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초청하고 싶지 않았나..통상 야당 대표에게는 사전 유선 연락 또는 면담 등을 통해서 일정 협의
"오후 2시에 이메일 보내고 6시까지 답장 요구..과거 홍준표, 안철수 야당 대표들도 대통령 대규모 행사에는 불참"
천준호 "전화 한 통 없이 이메일 초대 방식 이해 안돼"..박정하 "좀스러워..특별대우 바라나"

[ 정현숙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주재한 신년인사회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불참한 것을 두고 여당은 특별대우를 바란다고 비난했다.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은 이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방문했다면서 최근 검찰 수사 앞두고 '친문 끌어안기'라는 시각으로 방점을 찍었다.

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인사회'에 입장하며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1.2 ⓒ연합뉴스
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인사회'에 입장하며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1.2 ⓒ연합뉴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실이 이메일 통보만으로 이재명 대표를 초대한 것에 “추측건대 용산 대통령실이 초청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3일 오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임 청와대 정무수석실 관계자들에게 확인해보니 통상 야당 대표에게는 사전 유선 연락 또는 면담 등을 통해서 일정 협의를 다 한다고 했다”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윤 의원은 “연말 계 모임 하더라도 그렇게 하지는 않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성의가 있었다면 충분히 협의하고 조율이 가능했을 일”이라고 밝혔다.

신년인사회에는 윤 대통령 부부와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한 5부 요인과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 직후 취재진 윤 대통령이 초청한 신년인사회 불참 이유를 묻자 "처음 듣는 얘기"라며 "여러 사람 인사하는 데 저를 오라고 했다고요?"라고 뜨악해했다. 협치를 위한 '영수 회담'도 아니고 여야 당 대표들만 부른 것도 아닌 수백 명이 모이는 형식적인 행사에 끼워넣기로 부른 윤 대통령의 처사에 대한 이 대표의 반응으로 읽힌다.

천준호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22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신년인사회에 초청한다는 이메일이 저희 대표 이메일로 오후 2시경 접수됐는데 오후 6시까지 회신 달라는 요청이 왔었다"라며 "저희는 예정된 일정이 있어서 참석 불가하다는 내용으로 회신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정된 일정 때문에 불참하게 된 것이지 굳이 피할 이유는 없었다"라며 “다만 안타까운 것은 야당 지도부를 초청하면서 전화 한 통 없이 이메일 띡 보내고, 덜렁 보내는 그런 초대 방식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대통령의 신년인사회 참석 요청을 두고 예의와 관례를 따지는 민주당의 모습이 좀스럽지 않은가”라며 “여야 공히 똑같이 참석을 요청하는 과정을 진행했음에도 특별대우를 바라며 불참의 핑계마저 대통령실로 돌리고 있다”라고 힐난했다.

임병도 시사평론가는 "수백 명이 오는 대규모 행사였고, 그마저도 이메일 초청이었다면 야당 지도부의 공식 행사 일정까지 취소하고 참석할 명분으로는 약하다"라며 "실제로 2018년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바른정당 유승민 대표, 2019년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2020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인사회에 불참했었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제1야당 대표가 협치를 위해 영수 회담을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이 무시하는 수순으로 거부하다가 다중이 모이는 신년인사회에 끼워넣기로 그것도 이메일로 통보한 것을 모욕적인 처사로 보고 있다.

네티즌 반응도 차갑다. "역대 정부 이래 유래 없이 200여 일 넘는 동안 영수 회담도 안 해놓고 이메일만 틱" "미 하원 1인자 펠로시 왔을 때도 봐라, 의전이란 것 자체를 모르는 초짜 무능 정부" "2시에 보내서 6시에 답변을 달라는 건 오지 말라는 거지?" "초대할 마음은 없는데 생색은 내고 싶고" "초청장도 영장 발부하듯이 하는군" "제1야당이고 다수당인 야당 대표한테 이메일 꼴랑 하나 보내고 말았다고? 싸가지를 쌈 싸 먹었나" "제1야당 대표가 극우 유튜버만도 못하나"

실제 극우 유튜버 안정권씨는 윤 대통령 부부의 초대장을 받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고 친누나는 대통령 홍보실에 발탁한 바 있다. 자유연대 김상진씨는 대통령 부부에게 추석 선물을 받았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안정권씨가 지난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당시 특별초청을 받았다며 초청장을 꺼내는 모습. 유튜브 갈무리자유연대 김상진씨에게 보낸 대통령 부부의 추석 선물
사진: 이재명 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2일 오전 부산시당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한 뒤 평산마을로 이동해 문재 전 대통령 부부와 오찬을 함께했다. 이날 자리에서는 특히 윤석열 정부 정책에 대해 민주당이 '민생·안보 위기', '민주주의 후퇴' 등으로 규정한 데 대해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 모두 공감대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은 현 정국에 대해 "민주주의가 퇴행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역사가 퇴행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며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가 후퇴하지 않도록 지켜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대표는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가 절대 후퇴해선 안 된다는 말씀에 공감한다. 나 또한 같은 의견을 드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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