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잠재력 무한한 충북 유일의 겨울축제 폐기한 이유는?
이상한 여론조사 앞세워 '축소'에서 돌연 '폐지'
타 지역들 겨울축제 성공가도 속 '확대'...제천시는 폐지

[이슈진단 =뉴스프리존]박종철 기획취재본부장=대설·한파의 악천후 속에도 전국 곳곳의 겨울축제장은 몰려드는 관광객들의 열기로 한 껏 달아오른다.

이미 겨울 축제를 마감한 곳들은 대부분 대성공을 거뒀고, 진행 중인 축제는 연일 방문 관광객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축제를 준비 중인 여타 축제들은 타 축제의 성공 소식에 한 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얼음, 눈 등의 자연적인 요소가 구비되야 성공할 수 있었던 과거의 사례와는 사뭇 다른 현상이다.

코로나 이후 3년만에 다시 찾은 일상회복과 함께 맞이하는 겨울을 한 껏 즐기고 싶은 욕구가 이왕이면 볼거리와 먹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겨울축제장으로 향하는 이유 인 듯 하다.

매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는 화천산천어축제는 2년간의 공백이 무색하게 지난 7일 개장한 이래 8일 동안 60만명의 관광객 수를 돌파했다. 지난 주말과 휴일은 비와 눈이 번갈아 내리는 악천후에도 이틀간 10만이 훌 쩍 넘는 인파가 몰렸다. 이 추세로라면 올해는 100만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화천산천어축제에 비가오는 가운데도 많은 관광객이 축제장을 찾았다. (사진=연합뉴스)

평창송어축제는 10일만에 12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갔고, '겨울축제'라는 컨셉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충북 영동의 '곳감축제'에도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7만여 명이 축제를 찾았다. 영동군 집계 3일간 6억3천만 원의 수익을 거뒀다.

이밖에 오는 20일 개막하는 '대관령눈꽃축제'를 비롯해 20일부터 9일간 열리는 '인제빙어축제' 27일부터 5일간 열리는 '태백산눈축제' 등의 겨울축제가 기다리고 있다. 경기도는 '포천산정호수썰매축제' '가평자라섬씽씽축제' '안성동막골빙어축제' '양평산수유마을빙어축제' 등 줄줄이 겨울축제를 준비 중이다. 

이들 모든 겨울축제는 다양한 벤치마킹을 통해 지역 특색을 살린 겨울축제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수반하고 있다. 이제 코로나 등의 안전을 이유로 축제를 축소가거나 취소 또는 폐지하는 겨울축제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그동안 코로나로 침체된 지역경기를 살리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각 지자체들은 지역축제에 전폭적인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계절불경기를 극복하기 위해 겨울축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한 예로 2009년부터 치러온 경기도 '가평자라섬씽씽겨울축제'는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아도 얼음을 얼릴 수 있는 하천결빙시스템을 도입하면서까지 겨울축제의 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많은 지자체들이 겨울축제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지역경기활성화를 꼽는다. 겨울 기간 위축되는 지역경기를 겨울축제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지자체들의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다.  

# '제베리아'라는 지역특수성 있는데 왜 폐지 결정 

2020년 제2회 제천겨울왕국페스티벌 축제 모습 (사진=자료사진)

제천시는 지난 해 8.29.~9.1. 4일간에 걸쳐 충북 유일의 겨울축제인 '겨울왕국 제천페스티벌'의 폐지를 전재로 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민선8기 제천시장직 인수위원회의 폐지여론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2023년 겨울축제 추진 기본계획수립'이 그 이유다.

제천시가 실시한 여론조사는 '네이버 오피스 폼'이란 을 통해 이 메체의 모발일콜센터가 보유한 연락처 14,426명에게 문자 발송 및 지인에게 링크공유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네이버아이디를 로그인 한 후 설문에 참여하는 다소 복잡한 설문조사 방법이다.

'네이버오피스 폼'이란 설문조사방식은 네이버 사이트에 접속해 설문조사 폼을 찾아들어가 설문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일반 시민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설문조사다. 특히 중장년층 및 노인 등에게는 매우 어렵고 번거로운 방식이다.  설문조사는 30~50대에서 높은 참여율을 보인 것으로 나왔다. 

