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첨단과학 결정체로 탄생하는 FIFA월드컵 공인구, 그 끝은?

▲ 공인구의 혁신

2002년 제17회 한·일 FIFA월드컵 공인구 '피버노바(Fevernova)'는 기존의 '탱고' 디자인을 탈피한 공인구이다. 개최국인 한·일 양국의 전통적 색상을 담아내었을 뿐만아니라 가죽과 비닐 재질이 아닌 '하이솔리드 폴리우레탄'를 활용한 제작 기법으로 볼 표면의 반발력은 물론 탄력, 탄성이 강화되어 정확하게 볼 컨트롤과 아울러 진행방향을 쉽게 예측할 수 있도록 하여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한편으로 '피버노바는' 이전의 공인구인 벌집형 이른바 32패널 구성의 '탱고'와 동일했으나, 축구의 열기(Fever)와 환하게 빛나는 신성(Nova)의 합성어인 불꽃무늬 디자인만은 달랐다.

따라서 '팀 가이스트'는 역대 FIFA월드컵 공인구 중 많은 인기를 구가했으며, 결승전 사용구는 경매에서 역대 공인구 중 최고가(240만 달러, 한화 약 240억원)의 공인구로 낙찰되며 유명세를 치루기도 했다. 아울러 독일 FIFA월드컵에는 처음으로 결승전 전용 공인구 제도가 도입 되었는데 사용된 볼 명칭은 '팀 가이스트 베를린(Team Geist Berlin)으로서 외부 디자인은 FIFA월드컵 트로피의 색상인 금색으로 제작 되었으며, 결승전 장소와 시간이 적혀있는 과거의 FIFA월드컵 공인구와는 의미성이 다른 특별한 볼이었다.

이어 2010년 제19회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FIFA월드컵에서 사용된 공인구 명칭은 '자블라니(Jabulani)'다. 남아공 언어인 '축하한다'라는 뜻을 지진 '자블라니'는 흰바탕 위에 아프리카 정신과 요하네스버그 사커 스타디움을 상징하는 4개 황금색 삼각형 모양과 11개의 다른 색깔을 사용하여 제작되었으며, 미끄럼 방지를 위해 공인구 역사상 최초로 볼 표면에 미세한 특수 돌기 기법을 적용했다. 이는 골키퍼를 배려했다는 점과 더불어 선수들의 볼 트랩핑에 있어서 안정감을 제공했다는 점은 호평을 받았지만, 슈팅·킥 등 시도시 공기 저항을 많이 받고 공의 회전율도 낮아 볼의 궤적에 불균형은 물론 흔들림이 그 어떤 공인구 보다 심했다는 점에서 공인구 역사에 가장 불명예를 안고 있다.

남아공 FIFA월드컵에서도 결승전에서 공인구가 사용되었는데 그 명칭은 '조블라니(Jo.burg)'였으며, 이는 결승전 개최 도시인 남아공 수도인 요하네스버그 별칭인 'Jo.burg' 및 '황금의 도시'를 의미하는 뜻으로 붙어졌다. 이만큼 FIFA공인구는 FIFA월드컵 조직위원회와 아디다스사가 개최 국가와 도시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제작됐고, 명칭도 이에 비롯됐다. 하지만 2014년 제20회 브라질 FIFA월드컵 공인구인 '브라주카(Brazuca)는 달랐다.

▲ 공인구의 2원화

이는 공인구 '조블라니' 명칭은 FIFA월드컵 조직위원회와 아디다스사가 아닌 브라질 축구팬들의 공모로 결정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실로 획기적인 일로서 '브라주카' 뜻은 '브라질인'이라는 포르투갈어로서 남아공 FIFA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의 단점을 최대한 개선하기 위하여 2년 6개월여 동안 엄정한 테스트를 거친 후 탄생됐다. 공인구 역사상 가장 적은 6개의 동일한 패널로 이루어진 독특한 대칭 구조의 '브라주카'는 볼 전체의 미세한 돌기는 더 나은 터치감과 그립감, 그리고 안정감을 갖췄다.

