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세요!

꽃의 향기는 십 리를 가고, 말의 향기는 천 리를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막말의 시대인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특히 정치권에서 말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막말 정화운동’을 벌릴 때가 온 것 같네요.

어느 추운 겨울날, 살을 에는 듯한 엄동설한(嚴冬雪寒)에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 헐벗은 모습으로 지하철 계단에서 「나는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입니다.」라는 팻말을 목에 걸고 지나기는 행인에게 구걸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구걸하는 행인을 그냥 지나쳐 갈 뿐, 누구도 그에게 돈을 주지 않았지요. 이것을 지켜보던 허름한 옷차림의 어떤 남자가 그 시각장애인에게 다가가, 목에 걸려있던 팻말을 벗겨, ‘나는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입니다.’를 지우고, 다른 말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러자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놀랍게도 맹인 앞의 깡통에 동전으로 가득 차고 말았습니다. 그 남자는 시각장애인 목에 걸려있던 팻말에다. 『곧 봄이 오지요. 그러나 저는 그 아름다운 새봄을 볼 수 없답니다.』라고 바꾸어 놓았지요. 그 남자가 바로 그 유명한 프랑스의 시인 ‘앙드레 브르통(André Breton)’이라 합니다.

1983년 11월 12일, 미국의 40대 대통령 ‘레이건’이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국회에서, 연설했습니다. 그때 그의 나이가 72세였는데, 바로 그날이 레이건 대통령의 생일이었지요. “내가 태어나 30년이 흐른 후, 오늘이 마흔두 번째 맞는 생일입니다”라고 말하여 청중의 환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내가 태어나 30년이 흐른 후, 마흔 두 번째 맞는 생일!” 결국은 72세를 맞이하는 말이지만, 이 얼마나 젊어 보이고 아름다운 멋진 위트인가요?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한마디 말에는 짙은 향기가 묻어 나지요. 그래서 말은 아름다운 향기요, 의연한 멋이라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은 그 사람의 인품이요, 능력이라 하지요. 요즘 코로나로 인해 모두들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말을 가려 쓰고, 한마디 말도 조심해야 합니다.

“힘내세요!” 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을 때, 사람들은 정말 힘이 솟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용기를 잃지 마세요!” 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 정말 용기가 생긴다고 합니다. 또한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정말 따사롭고 푸근함을 느낀다고 하네요.

또 “아름다워요!”라는 말도 있지요. 이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설레고, 기뻐합니다. 그리고 “사랑해요!” 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 말은 아무리 많이 들어도 싫지 않다고 하네요.

그런데 “용서합니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 몹시 감격한다고 합니다. 우리 한번 생각해 보시지요. 과연 “진심으로 용서합니다.”라는 말을 단 한 번이라도 해본 적이 있는지요? 용서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우리의 언어는 우리의 생각, 뜻이 드러나는 파장의 기운입니다. 언어 중에 제일 파장이 강한 기운이. 기도 언어입니다. 나를 위하는 기도 언어가 아니라. 고통 받는 상대를 위하여 정성으로 올리는 기도이지요. 상대를 용서하고, 상대가 행복하기를 축원하는 말이, 천 리. 만 리 퍼지는 아름다운 향기의 말입니다.

그리고 말에는 ‘복(福)이 되는 말, 독(毒)이 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수없이 내뱉는 말에는 사람을 살리는 말도 있지만 죽이는 말도 많습니다. 같은 말인데도 누구는 복이 되는 말을 하고, 누구는 독이 되는 말을 합니다. 이같이 감동을 전하는 사람의 말을 말씀이라 하지요.

말로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초등생 어린이에게 “씩씩하고 멋지구나. 넌 장군감이다.” “넌 말을 잘하니 변호사가 되겠구나.” 이렇듯 말에 복을 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좋은 언어 습관은 말씨를 잘 뿌리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전철에서 어떤 중년 여인이 경로 석에 앉은 할머니에게 말을 건넵니다. “어쩜 그렇게 곱게 늙으셨어요?” 그런데 할머니는 시큰둥한 표정이네요. 다음 역에서 중년 여인이 내리기 무섭게 “그냥 고우시네요. 하면 좋잖아. 늙은 거 누가 몰라.”

이렇게 말이란 닦을수록 빛나고 향기가 납니다. 말할 때도 역지사지(易地思之)가 필요하며, 말을 나눌 때는 상대방의 입장을 늘 염두에 두고 말 실수를 안 해야 합니다.

그러면 눈에는 맑은 정기가 빛나고, 얼굴에서는 훈훈한 화기(和氣)가 풍기며, 몸에서는 그윽한 향기가 감돕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인생은 보람 되고, 행복하며, 영혼이 밝아지는 것입니다.

우리의 생각은 말로 표현합니다. 그것이 좋은 말씨가 되고 감동을 주는 말씀이 되고 듣기 좋은 말의 향기가 풍기도록 말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단기 4356년, 불기 2567년, 서기 2023년, 원기 108년 2월 28일

덕산 김덕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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