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사과 뜻 밝혀...여성단체 ‘사퇴 촉구’ 성명
“거제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안과 재발방지책 마련 반드시 필요”

[경남=뉴스프리존]강맹순 기자= 본격적인 새봄을 맞으면서 거제시에서는 공직자 음주운전 논란이 달아오르고 있다. 

사실 음주운전은 아주 오래된 습관이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고조선 시대부터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물론 그때는 차량이 아닌 말이나 마차였을 것이다. 권력자가 술을 마시고 말을 몰았거나 마차를 몰았을 것이다.

음주운전 단속현장 모습./뉴스프리존DB
음주운전 단속현장 모습./뉴스프리존DB

음주운전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한 번쯤은 장본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이 저지른 사태에 대해 신속하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하는게 일반적인 모습이다. 

사법적 조치를 당하는 건 물론이다. 하지만 일부 권력층들이 음주 측정거부를 하거나 음주 사실을 숨기려고 하다가 더 큰 사태로 악화되는 사례도 많이 보아왔다. 심지어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는데도 고위 공직자가 자리를 내놓는 사례까지 많았다.

거제시에서 이와 유사한 사태가 발생했다. 거제시의회 A의원이 지난 17일 음주 측정을 거부하다가 경찰과 실랑이가 벌어졌고, 그 과정에 꼴사나운 모습까지 연출됐다는 사실이 뉴스를 도배했다. 

이런 정도는 흔히 있어 왔던 모습이지만, 여성시민단체가 나서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판이 커졌다.

해당 A의원은 사건 발생 일주일쯤 지나 다소 때 늦은 듯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를 놓고, 시민들이 납득할만한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해당 시의원이 소속된 당 차원의 사과나 조치는 없었다. 

시민들의 주장은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해당 당 차원에서는 “별것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인 것이 논란을 키우고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

급기야 시민들 사이에서는 ‘내로남불’이라는 질타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해당 시의원은 “경찰의 수사를 성실하게 받고, 어떤 처벌도 감수하겠다”며 “반성과 성찰을 통해 시민들에게 보답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똑같은 사태를 놓고 시민들이 바라보는 시각과 해당 시의원이 바라보는 시각이 사뭇 다르고, 사태의 본질을 보는 온도 차가 너무 다름을 살펴볼 수 있다.

사태가 조기에 깔끔하게 매듭지어지지 않으면서 마침내 해당 A의원의 소속 당과 상대 당의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로 비화됐다. 

거제시의회 민주당 소속과 국민의힘 당 소속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비춰지고 있다. 이 과정에 과거 민주당 소속 시∙도 의원들의 음주 사건들이 열거되기에 이르렀다.

시민들 사이에서 떠도는 거제시 민주당 음주운전 사건을 모아보면, 지난 2018년 전 변광용 시장 때 보좌관 음주 사건을 비롯해 2017년 같은 당 소속 모 의원 음주 사건, 2022년 모 의원의 음주 측정거부로 벌금 500만원 판결과 징계위원회 회부 미실시 사례 등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들 사건은 사건도 사건이려니와 그 사건의 처리 과정이 더 시민들로부터 입질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 사건 가운데 그간 단 한 건에 대해서도 당 자체의 자정적 노력이 없었다고 시민들은 입을 모은다. 이른바 ‘내로남불’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시민들은 엄중한 징계 조치가 뒤 따랐어야 하며, 관련 당직자도 책임 있는 사과를 했어야 마땅했다고 입을 모은다.

앞으로 해당 A의원을 대상으로 사법절차가 진행될 것이다. 수사 결과에 따른 응당한 조치도 이뤄질 것이다. 하지만 공직자는 사법 판단의 결과를 수용하는 것만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 

이전의 사례를 살펴보면, 장관과 국회의원 수준의 고위 공작자들도 이 같은 상황에 이르렀을 경우 자신의 거취도 함께 결정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강맹순 기자./뉴스프리존DB
강맹순 기자./뉴스프리존DB

흔히 말하는 ‘공식 자진 사태’라는 모습으로 마무리 됐었다. 또한 그 공직자가 소속된 조직의 자체징계 절차가 진행됐었다.

거제시민들이 이번 사태를 눈을 부릅뜨고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우선 민주당 내 ‘자정적 절차’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그다음 사법절차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것이다. 해당 시의원이 “경찰의 수사를 성실하게 받고, 어떤 처벌도 감수하겠다”면서 “반성과 성찰을 통해 시민들에게 보답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실수로 음주운전도 할 수 있으며, 적발되면 응당한 처벌을 받고 정상적으로 사회나 조직에 복귀하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 거제시의원 사태의 경우 이른바 권력을 앞세워 뭉개는 태도와 모습을 보였다가 상황이 커졌다. 

그리고 ‘소속 당의 느린 태도’가 사태를 더 키웠다. 이번 사태를 풀어가는 모습이 거제시민을 넘어서 시민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다.

거제시의회와 A의원, 소속 당 그리고 시민이 함께 성숙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다만 모든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은 반드시 마련돼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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