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효과에 디지털 대전환 효과도 주목 … 변수는 중국 정부

[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중국 시장이 코로나19 봉쇄 완화 뒤 꿈틀거리기 시작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전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방역당국은 8일자로 코로나19에 적용했던 최고 강도의 방역조치를 해제하고 해외 입국자에 대한 시설 격리 및 입국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한 중국인도 다시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발표가 나온 지난해 말,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확 오르기 시작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아모레퍼시픽의 올해(발표 시점) 매출이 4조 1924억 원, 영업이익은 2063억 원으로 예상하고, 내년(2023년)에는 각각 10%, 76%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옥. (사진=연합뉴스)
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옥. (사진=연합뉴스)

교보증권 정소연 연구원은 "중국의 본격적인 리오프닝과 중국인 인바운드(외국인 국내 여행) 회복으로 면세 매출이 성장하고, 중국 내 일상생활이 복귀되면 화장품 소비 회복으로 이어지며 중국 내 매출 성장도 기대된다"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69.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조조정 효과로 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예측도 이익률 개선 전망에 힘을 보탰다. 한국투자증권 김명주 연구원은 지난해 말 "2019년 608개였던 이니스프리 점포는 올해 70~80개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해외 사업의 감가상각비는 2021년에 30% 이상, 2022년에도 38% 이상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전망의 실제 현실화 여부는 21일부터 시작될 중국 춘제 연휴 기간에 맞춰 중국인 대상 매출의 증가 여부를 살피면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화장품 매출이 해외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디지털 대전환'의 효과에도 관심이 모인다. 앞서 아모레는 경영효율화 작업으로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는 대신, 중국 이커머스와 온라인몰로 판매 채널을 다변화시킨 바 있다.

특히 2일에는 해외 61개국 소비자가 현지에서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신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글로벌 아모레몰'을 신설하면서 온라인 채널을 강화한 바 있는데, 이 채널은 글로벌 아모레몰에서 상품을 구입하면 한국에서 해당 상품이 현지로 직배송하는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어 중국 뿐 아니라 전세계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 지 주목된다.

이번 중국 매출 증가 여부는 아모레퍼시픽의 새 수장들의 검증대도 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말 지주사와 주력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며 김승환 사장을 아모레퍼시픽으로, 이상목 사장을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로 내정한 바 있다.

특히 김승환 사장은 그룹의 해외 비즈니스 확장 및 조직과 제도 혁신을 주도해 온 '전략통'으로 알려져 있으며, 취임 이후 아모레퍼시픽의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뉴 엔진 브랜드 디비전'과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뉴 마켓 디비전' 등 직속 부서 2곳을 신설하면서 공격적인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의 변덕스러운 전책 변화는 아모레 측에 부담이 될 수 있어 보인다. 실제로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라 한국이 입국 규제를 강화하자 주한 중국대사관은 "국내 지시에 따라 한국 주재 중국 대사관 및 영사관은 한국 시민의 중국 방문, 비즈니스, 여행, 진료, 국경 통과 및 일반 사설 사무류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10일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하락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반응이었고, 11일, 다시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오르면서 장기적으로는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는 분위기다.

신한투자증권 박현진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은 1조 1847억 원, 영업이익 610억 원으로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며 "국내외 리오프닝 효과로 이전 분기 대비 매출 감소폭을 줄이되, 중국 이익 회복이 소폭 예상된다"고 밝혔고, 한국투자증권 김명주 연구원도 "올해 중국의 구조조정 효과에 따라 해외사업의 영업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예상된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냈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