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뉴스프리존]김 석 기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외풍을 맞고 있다. 외환보유액 감소 전환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킹달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도 경제 성장률을 5% 안팎으로 낮게 잡아 향후 우리 경제에 적신호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252억9000만달러다. 불과 한 달 전보다 46억8000만달러 감소해 넉달 만에 돌아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환보유액은 유가증권 3,744.9억달러(88.1%), 예치금 267.5억달러(6.3%), SDR 148.0억달러(3.5%), 금 47.9억달러(1.1%), IMF포지션 44.4억달러(1.0%)로 구성됐다.
△ 킹달러가 주범
미 Fed(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다시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긴축 기조가 예상되자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도 지난 2월 1220원대에 머물렀으나 2월말이 되자 1300원대까지 올라갔다. 외환당국이 킹달러에 따른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화 매매를 통한 시장 개입으로 예치금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풀이 된다.
2월 외환보유액 감소 전환이 충격적인 것은 최근 외환보유고는 원/달러 환율 안정세 속 석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1월에는 70억6000만달러가 증가했다. 1월말 기준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으로 경기 회복의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됐지만 불과 한 달만에 기대를 접게 됐다.
미국이 긴축 완화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은 낮은 실업률의 역설 때문이다. 고용시장이 안정되면서 임금 인상이 오히려 물가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중국 소극적인 경제성장률도 문제
중국도 문제다. 지난 4일 개막한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가 경제 성장 목표를 5% 안팎이라는 기대밖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양회를 끝으로 퇴임하는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올해 약 5%의 경제성장률, 천 200만 개의 도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30여 년 만에 역대 최저치를 제시해 아직도 경제 회복에 대한 우려감이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이 기대 밖의 경제 목표를 발표한 데에는 미국의 끊임 없는 경제 제재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중국 경제의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미국의 긴축 완화와 중국 경제 회복이 환율 안정을 위해 전제조건이라는 얘기다. 킹달러 해소가 되지 않는 한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는 중단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5% 안팎이 아닌 당초 목표인 5.5% 이상의 경제 성장률을 달성해야 우리 외환보유액 감소세가 멈출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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