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역대 FIFA월드컵 공인구 탄생과 변천사

▲FIFA월드컵 공인구의 탄생

4년 마다 개최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은 우승국과 함께 새로운 스타 탄생 등 많은 이슈에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다름아닌 대회에 사용되는 공인구다. 이는 사용 공인구가 경기력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FIFA월드컵에 공인구 제도가 도입되기 전까지 출전국들은 사용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날선 신경전을 펼쳤다.

그 대표적인 예는 1930년 제1회 우루과이 FIFA월드컵으로서 결승전에서 맞붙은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였다. 두 팀은 당시 사용구 개념이 없는 상태에서 자국 사용구 주장을 굽히지 않아 결국 FIFA의 중재로 전·후반 각각 양국이 사용했던 볼로 경기를 소화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결과론이지만 이로 인하여 후반전 자국의 애호볼을 사용한 우루과이가 전반 1-2 열세를 극복하고 4-2 역전승을 거두며 대망의 우승을 차지, 이후부터 FIFA월드컵 사용구에 대한 경기력 영향력이 대두됐다.

하지만 FIFA월드컵 사용구는 각 대회마다 다른 가운데 한동안 사용구에 대한 개념은 묻혀졌다. 그러나 FIFA가 FIFA월드컵 공인구 사용을 뒤늦게 깨닫고 1970년 제9회 멕시코 FIFA월드컵부터 세계적 스포츠사인 아디다스와 손잡고 최초로 FIFA월드컵 공인구를 제작, 공인구 제도는 정착됐다. 당시 TV속의 별이라는 애칭을 가졌던 5각 6각형의 점박이 사용구 '텔스타(Telstar)'는 TV 중계에 최적화 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역대 FIFA월드컵 공인구 (자료제공=FIFA)
역대 FIFA월드컵 공인구 (자료제공=FIFA)

천연 가죽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현대적 축구볼로 혁명이라고 까지 일컬어지는 '텔스타' 탄생은 성능면에서 인정을 받으며, 1974년 제10회 서독 FIFA월드컵에서도 공인구로 채택되는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이후 FIFA월드컵에서의 공인구는 아디다스사의 독점물이 된채 개발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 1978년 제11회 아르헨티나 FIFA월드컵에서는 더욱 개량된 시각적인 면까지 고려한 아르헨티나 고전 춤을 형상화 한 삼각 무늬의 방수 기능을 겸비한 활력, 우아, 열정을 상징한 공인구 '탱고 리버플레이트(Tango River Plate)'를 제작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공인구의 아쉬움

그렇지만 두 대회 공인구는 외형적인 디자인 면에서 흰색과 검정색 조합 점박이 형태의 고전적인 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어 1982년 제12회 스페인 FIFA월드컵 사용구는 '탱고 에스파냐(Tango Espana)'다. 최초로 천연 가죽과 폴리우레탄 소재를 결합하여 탄력과 반발력을 더한 '탱고 에스파냐'는 기존의 '텔스타'와 '탱고 리버플레이트' 보다 진일보한 변화를 가져온 공인구였다. 이어 공인구에 획기적인 전기를 가져온 대회는 다름아닌 1986년 제13회 멕시코 FIFA월드컵 공인구인 '아즈테카(Azteca)'였다.

스페인 FIFA월드컵 공인구인 '탱고 에스파냐'의 삼각무늬에 멕시코 고대 아즈테카 벽화문양을 형상화 한 '아즈테카'는 개최도시의 고지대 지형 특성을 고려한 습한 기후 및 딱딱한 지표면을 최대한 고려하여 제작되었다. 또한 최초의 인조피혁 공인구로서 탁월한 탄력성을 보여줬다. 이와 같이 FIFA월드컵 공인구의 끊임없는 변화는 1990년 제14회 이탈리아 FIFA월드컵 공인구 '에투루스코 유니코(Etrusco Unico)'를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20개의 탱고 문양 안에 이탈리아의 장엄한 고대 유적인 에투루리아 사자머리 문양이 삽입되었던 '에투루스코 유니코'는 볼 내부에 폴리우레탄으로 된 폼을 첨부해 탄성과 방수력을 강화한 것이 특징으로 역대 공인구 중에서 가장 높은 방수효과와 최고의 속도를 지향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만큼 FIF월드컵 공인구는 개최국(도시 포함)의 지형과 기후 등은 물론 선수들의 경기력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어 축구를 보고 즐기는 재미를 증대 시켰다. 또한 공인구 변화에 따른 축구 발전 역시도 성취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분명 FIFA월드컵 공인구 탄생에 의한 끊임없는 변화는 FIFA월드컵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FIFA월드컵을 앞두고 탄생되는 공인구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탄생되는 공인구는 가격 대비에 관계없이 지구촌의 인기 상품으로 부각되어 있다. 그 중 볼 표면에 기포강화 합성수지 소재를 처음 사용 탄력과 반발력을 향상시킨 1994년 제15회 미국 FIFA월드컵 공인구인 '퀘스트라(Questra'도 포함된다.

'퀘스트라'에 이어 선을 보인 공인구는 1998년 제16회 프랑스 FIFA월드컵 첫 컬러 공인구 '트리콜로(Tricolore)'다. 프랑스 국기 3색으로 탱고 무늬 구성으로 수닭을 형상화 한 컬러 디자인으로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신택틱 폼(Syntactic foam)이라는 첨단 신소재(기포강화 플라스틱)를 개발, 적용하여 볼 외피를 매끄럽게 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 한 '트리콜로'는 볼의 수축력과 반발력을 극대화시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FIFA월드컵 공인구의 첨단소재 적용 등에 의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기존 일명 '탱고' 디자인의 공인구 틀을 깨버리는데 혁신적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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