞세워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선보였던 고려대를 상대로 과감한 플레이를 펼쳐 주도권을 가져오고자 한 승부수였다. 경기 시작 직후 이러한 전략이 성과를 가져왔다. 킥오프와 동시에 연세대는 앞으로 빠르게 전진하며 강한 압박을 걸었고, 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고려대의 반칙을 유도하며 좋은 위치에서 페널티를 얻었다. 서우현(체교 21)이 기회를 살려 페널티 골을 성공시키며 연세대는 2분 만에 3점을 얻어냈다. 하지만 강한 압박은 양날의 검이었다. 압박을 위해 중앙으로 연세대 선수들이 몰리자 측면에 공간이 생기고 말았다. 전반 4분, 전반 11분 연세대는 고려대에 오른쪽 뒷공간을 내주며 연속으로 두 번의 트라이를 허용했다. 이후 연세대는 전열을 재정비했고, 파워플레이를 통한 양지융(체교 19)의 트라이를 기점으로 점수 차를 좁히기 시작했다. 트라이를 주고받는 접전이 이어졌고, 17-25로 전반전이 종료됐다. 연세대는 전반전 동안 스크럼, 파워플레이, 패턴플레이를 통해 노력의 성과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하지만 전반전에서의 접전이 무색하게 후반전은 일방적인 고려대의 강세였다. 체력적인 부담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뛴 연세대 선수들이었지만, 경합 중의 부상으로 포지션이 비게 되거나 한 끗 차이로 트라이에 실패하는 등의 악재가 겹쳤다. 결국 후반전 동안 연세대는 7점, 고려대는 32점을 추가하며 24-57로 정기전이 마무리됐다. 전반전에서 연세대가 보여줬던 좋은 경기력을 생각하면 아쉬운 결과였지만, 그와 무관하게 정기전을 준비하며 선수들이 쏟았던 땀과 열정에는 큰 성원을 보낼만했다.

Goodbye, 19학번

19학번 선수들이 새내기였던 2019년, 태풍 링링이 상륙하며 럭비와 축구 정기전이 취소됐다. 이후 코로나 19로 인해 정기전이 두 번 더 무산됐고, 19학번 선수들은 기나긴 기다림 끝에 최고참이 돼서야 정기전을 맞았다. 그리고 지난 4년간의 모든 노력이 담긴 처음이자 마지막 정기전을 끝으로 7명의 선수들은 럭비부를 졸업한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팀을 위해, 그리고 승리를 위해 매 순간 열정을 불태웠던 19학번 선수들. 그들의 작별 인사를 시스붐바가 담았다.

양지융 / Forward / 스응산 19

연세대학교에 입학한 1학년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이네요. 마지막 정기전을 져서 너무 아쉽지만 4년 동안 연세대학교에서 좋은 동기들, 후배들과 운동을 같이 할 수 있었음에 너무 감사합니다. 또 너무나 좋은 연세대학교 학우분들을 만나 행복할 뿐입니다. 연세대학교 사랑합니다.

양준철 / Backs / 체교 19

연세대학교에 입학하는 순간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을 앞둔 4학년 되었습니다. 4년이란 시간 동안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연세대학교에 감사하며 학우분들이 있었기에 시합장에서 선수로서 빛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 빛을 더욱 밝고 화려하게 만들어 주셨던 시스붐바 학생기자 분들에게도 감사를 표합니다. 앞으로 연세대학교 럭비를 이어갈 20, 21, 22 학번 후배들이 잘 성장해서 좋은 성과를 발휘하고 시합장에서 환한 웃음만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김태우 / Forward / 스응산 19

2019년도에 입학해서 2022년 마지막이 다가왔네요. 지금 생각해 보면 길고도 짧았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올해 정기전은 아쉬운 결과였지만 앞으로 후배들이 정기전을 더욱 빛낼 것이라고 믿습니다. 대학교 4년 동안 연세대학교를 다닐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아카라카!

서태풍 / Forward / 스응산 19

저희가 이번 정기전을 마지막으로 졸업하게 됐습니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매우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연세대학교에 4년간 다니며 좋은 추억들을 가지고 가는 것 같아 행복합니다. 항상 연세를 응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동기들, 후배들 너무 고생했고 1년 동안 가족보다 오래 붙어있었던 20학번 윤영민 너무 고마웠어~

김환석 / Backs / 체교 19

4년 동안 연세대학교라는 최고의 학교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았던 것 같습니다. 비록 태풍과 코로나 19로 인해 정기전을 한 번밖에 하지 못했지만, 시합 뛰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19학번 동기들 시합 준비하느라 고생 많았고 후배들과 학우분들에게 승리를 안기지 못해 미안할 뿐입니다. 그래도 후배들은 아직 기회가 많으니 정기전이라는 큰 대회를 꼭 이겨 좋은 경험을 많이 쌓길 바랍니다!!!

김의태 / Backs / 체교 19

졸업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는데 코로나 19 여파로 대학생활을 조금 밖에 못한 것 같아 너무 아쉽습니다. 후배 학우분들은 남은 대학생활 더욱 더 즐겁게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또 우리 19학번 럭비부 동기들 졸업 후에 평소처럼 자주 보지는 못하겠지만 언제 어디서든 응원할게!! 나중에 다 같이 모여서 웃고 떠들며 긴 밤을 함께 보내자꾸나.

이소망 / Backs / 스응산 19

제가 신입생 때 감독님께서 저희에게 대학생 시절 금방 지나간다고 말씀해 주신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하게 되니 시원섭섭합니다. 먼저 3년 만에 열린 정기 연고전에서 학우분들의 많은 응원과 기대에 승리로 보답해 드리지 못해 너무 아쉽습니다. 그러나 주장 양지융을 비롯해 모두가 하나 된 마음으로 준비했기 때문에 결과를 떠나 모두에게 수고 많았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습니다. 또 힘든 훈련 시간을 늘 좋은 분위기로 만들어 줬던 후배들에게도 너무 고마웠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몇 주 남지 않은 학교생활도 후배들, 동기들과 후회 없이 좋은 추억 많이 쌓아가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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