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지 못한 노무현

[뉴스프리존=김현태기자] 자살로 생을 달리한 故노무현 전 대통령 (이하 노무현)을 그리워하는 분위기가 최근 고조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동시에 노무현을 그리는 분위기가 온·오프라인을 통해 확산 되고 있다.

 인권 변호사 시절 노무현을 모티브로 한 영화 『변호인』, 노무현의 소박한 일상 을 담은 사진집 『대통령님 촬영 하겠습니 다』, 정치인 노무현의 생전 모습을 담은 다 큐 『무현, 두 도시 이야기』, 김대중·노무 현 전 대통령의 글쓰기 방식을 소개한 『대 통령의 글쓰기』 등 노무현에 관한 작품들 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영화 『변호인』은 현대사회에서 정의 의 부재를 해소 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국 민들을 자극시켰다. 상실된 절차적 민주주 의, 국가 기관에 의해 저질러지는 폭력이 대중의 무의식을 깨우면서 광범위한 공감 을 이뤄냈다. 부패권력에 대해 소리친 영화 속 노무현의 외침이 관객으로 하여금 정의 의 결핍을 해소시켜줬다. 또한 국민들은 이 명박 전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 박근혜에 대 한 권위적인 모습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 사 진집 『대통령님 촬영 하겠습니다』는 비 교적 서민 이미지가 있었던 노무현에 대한 그리움을 자극시켰다. 다큐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노무현의 후보시절 일상을 담 아 낸 다큐로 관객들로 하여금 소탈한 이미 지와 ‘인간 노무현’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게 해줬다.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 사건으로 밝 혀진 연설문 대리 작성으로 국민들은 일명 ‘허수아비 대통령’ 박 대통령에 크게 실망했 다. 이에 본인 스스로 직접 연설문을 작성한 노무현의 일화를 다룬『대통령의 글쓰기』 가 국민들의 그리움을 자극했다.

차기 민주당 대선주자들에게서 보이는 노 무현

차기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자신이 노무 현의 적통임을 자처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에 대한 불신이 결국 노무현을 그리워하는 분위기로 이어졌는데 그 점을 이용한 것이 라고도 볼 수 있다. 차기 대선 주자 중 한명 이 노무현의 후계자라고 국민들의 뇌리에 새겨진다면 지지율 상승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문재인 지지율이 지난 11월부터 올 해 2월까지 압도적으로 지지율 1위인 이유 도 노무현의 후계자라는 인식의 이유가 적 지 않다.

 여론에서 가장 노무현의 후계자에 가까 운 문재인 전 대표는 과거 부산 인권 변호사 시절부터 노무현의 친구였다. 때문에 노무 현하면 떠오르는 차기 대선주자 1위에 뽑히 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또한 개성공단 확대를 주장하는 등 친북적인 행보를 보이 고 있는 점에서도 노무현을 떠올리게 한다. 또 다른 대선주자이자 참여정부 설립에 도움을 줬던 안희정은 노무현의 영상편지 가 화제가 되면서 노무현 적통의 이미지가 생겼다. 참여정부설립의 1등 공신인 안희정 에 대한 노무현의 고마움이 안희정을 노무 현 적통의 후보로 만들었고 안희정의 지지 율 상승의 원인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거침없는 발언과 정의로움의 이미지로 노무현과 유사점을 찾을 수 있는 이재명 역 시 노무현의 적통임을 자처했다. 이재명은 그동안 ‘정의’를 강조하며 “노무현이 과거 말했던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 라는 발언 등 노무현을 연상 짓게 하는 발 언과 행보를 보였다. 이재명의 행보를 보며 ‘진짜 노무현의 적통’이라는 전문가의 견해 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노무현의 그림자가 정치권을 덮고 있다. 이는 국민들의 정권에 대한 불신을 설명한 다. 야당 대선 주자들은 이런 국민들의 정서 를 이용하여 노무현의 적통임을 내세우고 있다. 확실한 것은 노무현의 정치적 후계자 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지지가 적지 않다 는 것이다.

그리움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그림자

국민들의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그 리움이 짙다. 서민적인 이미지와 현대 사회 에 결부되어 있는 정의에 대한 열망이 그 이유이다. 하지만 좋지 만은 않은 이미지 또 한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예로 재벌개혁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 와 미국과의 관계를 들 수 있다. 노무현이 대통령 선거 운동 시절 강조했던 공약 중 하나는 재벌개혁이었다. 하지만 한국기자 협회 ‘문재인은 노무현을 극복했나?’ 기사 에 따르면 노무현은 16대 대선이 끝난 다음 날 측근인사들을 불러 모아 “경제는 안정적 으로 갔으면 좋겠다”라 말하며 대통령직 인 수위원회에서 핵심 경제개혁론자들을 제외 시켰다. 이후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간담 회’에서 나온 “권력은 이미 시장에 넘어갔 다” 발언은 노무현이 재벌개혁을 포기했음 을 시사했다.

또한 미국에 대한 군사적 의존을 벗어나 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결국 극복하지 못했 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파병 요구에 노무 현은 참여연대를 비롯한 각종 시민사회 단 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파병을 결정했다. 이는 참여 정부의 이름에 걸맞지 않은 배신 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강대국 미국의 동아 시아 전략에 굴복했다고 하는 평가도 있다.

물론 그가 남북정상회담과 남북 교류의 활성화로 남북의 관계를 개선 및 발전시켰 다는 점은 높게 평가될 수 있다. 노무현 정 부가 개성공단 운영을 통해 남북 간의 경제 협력을 도모한 것은 동아시아 평화와 한반 도 갈등을 완화했다. 또한 대한민국은 개성 공단으로 인해 그동안 직접 경제적 효과로 32.9억 달러의 이익을 남겼다. 경제적 기대 효과로는 299억 달러가 예상되는 만큼 개성 공단 운영은 경제적으로 큰 이익을 남겼다.

하지만 그는 오랜 기간 대한민국에 남아 있던 큰 문제들을 해결하지는 못했다. 그의 공약이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이루지 못한 정경유착 철폐는 아직까지 풀리지 않 는 숙제로 남아 있다.

노무현이 이루지 못한 업적, 노무현 적통 이 이룰 수 있을까

오늘의 대한민국은 어제의 대한민국을 그리워하고 있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박 근혜 대통령 탄핵을 바라고 있고 이는 과 거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으 로 이어졌다. 노무현 참여정부는 임기당시 20%~30%의 지지율이었지만 현재의 대한 민국은 그를 완전히 다르게 평가하고 있다. 이른 대선 정국에 이런 그리움이 영향을 끼 치고 있다. 때문에 차기 대선 주자들은 노무 현의 적통임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언론 또 한 민주당의 세 대선 주자들을 노무현에 빗 대고 있다.

그토록 사회 정의를 내세우던 노무현도 재벌 체제와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를 극복 하지 못했다. 세 후보 모두 구 체제의 적폐 청산을 외치고 있다. 이는 노무현 적통을 자 처하는 차기 대선 주자들이 해결해야 할 과 제이다. 우리는 노무현 닮은 꼴을 찾아야 하 는 것이 아니라 노무현을 넘어설 누군가를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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