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추락여객기' 한국인 추정 시신 2구 확인…블랙박스도 수거

2017년 네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모습.
2017년 네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모습.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트레킹하던 한국인이 숨진 채 발견됐다.

16일(현지시간) 네팔 교민사회에 따르면 전날 안나푸르나의 트레킹 코스 중 한 곳인 '토롱라 패스'에서 한 여행객이 50대 한국 여성 김모씨의 시신을 발견해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토롱라 패스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개로 불리는 곳으로 해발 5천m가 넘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네팔 경찰은 김씨가 소지한 서류 등을 통해 구체적인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한 소식통은 "해당 여성은 가이드 없이 홀로 트레킹을 하다가 사망했다"며 "고산병을 겪다가 쓰러져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현지 구조 당국은 헬리콥터를 보내 시신을 수습하기로 했으며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안나푸르나 트레킹 코스에서는 2019년 1월 한국인 교사 4명이 하산하다가 눈사태에 휩쓸려 사망한 바 있다.

안나푸르나는 전날 한국인 2명 등 72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추락한 포카라와 가까운 곳이기도 하다.

네팔 사고기가 추락하기 직전에 승객이 기내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이 발견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16일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 인도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인도인 소누 자이스왈 씨가 항공기에서 송출한 라이브 방송 영상이 페이스북에서 발견됐다.

약 1분 30초 길이의 동영상 속에는 사고기가 소속된 예티항공의 로고가 등장하고, 좌석 등받이에는 네팔의 보험회사 광고판도 보인다.

동영상은 촬영자 본인과 다른 승객 서너 명을 비추기도 하고, 창문 밖으로 보이는 포카라 주거지를 비추기도 한다. 승객 중에서는 "너무 재밌다!"고 외치는 소리도 들린다.

그러다 분위기가 급변한다. 동영상 속 문제의 비행기가 급격하게 왼쪽으로 기울다 균형을 되찾는가 싶더니 바로 영상이 급격하게 흔들리고, 승객들의 짧은 비명이 들려온다.

동영상 촬영 카메라가 어딘가에 떨어진 듯, 그 주변에서 화염이 솟아오른다. 화염만 약 30초간 계속되는 사이 신음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해당 동영상이 실제로 15일 네팔 포카라 공항 인근에서 추락한 네팔 예티항공 소속 ATR72기에서 찍힌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네팔 여객기 추락 현장서 수색 작업 벌이는 구조대원= 15일(현지시간) 여객기 추락사고가 발생한 네팔 포카라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날 포카라의 신축 국제공항 인근에서 한국인 2명 등 72명을 태운 네팔 예티항공 소속 ATR72기가 추락했다. 당국은 사고 직후 시신 68구를 발견했으며 아직 4명의 생사는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네팔 여객기 추락 현장서 수색 작업 벌이는 구조대원= 15일(현지시간) 여객기 추락사고가 발생한 네팔 포카라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날 포카라의 신축 국제공항 인근에서 한국인 2명 등 72명을 태운 네팔 예티항공 소속 ATR72기가 추락했다. 당국은 사고 직후 시신 68구를 발견했으며 아직 4명의 생사는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동영상 촬영자의 사촌은 타임스오브인디아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사촌이 사고기에 탑승했으며, 탑승 직후부터 페이스북에서 라이브 방송을 했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 사고 발생 직후에는 사고기가 활주로로 접근하면서 거의 뒤집힐 듯이 기우뚱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미디어 등에서 급격히 확산했다.

이 동영상을 촬영한 포카라 지역주민은 AP통신의 영상부문 계열사 APTN에 "비행기가 갑자기 기울었다. 전투기가 미사일을 피하는 모습 같았다"며 "그걸 보고 비행기가 딱 봐도 우리 집이나 그 근처로 떨어질 것 같아서 충격받았다. 저게 떨어져서 오늘 모든 게 끝장나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걸 생각하니 머리도 정지되고, (동영상을 찍던) 손도 그냥 떨구고 말았다"고 중간에 촬영을 중단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엄청난 폭발이 일면서 마치 지진이 일어난 듯 땅이 흔들렸다고도 증언했다.

몇몇 전문가는 사고 항공기가 일부 계산 착오로 착륙 중 공중에서 실속(失速·stall)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조종사들이 포카라 공항의 희박한 공기를 미처 고려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항공 전문가인 론 바취 사우스퍼시픽대 교수는 이날 호주 방송사 나인네트워크의 아침방송 투데이쇼에서 사고 원인에 대해 "항공기가 유체역학적 실속 상태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높은 고도 탓에 공기 밀도가 희박한 곳에서는 더 빠른 속도로 날아야 양력을 유지할 수 있다. 네팔 공항의 이착륙이 어렵기로 악명 높은 이유"라며 "조종사가 착륙을 준비하면서 속도를 너무 줄였을 수 있다. 이런 경우 공기가 희박한 곳에서는 실속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포카라 공항은 해발 822m 높이에 있다. 희박한 공기 밀도 외에도 히말라야 산맥의 주요 봉우리에서 거리가 매우 가깝고 바람·안개 등 날씨도 급격하게 변하는 특성이 있어 착륙이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사고기인 예티항공 ATR72기는 전날 승객 68명과 승무원 4명 등 총 72명을 태우고 포카라 공항 활주로에 진입하던 중 추락했다. 한국인도 2명이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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