한편 제천시는 모바일콜센터가 보유한 연락처 14,426명에게 문자발송과 지인에게 링크공유를 유도해 응답한 9.5%의 시민 1,376명의 응답을 통해 계속개최 44.5%, 폐지 55.5%의 결과가 나왔고 폐지의견 중 65%가 외지방문객 유입효과를 체감하지 못한다는 답변이 나왔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이를 토대로 한 설문종합분석결과에서 제천시는 '개최, 폐지에 대한 여론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 축제 폐지는 무리가 있음. 기 성립된 예산과 설문결과를 반영 축소 추진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제천시는 이후 느닷없이  '겨울왕국 제천페스티벌'을 전면 폐지한다고 발표하면서 배정된 예산 16억원도 반납했다. 내년 예산도 반영하지 않았다. 수립된 예산을 반납하면서까지 축제를 폐지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결국 충북 유일의 겨울축제는 최소한 민선8기에는 열릴 수 없을 듯하다.  

제천시는 겨울축제 폐지 이유를 '기상이변으로 날씨를 예측하기 어렵고, 시민 설문조사 결과 시민들의 여론이 매우 부정적'이라는 이유같지 않은 이유를 내놨다.

다른 많은 지자체는 기상이변으로 인한 날씨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단 한 곳도 취소나 폐지하지 않고 겨울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그리고 모두 성공했거나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날씨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폐지의 이유가 되는 곳은 제천뿐이다.

또 '제천시민의 여론이 매우 부정적인 점을 고려했다'는 이유 또한 폐지를 정당화 하기 위한 궁색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 제천시가 실시한 여론조사는 (개최)44.5% : (폐지)55.5%로 비등하게 나타났고 이 여론조사 방식이나 형식이 제천시민의 뜻을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일상회복 단계에 들어서면서 그 동안 겨울축제를 진행하지 못했던 다른 지역의 겨울축제들이 다시 개최되는 상황이고 3년만에 개최되는 겨울축제에 많은 국민들이 참여해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을 볼 때 '겨울왕국 제천페스티벌' 겨울축제를 신중한 검토와 진단 없이 '폐지'를 결정한 것은 제천시 행정이 편협하고 안일하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

# 기존 2회 겨울축제 성과 폐지할 정도였나?

제1회 '겨울왕국 제천페스티벌'은 2019년 예산 5억7천만원을 투입해 43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갔고, 축제경제효과는 21억원으로 집계됐다.

제2회 '겨울왕국 제천페스티벌'은 2020년 예산 12억원을 들여 86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가 전년대비 100%의 성장을 거뒀다. 축제경제효과도 39억원으로 약 2배 증가했다. 외지관광객 소비매출액은 전년 대비 13%가 증가했다.

이는 중부권 유일의 겨울축제인 '겨울왕국 제천페스티벌'이 그만큼 성공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외지관광객 유입효과를 체감하지 못했다는 반응은 다분히 편협적이고 자의적인 분석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제천시가 여론조사 형식을 빌어 전임 시장의 흔적 지우기를 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상인은 "겨울에 제천을 보러 일부로 오는 관광객이 얼마나 있는가? 오더라도 케이블카나 타고가고 단양으로 가는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제천에 겨울축제를 할 때는 그래도 외지인들이 북석거리고 장사도 도움이 됐었는데 특별한 이유없이 폐지하는 것은 상인들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겨울축제를 사정에 따라 취소할 수도 있고 폐지할 수도 있다. 축제로 인한 경제효과가 미약하고 다분히 전시적인 것이라면 마땅히 수술대에 올려야 한다. 하지만 그 이 전에 면밀한 분석과 공정한 여론을 반영해야 하는 것이 시민의 뜻을 존중하는 자세다'는 조언도 있다.

제천시는 코로나19 직전 개최된 겨울 축제에 대해 100만 명 이상이 다녀간 성공 축제였다고 자평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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