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신년 기자회견은 패스 조선일보와만 단독 인터뷰..이게 소통?
한겨레 "불편한 물음이 나오는 회견 대신 보수언론 골라 편한 인터뷰"
尹, 노조를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갈라치기'로 확실한 극보수층 지지세만 결집
野 "기득권을 내려놓는 자세는 대통령부터 보여야 할 것".."윤치주의 선포"
"가장 큰 기득권을 가진 것은 대통령·검찰·정부여당"
이경 "신년 기자회견 패스한 유일한 대통령..‘불통의 벽’ 쌓고 있어"

[ 정현숙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생략하더니 '조선일보'와만 단독 인터뷰를 가져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신년사에서 노동조합을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하고 노조와 타협한 기업에는 지원도 차별화해야 한다면서 강경대응 기조를 밝혀 '갈라치기'로 확실한 극보수층 지지세만 얻겠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위원들과 떡국으로 조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조선일보 1월 2일자 1면 기사 갈무리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로 방송된 신년사에서 윤 대통령은 "직무 중심 기업과 귀족·강성노조와 타협한 기업과는 지원을 차별화해야 한다"라며 "노사 법치주의를 출발점으로 해서 노사 및 노노 관계 공정성을 확립하겠다"라고 말했다.

소통을 내세우고 매일 아침 약식기자회견을 열던 것도 폐지하고 급기야 신년 기자회견마저 패싱한 윤 대통령은 이날 9분정도 원고만 읽고 취재진 질의응답 없이 빠져 나갔다. 신년사는 노조를 적대시하는 등 일방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그쳐 '불통 행보'라는 파장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 대신 조선일보를 선택해 인터뷰를 했다. 조선일보는 2일 1~5면을 할애해 인터뷰를 실었다. 조선은 “윤 대통령은 지난 12월 30일 오후 3시 30분부터 용산 대통령실 청사 3층 집무실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답변 자료 없이 자기 생각을 밝혔다”라고 전했다.

여타 매체들은 윤 대통령이 신년사로 떼우고 조선일보만 골라 인터뷰하면서 소통은커녕 불통의 행보를 보였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신년사의 내용 또한 노사 간 이견과 갈등을 조정하는 정부의 역할보다는 노동을 적대시하고 공권력을 동원해 힘으로 풀겠다는 점을 질타했다.

'한겨레'는 <기자회견 없이 9분 발표…참사 위로도 협치 메시지도 없었다>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불편한 물음이 나올 수 있는 새해 기자회견 대신 보수언론을 골라 편한 인터뷰를 한 것”이라고 조선일보 단독 인터뷰를 지적했다.

매체는 사설에서 윤 대통령의 노조 강경책 기조에 “강고한 정재계 기득권 카르텔에 대해선 한마디도 않는지 묻고 싶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좁다란 브리핑룸안에는 몇몇 수석비서관의 얼굴이 잠깐 비쳤을뿐 언론의 질문도, 지켜보는 기자도 없었다”라며 “들어야할 귀는 닫아버린 채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끝난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1면 기사에서 신년사 발표를 두고 “출입기자들의 참석도 없이 참모진만 배석한 가운데 9분 가량 낭독하고 끝났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불통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윤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기득권 유지와 지대 추구에 매몰된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운명이 달린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말하는 기득권이 누구인지 모르겠다. 전 정부와 야당인가, 노조인가. 아니면 국민들을 모두 적으로 돌리겠다는 심산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임 대변인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기득권을 가진 것은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과 정부 여당 아닌가. 기득권을 내려놓는 자세는 대통령부터 보여야 할 것이고, 그렇게 강조하는 법치는 정권 실세들에게도 적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윤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경제위기극복과 노동, 교육, 연금 3대개혁을 이야기했지만 방향도 구체적인 방법도 틀렸다”며 “지난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와 반성이 빠져있고, 국민적 공감과 사회적 합의라는 민주주의의 운영원리도 없다. 오판과 불통이 여전한 막무가내식 ‘윤치주의’ 선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신년사로 갈음하는 것을 두고 "대통령실을 이전하며 국민과 소통하겠다던 윤 대통령이 '불통의 벽'을 쌓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경 부대변인은 이날 '취임 후 첫 맞는 신년 기자회견을 패스한 유일한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대통령실은 신년 기자회견을 신년사로 대신하겠다고 예고했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하다못해 군부 출신의 노태우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을 했다. 이후 역대 대통령 가운데 당선 후 첫 신년 기자회견을 회피한 대통령은 없었다"라며 "신년 기자회견은 정부의 한해 국정 운영 목표와 계획을 대통령이 직접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자리로 대통령의 주요 책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지난 반년의 국정운영 결과가 부끄럽나. 닥쳐오는 경제위기 앞에서 국민에게 드릴 말씀이 없나"라며 "신년 기자회견을 피하겠다니, 나 홀로나 내 마음대로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박정희-전두환 군사 정권의 부끄러운 역사를 반복하지 말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