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 기각' 더탐사 "尹정권에 준엄한 경고, 청담 게이트 진실 밝힐 것"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자택을 찾아 초인종을 누른 것 등을 두고 검찰이 시민언론 더탐사 강진구 기자와 최영민 감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이를 두고 더탐사는 "이번 작은 승리에 만족하지 않고, 시민의 입장에서 윤석열 정권에 대한 성역없는 비판감시 언론으로서 역할을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라며 계속 역할을 다할 것이라 다짐했다.

더탐사는 30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취재활동을 스토킹과 주거침입의 프레임을 씌워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한 검찰의 무도한 시도에 법원이 제동을 건 것"이라며 이같이 평했다. 더탐사는 특히 "이번 결정은 검찰 수사권을 앞세운 윤석열 정권의 일방독주에 대한 준엄한 경고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진구 기자와 최영민 감독 등 더탐사 취재진은 지난달 27일 한동훈 장관의 자택을 찾아 초인종을 누르는 등 취재활동을 한 바 있다. 한동훈 장관은 이를 문제 삼아 공동주거침입과 보복 범죄 혐의로 이들을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장관들이 모두 모인 국무회의에서 더탐사를 겨냥해 '어떤 고통이 따르는지 보여줘야 한다'라며 공개적으로 저격하기도 했다.

더탐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이같은 섬칫한 발언이 나온 후 경찰은 더탐사 사무실과 기자들 자택을 포함해 무려 10차례나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더탐사 사무실은 물론 부녀자만 있는 박대용 기자의 아파트 현관문을 절단기를 동원해 강제로 부수고 경찰력을 투입하는 무리수도 서슴치 않았다"라며 "그것도 모자라 검찰은 압수한 휴대폰 포렌식 작업을 시작도 하기전에 구속영장부터 청구했다"고 직격했다.

더탐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가 없었거나 고소인이 한동훈이 아니었다 해도 과연 경찰과 검찰이 이런 무리수를 뒀을지는 상식적인 판단이 가능하다"며 "공권력을 대통령과 법무장관의 사적 보복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집단 조롱거리로 만든 책임은 전적으로 두 사람에게 있다"라고 일갈했다. 

더탐사는 "오죽하면 더탐사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한 경찰관들 입에서 '우리도 좋아서 이런 일 하겠냐' '죄송하다' '유구무언이다'이라는 말이 나왔겠는가"라고 거듭 일갈했다.

더탐사의 한동훈 장관 자택 방문 건을 두고 공권력은 무더기로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경찰은 지난 7일 기동대 수사관에 소방인력까지 백여명 이상의 인력을 동원,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에 위치한 더탐사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지난 23일에는 강진구 기자의 자택을 또 압수수색했으며, 지난 26일에도 최영민 감독과 박대용·권지연 기자 등의 자택까지 압수수색한 바 있다. 지난 8월에도 경찰은 김건희 여사 등의 명예훼손 혐의로 더탐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으며, 강진구 기자와 최영민 감독의 자택 역시 압수수색한 바 있다.

탐사보도를 이어가고 있는 더탐사는 신문법에 등록된 인터넷신문으로서, 신문법 제3조 제2항은 ‘신문 및 인터넷신문은 언론의 자유의 하나로서 정보원에 대하여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를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보면 시민의 세금을 받는 공직자를 취재했다고 구속영장까지 청구된 것은 군사정권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언론탄압'이라는 질타가 나올만한 이유다.

더탐사는 검찰의 이번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윤석열 정권에 불편한 보도를 해온 언론사 길들이기 측면도 있다"며 "더탐사에 대한 무분별한 압수수색과 구속영장 청구에 앞서 한동훈 장관은 지난 2일 청담게이트를 보도한 더탐사 기자등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와 함께 형사고소도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더탐사는 또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삼촌(승려 무유)이 강진구 기자에게 협박전화를 걸었던 점도 언급했다. 

더탐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장관은 더탐사를 비롯한 언론사에 대한 탄압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한동훈 장관 차량추적과 자택 방문을 스토킹과 주거침입으로 엮어넣으려는 수사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탐사는 "강진구, 최영민 두 사람뿐 아니라 다른 기자들까지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도 남아있다"며 "무엇보다 한동훈 장관이 10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한 청담동 게이트를 가짜뉴스로 몰기 위한 시도도 이어질 것"이라고 경계했다.

더탐사는 특히 "실제로 얼마전 경찰조사를 받고 돌아온 청담동 게이트의 제보자는 이같은 우려를 그대로 확인해주고 있다"며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이 아무런 알리바이를 제시하지 않았음에도 두사람이 첼리스트와 함께 술자리에 있었다는 통화녹취를 허위사실로 전제하고 조사를 진행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탐사는 "윤석열 정권의 이같은 탄압에 굴하지 않고 청담게이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더탐사 기자들에 대한 영장 재청구, 추가압수수색, 별건수사에도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해 총력대응할 것이다. 윤석열 정권의 탄압은 더탐사를 죽이기는커녕 오히려 윤석열 정권의 몰락을 재촉할 뿐"이라고 일갈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과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이 관련된 '청담동 룸바 게이트' 의혹은 정부가 특정 로펌과 유착했다는 의혹이며, 최근 김앤장 출신 변호사들의 판사 채용과도 연관있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을 낳고 있다. 김앤장의 경우 일본 전범기업이나 '외환은행 먹튀' 사건으로 잘 알려진 사모펀드 론스타, '가습기 살균제 참사'로 규탄을 받고 있는 옥시레빗케빈저의 변호를 맡는 등 부적절한 기업들의 변호를 맡아 구설에 오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은 문제의 7월 19~20일 사이 알리바이를 전혀 제시하지 않으면서, 더탐사의 보도를 '가짜뉴스'로 몰아가고 있을 뿐이다.

더탐사 취재진은 과거 '열린공감TV' 시절부터 윤석열 본부장(본인 윤석열, 부인 김건희, 장모  최은순) 게이트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알렸으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연일 탐사보도를 하며 윤석열 정부의 각종 논란들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이로 인해 윤석열 정부 입장에선 더탐사를 '최대 눈엣가시'로 지목, 이처럼 유례없는 탄압을 이어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김세용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9일밤 강진구 기자에 대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그는 최영민 감독에 대해서도 "구속 사유와 필요성의 소명이 다소 부족하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