뿐만 아니라 각 패널을 따라 브라질 전통의 '소원 팔찌'를 상징하는 오렌지, 초록, 파랑 색상을 가미 브라질인의 열정을 표현해 내며 역대 공인구 중 가장 아름다운 디자인의 공인구로 평가받고 있다. 실로 '브라주카'는 더욱 완벽해진 구형에 의한 정확성이 장점이었으며, 또한 볼의 무게도 3g이 가벼워져 공인구 진화에 또 하나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또한 브라질 FIFA월드컵 결승전 사용구는 녹색, 금색 및 검은 색상으로 디자인 된 '브라주카 파이널 리우(Brazuca Final Rio)였다.

FIFA월드컵 공인구 제도 도입 48년째를 맞는 2018년 제21회 러시아 FIFA월드컵 공인구는 텔레비젼 스타라는 뜻과 함께 2018년을 의미하는 18을 합성한 '텔스타 18(Telstar 18)'이었다. '텔스타 18'은 1970년 멕시코 FIFA월드컵 공인구 오리지널 '텔스타'를 기념하여 나온 무채색 디자인 패턴 볼로서 6개의 다각형 패널로 이루어져 IT 기술을 접목 볼 내부에 NFC(근거리무선통신) 칩을 내장 스마트폰을 통해 경기 데이터 조회를 가능토록 했다는 점이 공인구에 새로은 특징으로 대두됐다.

아울러 러시아 FIFA월드컵 특징 중 또 하나는 결승전 공인구 사용 제도가 폐지되고, 토너먼트 단계부터 '텔스타 18' 공인구 검은색 부분을 러시아 상징색인 붉은색 톤의 색상으로 변형시킨 '텔스타 메치타(telstar Mechta)'로 대체 했다는 점이다. Mechta는 러시아어로 '꿈'을 의미한다.

▲ 2026년 북중미 FIFA월드컵 공인구 관심 집중

2022년 카타르 FIFA월드컵 공인구 '알 리흘라'. (사진제공=FIFA)
2022년 카타르 FIFA월드컵 공인구 '알 리흘라'. (사진제공=FIFA)

이어 2022년 카타르 FIFA월드컵 공인구는 아랍어로 여정(The Journey)이라는 뜻의 '알 리흘라(Al Rihla)'였다. '알 리흘라'는 보다 구 형태에 가깝게 20장의 패널로 형태와 질감의 안정성과 정밀도를 높였으며, 한편으로 FIFA월드컵 공인구 최초로 친환경 수성 잉크와 수성 접착제를 이용한 폴리우레탄으로 처리했고 골프공처럼 표면에 돌출 가공을 해 공기저항과 속도, 회전력을 향상시켰다. 또한 내부에도 첨단 IT기술을 적용, 공의 속도와 방향·각도 등 위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관성센서(IMU)가 내장되어 있다. 

관성센서로 파악한 공의 위치 정보는 카타르 FIFA월드컵에서 도입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에 쓰였고, 이를 통해 비디오 판독(VAR)을 대신해 오프사이드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알 라흘라'는 공에 NFC 칩을 넣었던 러시아 FIFA월드컵 공인구 '텔스타 18'보다 한 단계 발전한 셈이다. 이같은 '알 리흘라'는 FIFA월드컵 본선 경기에서만 사용됐다. 이만큼 FIFA월드컵 공인구는 디자인부터 공의 성능까지 단순했던 초창기 시대를 벗어나 현재 첨단 재질과 IT 기술까지 접목시켜 제작되고 있다.

그야말로 축구에 과학화가 장착된 것이다. 이에 선수 역시 기술 발전이 뒷받침 되고 있다. 하지만 FIF월드컵 공인구는 남아공 FIFA월드컵 공인구인 '자블라니' 외에 주로 수비적이기 보다는 공격적인 면에 초점이 맞춰진 공인구가 탄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비 선수와 골키퍼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공인구다. 그렇다면 2026년 북중미(미국, 카나다, 멕시코) FIFA월드컵의 공인구는 과연 어떤 명칭과 디자인, 그리고 재질, IT 기술이 접목된 공인구가 탄생될까. 벌써부터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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