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가전 수요가 하락하면서 전자랜드가 지난해의 부진에 이어 올해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상장사인 전자랜드는 분기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자랜드의 전체 자산 약 2377억 원 중 부채 금액이 2033억 원에 달한다. 자산 중 80% 이상이 부채다.

영업이익의 경우 2020년 66억 원에서 2021년 영업손실 18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전자랜드의 적자는 9년 만이다.

매출은 2018년 7472억 원, 2019년 7795억 원, 2020년 8504억 원, 2021년 8784억 원으로 꾸준히 성장해왔지만, 지난해 수요 부진 속 판매가 크게 줄어들어 업계에서는 7000억 원 대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용산 전자랜드 전경 (사진=전자랜드)
용산 전자랜드 전경 (사진=전자랜드)

전자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가 제일 안좋았고, 특히 부동산 경기가 안좋은 영향이 컷다"며 "이사나 결혼이 가전 수요의 주요한 항목인데, 이사나 결혼이 주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인상으로 가계에 잉여 자금이 충분치 않아 복합적인 영향도 있었다. (가전제품이) 내구재다 보니 아무래도 고객들이 (기존 제품을) 아끼거나 오래 사용하는 분위기"라며 "가전제품은 고장나서 바꾸는 경우가 거의 없다보니까 (가전제품 구입의 주 요인은) 유행을 타거나 크기, 신모델 출시 등인데, 일반 고객들이 잉여자금이 없어 (매출이) 주춤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올해도 전자랜드의 험로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전제품 제조사 중 두 축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사의 가전 판매점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최근 오프라인 매장 명칭을 기존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 '삼성스토어'로 변경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단순 판매점에서 나아가 비스포크 가전과 갤럭시 기기 사용법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쿠킹·인테리어·갤럭시 활용 숏폼 제작 클래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데 집중한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같은 전략을 내세우는 것은 삼성스토어가 지난해 3조 중반대의 매출을 거두며 업계 1위에 오르는 것으로 예측되는 등 '코로나 특수' 속 급격한 성장을 이어오면서 생긴 자신감 떄문으로 보인다. 삼성스토어는 지난 2020년 3조 2977억 원, 2021년 3조 7892억 원으로 매출을 불려왔다.

LG전자 역시 가전 판매 매장인 '베스트샵'을 다양한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디지털 기기 강좌, 음악회, 대여서비스 등 운용 폭을 넓히는 한편,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있다. 엔데믹으로 매장 방문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지역 특성에 맞게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올해 방침이라고 하기는 그렇고, 경기가 좋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판촉이나 준비는 하고 있는데, 경기를 워낙 많이 타는 내구제다 보니 쉽지 않다"며 "일단 지점 행사는 기존대로 할 것이고, 고객들 소비심리를 장악하기 위해 저렴한 상품이나 한정 상품 할인 행사 등의 기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자랜드는 지난해 수장을 교체하며 위기 돌파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전자랜드는 옥치국 대표의 뒤를 이어 김찬수 전 전자랜드 신규사업부문장이 수장 자리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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