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몇 년 째 다리가 아파 잘 걷지 못합니다. 아니 잘이 아니라 거의 걷지 못합니다. 그래서 일요일 아침 교당에 법회(法會)를 보러 가는 것 외에는 거의 집에서 지냅니다. 몇 년 째 좋아하는 여행도 한 번 못 가는 ‘방콕’ 신세이지요.

그래서 제가 만나야 할 분이나, 저에게 볼 일이 있으시면 모두 저를 찾아오시거나 아니면 전화를 하십니다. 그런데 전화를 주시는 분은 이구동성(異口 同聲)으로, 아프다더니 목소리가 젊은이 못지않게 활기차다고 하시지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저는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라고 생각하고, 언제나 <하하하하>하고 큰 소리로 웃기 때문일 것입니다. 꽤 이름이 높은 권위 있는 의사 선생님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건강에 대한 대중 강연을 하시면서, 그 의사 선생님이 사람들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입니다.

“이것 먹으면 오래 삽니다. 이것은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잠시 생각하며 웅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한 분이 손을 번쩍 들고 말했습니다. “밥입니다. 밥 많이 먹으면 오래 살지요. 밥이 최고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유쾌하게 웃었지만, 강사가 원하는 답은 아니었지요. 또 한 분이 말씀하십니다. “욕입니다. 욕 많이 먹으면 오래 살지요.”라고 말해 또, 한 번의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사람들이 다양한 답을 쏟아낼 때 강사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답은 나이입니다. 나이 많이 먹으면, 오래 사는 거잖아요.”

두 번째 질문입니다.

“이거 먹으면 죽습니다. 이것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답도 ‘나이’ 었습니다. 그러니까 나이 먹으면 오래 살고, 나이 먹으면 죽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두 가지 질문은 ‘어떤 사람은 나이 먹으며 죽어가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나이 먹으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같은 것을, 보면서 다른 생각을 합니다. 같은 경험을 하고, 같은 것을 보고 들어도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 들이느냐 에 따라서 사람들은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지요.

아프리카에 시장 조사를 간 두 명의 신발 회사의 영업 사원 이야기입니다. 두 명의 영업 사원이 아프리카에 갔습니다. 신발 회사 직원이었던 그들은 아프리카 사람들을 대상으로 신발을 팔기 위해 시장 조사를 나갔던 사람들이었지요. 그들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모두 맨발로 다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은 회사에 이런 보고서를 씁니다. “아프리카 사람 중에는 신발을 신고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프리카에는 신발을 팔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 사람은 이렇게 보고서를 썼습니다. “아프리카 사람 중에는 신발을 신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신발의 필요성을 조금만 일깨워주면 무궁무진한 시장이 개척 될 것 같습니다.”

우리는 항상 같은 것을 보면서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무엇을 보느냐 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본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가 더 중요한 것이지요.

난관에 좌절하며 한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안 되는구나! 나는 왜 이렇게 운이 없을까?” “정말 안 되는 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네” 하지만 똑같은 상황을 기회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요. “이것 때문에 나에게 까지 기회가 온 것이구나!”

“이것만 해결하면 큰 행운인데,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여기서 힘들어하겠군! 이게 나에게 기회야!”

어떻습니까? 같은 것을 보면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세상은 내 마음먹기에 달렸다.’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오늘 내가 어떤 마음을 먹고 사느냐 에 따라 우리 인생도 그렇게 됩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하나는 거울을 보면서 늙어가는 자신을 한탄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과거를 생각하며, 예전에 멋있고 예뻤던 기억을 떠올리며 우울한 오늘 하루를 보내는 것이지요. 오늘은 우리가 살아온 날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날입니다.

오늘에 대한 또 한 가지의 선택은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며 오늘을 즐기는 것입니다. 오늘은 내가 살아갈 날 중, 내 인생에 가장 젊은 날입니다. 그러면 나는 젊음을 즐기며 앞으로의 인생을 의미 있고 행복하게 살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같은 오늘이 주어졌습니다. 어떤 오늘을 선택하느냐 가 바로, 우리의 인생이지요. 어느덧 제가 80 중반에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저는 언제나 ‘몸은 늙어도 마음은 청춘’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젊은 날이 오늘입니다. 모두 마음이 청춘 답게 크게 웃으며, 젊음을 누리며 신바람 나게 죽음을 향하여 달려가면 어떨까요!

단기 4356년, 불기 2567년, 서기 2023년, 원기 108년 2월 1일

덕산 김덕권(길호) 합장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