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비싼 업체가 1위, 조합장 설명 없어 ... 조합원들 심사기준 없어 '답답하다'
기부채납 '기반시설 공공청사' 업체 선정 '적격심사표' 합리적 기준의 심사인지 의문

[서울 =뉴스프리존] 김은경 기자 = 시공사와의 갈등으로 공사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다가 '부동산 1-3 정책'의 수혜 속에 '분양 안정' 궤도에 오른 둔촌 주공 재건축 조합이 이번에는 기부채납 ‘기반시설 공공청사' 입찰 업체 선정 문제로 조합원들의 근심을 사고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있는 둔촌주공조합 사무실 쪽에서 바라본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사진=김은경 기자)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있는 둔촌주공조합 사무실 쪽에서 바라본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사진=김은경 기자)

둔촌주공 조합은 최근 기부채납하는 기반시설 ’공공청사' 입찰에서  6개 업체가 참여했다. 그중 최고가와 최저가를 써낸 두 업체가 1,2위로 선정되어 다가오는 3월4일 총회 안건으로 올려졌는데 문제는 1위 업체가 2위업체 보다 1백억 원 가량 높다는 점이다.

이에 조합원들은 조합 카페에서 업체 선정과 관계된 여러 문제들을 지적하며 '합리적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쟁점은 두가지다. 1위 업체와 2위 업체 금액 차이가 백억이라는 것, 1위 업체 부채율이 22년도 기준 약 150프로인데 조합 측이 올린 총회 책자 <업체평가비교표>에 1위 업체 부채율 21년도 기준인 약 ‘70프로’가 박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채비율은 업체 선정 심사에서 평가 기준으로써 높은 점수를 반영한다. 즉 ‘부채율 75프로 미만’ 일 때 점수 10점을 준다. 그러므로 <업체평가비교표>에 부채율 '70프로' 수치가 올려진 'ㅂ업체’가 1위 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70프로 수치가 최근이 아닌 21년도 기준이란 점이다. 2위 'ㅈ업체'는 부채비율 약 78프로를 기록해 점수 5점을 받았다.

둔촌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기부채납 공공청사 업체 입찰 선정 ‘업체평가비교표’ 3월4일 개최될 총회 책자 일부(사진편집=김은경 기자)
둔촌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기부채납 공공청사 업체 입찰 선정 ‘업체평가비교표’ 3월4일 개최될 총회 책자 일부(사진편집=김은경 기자)

이에 조합원 A씨는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1기·2기 전임 조합장들이 밀실에서의 이권 개입 문제가 있었고,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로 인해 조합원들 정신적 물질적 피해와 고통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며 "추가 부담금의 '추'자만 나와도 놀란다. 지금의 3기 조합장은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고 현재 변호사 업을 하는 분이다. 조합장 선거 때 “법과 원칙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렇게 조합원들 신뢰와 기대 속에 선출된 분인데, 1위 업체 밀어주기까지 했다는 의혹이 일어나지 않게끔 다수 조합원들에게 선정 과정 투명 공개와 백억이나 비싼 업체 1위 선정에 대해 납득이 가는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합원들의 알 권리에 대해 강조했다.

'적격심사표'에 올려진 1위 'ㅂ업체' 부채율은 약 70프로인데 'N증권' 및 기타 자료에 따르면 22년도 부채율 150프로 기록이 확인된다. 조합원들은 카페에 자료를 공유하며 "이건 또 무슨일 인가" 하고 '갑론을박' 하는 중이다. 해당 업체 홈페이지에도 그 어디에도 '70프로'라는 수치는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무재표는 기업이 의무적으로 공개하게 되어있다. 출처=인터넷 (사진편집=김은경 기자)
재무재표는 기업이 의무적으로 공개하게 되어있다. 출처=인터넷 (사진편집=김은경 기자)

한편 국회의원을 지낸 박승환 조합장은 올 해 1월 한국수자원공사의 새 수장 후보군에도 올라 있다. 그는 '친이계'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기자는 박 조합장을 만나러 전화도 하고 세 차례 사무실을 갔으나  만나기가 어려워 결국 문자로 질의서를 보내 겨우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박 조합장과의  질의응답이다.

둔촌 주공 조합 사무실 입구에는 재건축 아파트단지 모형도가 전시돼 있다. (사진=김은경 기자)
둔촌 주공 조합 사무실 입구에는 재건축 아파트단지 모형도가 전시돼 있다. (사진=김은경 기자)

전 집행부와 시공사 갈등으로 공사중단까지 겪어 조합원들 분당금이 가중되어 힘든 상황이다.
기부채납 '공공업무시설' 기반공사에 100억원이나 차이나는 업체(ㅂ업체)를 1위로 올려놓은 이유가 무엇인지

-입찰 안내서의 적격심사표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었고, 상임 이사들 확인과 이사회  심의를 거쳐 'ㅂ업체‘가 1위, 'ㅈ업체'가 2위로 선정되어 총회에 두 업체가 상정되었다.

심사 배점표에 문제가 없는지, 또 심사기준은 누가 만든건지 

-심사기준은 종전 집행부에서 선정했던 CM사가 초안을 만들었고, 그간 운영해 왔다. 심사표는 이번 입찰을 위하여 조합 이사회에서 논의해서 만든 것이고, 문제가 없는 것으로  사료된다.

한 업체에 몰아주기 위한 채점표가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데

-적격심사표가 어떤 특정업체를 염두에 두고 작성되었다는 주장은 전혀 납득하기 어렵고, 그럴 수도 없다. 모든 절차는 공고된 입찰기준에 따라서 투명하게 진행되었으며, 일부 탈락된 업체의 주장 때문에 조합원 총회에서 선택되는 시공업체 선정에 차질이 발생해서는 안된다.

’적격심사표’에 1위 업채 부채율이 약 70프로였지만, 2022년 이 업체의 부채율은 약 150프로인데 확인하고 심사했는지

- 'ㅂ업체’의 부채비율은 두 개의 신용평가 기관에서 제출한 자료에 근거하여 21년 기준으로 75%다. 자회사를 포함한 ㅂ 업체의 전체 부채율은 150%라고 알고 있다. (이는)22년도 부채비율이다 . 23년도 조사는 발표 안됐다. 해마다 3월기준 조사결과가 나온다.

1위 업체가 백억 원 비싼 문제에 대한 답은 없었다. 부채율에 대해서는 21년도 기준 75프로라고 설명했지만 자료를 제시하지는 않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부채율 150프로에 대해서는 “자회사 포함 전체 부채율”이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추가 질의 ①입찰가 기준·최저가 기준으로 1위 업체와 6위 업체가 어떻게 같은 점수를 받을수 있는지 ② 100억 비싼 'ㅂ업체’에 대해 비상근 이사들도 찬성한건지 ③ 카페 등 여러 채널에서 조합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는데 아시는지, 또 이에 대해 해소할 방안은 있는지 물었고, 이는 후속 기사에 반영할 예정이다.

다음 둔촌주공 조합의 '기술 상근이사' B씨에게 같은 날 전화를 했다. 그는 기자라고 하니 전화를 뚝끊어 문자로 "150프로 부채율에 대해 알고도 지적을 안한건지, 몰랐는지, 기술이사님은 이 부분 꼭 확인을 해야 하는 역할 아니신지" 등의 질의를 남겼으나 아직까지 답이 없어 후속 기사에 함께 반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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