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한 처리...싱그러운 원색 눈길
9~24일 강남 청작화랑 개인전

[서울=뉴스프리존]편완식 미술전문기자=집은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보금자리이자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안식처이기도 하다. 그만큼 몸과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이웃과 더불어 사는 기본 단위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생활 보호와 집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우리는 집을 통해 사는 사람들의 속살과 마을을 이루고 있는 공동체의 성격을 어름할 수 있다.

주거공간으로서 집이 있는 풍경을 조형적으로 탐구하고 있는 김명식 작가의 개인전이 9일부터 24일까지 청작화랑에서 열린다.

작가는 서울과 도쿄, 상하이, 마이애미, 뉴욕 지에서 지금까지 80여 회 이상의 개인전을 하였다. 1981년 서울 신세계화랑에서 첫 개인전 이후 40여 년 동안 년 평균 2회 이상 개인전을 한셈이다. 젊은 작가 못지 않게 활동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고데기(현 강동구 고덕동)시리즈는 작가가 태어난 시골마을이 배경이다. 1963년 서울로 편입되기전까지는 경기도 광주군으로서 당시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는 시골깡촌이었다. 호롱불에서 공부도 하고 그림도 그리던 어느날 도시개발로 고향마을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정든이웃도 친구도 뿔뿔이 흩어지고, 집도 흔적도 없이 날아가버렸다. 작가가 중학생 때의 일이다.

다른사람들은 명절때면 고향을 찾는데 그는 찾아갈데가 없어졌다. 고데기 시리즈는 고향에 대한 애환과 향수를 그린 것으로 1990년대 중반까지 계속됐다.

작가는 어느날 연구실 책상에 앉아 인터넷 검색을 하는데 눈에 확띠는 전시가 들어왔다. 뉴욕 휘트니뮤지움 ‘he American Centry Art and Culture 1950~2000’(1999년 4월23일~2000년 2월 13일)전시회가 눈에 띠었다. 그동안 화집에서만 보던 바스키아, 앤디워홀, 재스퍼 존스, 로버트 라우센버그 등 기라성같은 작가들의 오리지널 작품을 직접볼 수 있는 기회였다. 때마침 겨울 방학때라 그자리에서 뉴욕행 비행기표를 사고 바로 다음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작품 '이스트사이드 스토리'는 1990년대말 그가 매너리즘에서 탈피하고자 처음 방문한 뉴욕여행에서 충격을 받고 2004년 마침내 뉴욕에 작업실을 준비하게 되면서 탄생한 작품이다. 어느날 그는 뉴욕의 작업실로 가는 전철 창밖의 작은집들이 마치 그곳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얼굴로 보였다. 하얀 집은 백인, 까만 집은 흑인, 노란 집은 동양인.... 그는 지체없이 작업실로 달려가 미친듯이 그려 나아갔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것이 ‘이스트사이드 스토리’이다.

집들은 크기는 같게 하고, 색깔만 달리 표현했다. 인종차별이 없는 평등의 메시지다.

이스트사이드 스토리 초기(뉴욕시대)는 여러인종을 다양한 칼라로 표현했으며, 중기(일본시대)는 칼라는 다소 억제하면서 완성도에 충실하였고, 현재(용인시대)는 2005년 부산 동아대학을 정년퇴직하면서 용인 전원으로 작업실을 옮긴후 주변 전원에 매료된 녹색위주의 풍경들이다.

이전에 비해 자유분방하게 널려있는 집들은 좀더 응집된 상태로 변모되었으며, 형태는 좀더 단순화 되고 컬러는 녹색위주의 색들이 화면을 덮고 있다. 용인의 산과 들이 있는 자연그대로의 싱그런 원색들을 캔버스로 옮겨온 것이다. 화면전체가 넓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집들의 어우러짐이 화합과 희망, 그리고 평화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집과 자연 풍광의 심플한 처리가 색면추상의 맛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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