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분노 "尹대통령, '독도는 우리땅' 뻥긋하기 그렇게 힘들었나"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일본언론은 한일정상회담 이후 독도 영유권 문제나 '위안부' 합의 문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재개 등이 테이블에서 논의됐다고 잇달아 보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에선 '논의된 바 없다'고 부인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해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기시다)총리는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이와 같은 논제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대한민국 대통령 자존심이 무너지는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이재정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 연설에서 "누가 이 상황을 만들었나"라며 "처음부터 무릎꿇고 들어간 대한민국 외교가 총체적 난국을 만들어낸 상황이다. 일본이 얼마나 우리 대한민국 대통령을 우습게 본 거냐"라고 직격했다.

이재정 의원은 "총리는 물론, 일본 중의원까지 대통령에게 청구서 들이밀고 있다. 대통령은 왜 입도 뻥긋 못하고 가만히 듣고만 있나"라며 "약속되지 않은 새로운 논제를 올려놓은 일본 총리 앞에 한 마디 말도 입도 뻥긋 못한 대통령에 국민의 마음은 너무나 참담하다"라고 했다.

이재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당당하게 이야기했어야 한다"며 "'후쿠시마산 수입 수산물 국민 안전을 위해 이대로 수입할 수 없다'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다' 그렇게 힘들었나"라고 반문했다.

이재정 의원은 "아주 민감한 국제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외교가 어렵다는 지점을 안다. 그런데 국민을 저버리고 한 손쉬운 선택이 대한민국의 미래마저 팔아먹은 것"이라며 "미래까지 팔아버린 대통령의 굴욕외교에 국민의 미래가 사라질 지경"이라고 일갈했다.

이재정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만약에 사전에 논제로 상정된 바 없고 합의된 바 없는 것들을 정상이 언급했다면 이건 강력히 항의해야하는 거 아닌가"라며 "서로 얘기하지 않은 거니까 윤석열 대통령은 입도 뻥끗하지 못했다가 사실 아닌가. 거기에 지금 대한민국 국민은 분노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에 박진 장관은 "정상회담에서 (독도·위안부 문제 등이)논의된 바 없다"면서도 "사전적 의미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을 피했다.

앞서 한일정상회담 다음날인 지난 17일 일본 NHK와 교도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한일 위안부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요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으며, NHK는 한 발 더 나아가 '독도를 둘러싼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의 입장을 전달했다'고도 전했다.

또 산케이신문은 지난 20일 기시다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제한 철폐를 요구했다고 보도했으며, 마이니치신문도 22일 '누카가 일한의원연맹 회장이 일본산 멍게 수입 재개를 요청했다'는 칼럼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대화 과정에서 한국 대통령실 관계자가 동영상 촬영을 제지했다며 당시 상황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같은 일본 언론의 쏟아지는 보도에, 그저 보도내용을 부인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