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메리츠화재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수십년간 유지되던 1~3위 구도에 메리츠화재가 끼어들면서 흔들리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연결 기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548억 원으로 전년보다 30.9% 증가했다. 이에 따라 3위인 DB손해보험의 당기순이익(9970억 원)과의 차이는 1422억 원이 됐다.

참고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조 7193억 원과 1조 1787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와 29.4%가 늘었다.

DB손보와 메리츠화재 간 연간 순이익 차이가 1000억원대로 좁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고로 전년(2021년)도 두 회사의 순이익 격차는 2121억 원이었다.

분기별로는 지난 3분기에 이미 메리츠화재가 연결기준 순이익 2602억 원을 기록하며 삼성화재(2826억 원)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동시에 DB손보(2544억 원)를 제낀 바도 있다.

메리츠화재 사옥 간판. (사진=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 사옥 간판. (사진=메리츠화재)

손해보험업계는 삼성화재에서 현대해상, DB손보로 이어지는 1~3위 구도가 꽤 장기간 이어졌다. 여기에 메리츠화재가 급성장하며 균열을 내고 있는 분위기다.

현대해상은 5745억 원으로 4위로 밀렸다. 현대해상은 전년(2021년에도 순이익 74357억 원을 기록하며 메리츠화재에 밀린 바 있다.

이같은 성과의 비결로는 장기인보험 시장 공략이 꼽힌다. 장기인보험은 보험 기간이 3년 이상으로 암보험과 치매보험 등이 주를 이룬다. 손해율이 다른 보험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 장점이다.

메리츠화재 김용범 부회장은 기존 상위 회사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던 자동차보험을 줄이는 대신 장기인보험 시장 공략에 집중해 왔다. 자동차보험은 국민의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연관 돼 있어 큰 이익을 추구할수록 비난받을 소지도 크다.

실제로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개선됐다고 하지만 정부의 압박을 의식할 수밖에 없자 최근 손보업계는 연이어 보험료를 인하하는 분위기다.

장기인보험은 메리츠화재의 강점이기도 하다. 한때 업계 1위 삼성화재와 장기인보험 신규 판매액(월납 초회 보험료) 선두를 겨룰 정도였다.

또한 2023년 도입된 새 회계 기준도 장기인보험에서의 성과가 중요한 요인이다. 새 회계 기준은 부채의 시가 평가가 중요한데, 기존 저축성보험은 미뤄뒀던 비용을 한꺼번에 인식해야 해 부채 부담이 커지지만, 장기인보험과 같은 보장성보험은 계약 기간에 따라 비용을 장기간에 걸쳐 인식하기 때문에 회계 처리상 이익이 커진다.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의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면서 강점을 더욱 부각할 계획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비용 효율화를 통해 양호한 성과를 달성했다"면서 "앞으로도 보험 분야의 이익 성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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