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유지웅 기자= 대전 동구에 소재한 조선시대 사육신 박팽년 선생의 유허가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동구청은 해당 사실을 알면서도 오랜 기간 방치해 주민들과 외지 손님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박팽년 선생은 조선 시대 초기 문신으로 사육신 중 한 사람이다. 선생은 회덕현 출신으로 현재로 치면 동구 가양동에서 나고 자랐다.
문제는 조선을 대표하는 선비이자 충신인 박팽년 선생의 유허가 대전 동구청의 무관심과 관리 소홀로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전 동구에는 총 18개의 시 지정 기념물이 있고, 박팽년 유허는 대전시기념물 1호다.
무엇보다 박팽년 유허는 동구청이 관리하기 편한 입지에 있다. 대전 동구 가양동에 주소를 두고 있고, 대전보건대학 등이 있어서 쓰레기 불법 투기를 막는 캠페인과 고정형 CCTV 설치 만으로도 쉽게 관리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도 유허 담장에는 쓰레기가 수북하게 쌓인 채 일 년 내내 방치되고 있다.
주민 A 씨는 “동구청이 쓰레기 불법 투기 단속 안내문을 붙여 놓지만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이며, 주민들이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도 담지 않은 채 마구잡이로 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구청에서 조금만 관심을 둔다면 우암사적공원이나 대전 회덕 동춘당처럼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되어 지역 명소가 될 수 있는데 왜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주민 B 씨는 “작년인가 동구에서 예산을 세웠다고 하던데 어디에 썼는지 모르겠다, 제대로 집행한 게 맞는지 의문스럽다”며 “박희조 동구청장이 한 번이라도 와 보면 대전시기념물1호가 쓰레기로 뒤덮인 모습이 부끄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유허를 찾은 외지 방문객 C 씨는 “대전에 뿌리공원도 있고 충효의 고장이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방학을 이용해 찾았는데 쓰레기만 가득한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며 “뿌리공원에서 좋았던 기억까지 나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전 동구는 박팽년 유허 주변 정비를 위해 2020년도부터 연간 약 1억 원씩 3년 동안 총 2억9500만 원의 예산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의 불만과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폭발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전 동구청 담당 부서는 “바로 현장을 방문해 시정 조처하겠다”며 “사업 분분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해 잘 이뤄지도록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적지 내에서 문화재청 허가 없이 동물을 사육하거나 쓰레기 투기, 무분별한 토지 활용은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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