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를 주도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다. 핵무기가 아니라 AI·반도체가 미·중 패권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주장했다. 그의 말처럼 현재 세계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디지털 패권 경쟁이 치열하다. 2016년 3월 AI에 기반한 구글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은 사건은 AI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동력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세계 주요국들은 AI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금 세계는 생성형 AI 챗GPT 열풍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AI 기술 경쟁에 가속도가 붙었다. 미국 오픈AI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챗GPT는 글로벌 IT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대화형 챗봇 챗GPT가 출시 두 달 만에 월간 이용자 1억명을 돌파하는 신드롬을 일으키자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앞다퉈 새로운 AI 서비스를 내놨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기업들도 ‘한국판 챗GPT’ 출시를 바로 눈앞에 두고있다. 삽시간에 세상이 ‘AI 전쟁’에 휩싸이는 양상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어제 “전체 산업이 AI를 중심으로 방향을 바꿀 것이고, 기업들은 AI를 얼마나 잘 사용하느냐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고 했다. 게이츠는 AI의 발전은 초고속으로 진행될 것이고, 인간은 AI의 혜택으로 생활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했다. 지금 AI 개발 경쟁 속도라면 머지않아 세상은 2000년 인터넷 탄생, 2010년 모바일폰 등장 보다 크게 능가하는 혁신적인 일상의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빅테크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챗GPT 개발사 오픈AI와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수년간 수십조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국가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미국을 바짝 따라잡으려는 중국의 추격세가 맹렬하다. 초거대 AI 분야에서 한국의 특허 출원 비율은 10.6%로 미국(34.5%), 중국(33.3%), 일본(11.3%)에 못 미친다. 한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해외 데이터 분석업체의 한국에 대한 분석은 ‘글로벌 AI 지수’ 조사에서는 인재 확보와 규제 등 ‘운영 환경’ 분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 세계 AI 스타트업의 분포를 보면, 미국이 1,393개로 명실상부 글로벌 AI 산업의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16개가 넘는 정부 기구(DARPA, CIA, NSA 등)가 AI 회사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스탠퍼드나 MIT 같은 유수 한 대학들이 AI 관련 연구를 이끌고 있다. 2위는 세계 AI 스타트업의 11%, 383개가 위치한 중국이다. 3위는 이스라엘, 362개로 인구 850만 명에 AI 스타트업의 11%가 몰려 있고, 이는 중국과 거의 대등한 수치다. 4위는 245개 7%를 차지한 영국이다. 나머지는 캐나다(3.8%), 일본(3.1%), 프랑스(3.1%), 독일(3%) 등이며 대한민국은 42개로 세계 12위에 위치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한국의 AI 특허 수는 6317건으로 세계 4위를 기록했지만 특허 영향력지수(CPI) 상위 10%를 가려낸 결과 한국 인공지능 질적 수준은 세계 6위(8%)로 평균인 14%에 못 미친다.

미국 MIT는 무려 1조원 규모 기금을 조성해 AI 대학을 설립했고, 일본은 대학·대학원생 50만명에게 AI 교육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AI 인재 100만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각국이 AI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 국내 서울대 AI 대학원 경우 대학 정원 규제 탓에 40명에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미래 경제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AI 반도체 산업에 인력양성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한동안 IT강국을 자처했던 대한민국은 2030년 AI 분야에서 세계 4대 'AI 강국'으로 도약하느냐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정부와 기업은 AI 개발 응용의 중요성을 인식해 빠르게 적응하고 지속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AI 영역의 빠른 기술발전으로 정부부처가 우선 인력 자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제한된 자원으로 기술개발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AI 영역에 대한 교육, 의료, 금융 등 산업에 활용하는 방안과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빠른 성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AI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초격차 기술 육성과 더불어 AI의 신뢰성을 높여 나가는 과제도 시급하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의 발빠른 행보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 챗GPT와 같은 전 세계 AI 서비스 시장은 머잖아 20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도 AI 기술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한다. 가장 주요한 관건은 고급 인재 양성이다. 정부가 과감한 연구개발(R&D)비 투자와 세제 지원 등을 통해 연구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자율성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최고의 성과가 나온다.   

AI 파급력은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전반의 혁신을 이끄는 원동력이자 국가 경쟁력의 핵심 경쟁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AI는 교통, 물류, 교육, 행정, 금융, 의료, 국방 등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AI는 차세대 산업은 물론 군사·안보 체계까지 전반적으로 뒤바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다. AI는 소프트웨어는 물론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미래 기술이자 군사, 우주 등 분야의 판도를 바꿔놓을 게임체인저다. 정부와 기업, 학계 모두 자칫 낙오됐다간 우리의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기술개발 경쟁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우리는 챗GPT로 촉발된 생성AI 시대를 잘 대처하기 위해 무엇보다 챗GPT라는 도구의 본질과 한계를 먼저 체득해야 한다. 정보 과잉시대에, 지식검색에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는 대신 인간 만의 고유한 통찰과 지혜를 키우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교육현장에서 부터 AI모델 활용을 공론화하고 AI 활용여부와 범위 출처를 밝히고 토론과 질문을 통해 통찰과 지혜를 키우는 교육 학습 모델로 혁신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스마트 혁명을 거스를 수 없는 것처럼 AI 시대를 피할 수 없다면 하루빨리 적응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해 우리 사회와 교육, 삶의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지금 세계는 AI와 반도체 경쟁력을 통한 치열한 디지털 패권 전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래의 국가 판도를 좌우할 AI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세계 주요국은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AI·반도체 기술력과 공급망이 바로 국가 경쟁력이 되고 세계 경제 주도권을 좌우하게 된다.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다. AI·반도체 경쟁력에 국가 미래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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