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리선사박물관 자료 등 책 수천 권 없애
간호직 박물관장이 퇴임 전 대형사고 유발

[충주=뉴스프리존]조영하= 충주시가 동량면 조동리 선사유적박물관에 보관 중인 자료 등 책 수천 권을 파쇄 시켜 충격을 주고 있다.

조동리선사유적박물관에 만들어진 이 모형은 당시 사람들이 사는 마을 모습을 그대로 재현 시켜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조동리선사유적박물관에 만들어진 이 모형은 당시 사람들이 사는 마을 모습을 그대로 재현 시켜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충주박물관 40여 년 역사 속의 처음 있는 일로 충주지역 향토사학계가 발칵 뒤집혔다.

하지만 충주시는 부시장을 비롯해 담당 국장까지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어 은폐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 충주박물관장은 물론 박모 학예사는 기자가 현장 확인차 서고를 찾았으나 문을 열어주기는커녕 절대 보여줄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 같은 사고는 이미 예견돼 있었다는 것이 공직사회와 지역 사학계의 일관된 반응이다.

왜냐하면 박물관장 자리에 전문직이 아닌 전혀 동떨어진 간호직 사무관이 발령받아 갈 때부터 말들이 무성했기 때문이다.

충주시와 지역 사학계 등에 따르면 조동리선사박물관은 새봄맞이 대청소 일환으로 1층 사무실 책장과 2층 서고에 있던 자료와 책을 지난주 월요일 파쇄 전문 차량을 동원해 전부 없애버렸다.

이에 대해 정선미 충주박물관장은 “다른 박물관에서 보내온 간행물이나 충주와 관련이 없는 것들을 선별해 치운 것”이라며 “학예사 4명이 정리해서 파쇄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 관장의 답변과는 달리 5명의 학예사들 가운데 일부는 파쇄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개진했다.

일부 학예사들은 분류 검토 작업을 해서 소장 가치가 높은 것은 보관하는 것이 타당하고 치워야 할 것들에 대해서도 기증자의 동의 절차를 받는 것을 건의했지만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시 동량면에 있는 조동리선사유적박물관은 신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까지 사람들이 살았던 마을 유적과 유물들을 전시 보존 연구하고 있다. 조영하 기자
충주시 동량면에 있는 조동리선사유적박물관은 신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까지 사람들이 살았던 마을 유적과 유물들을 전시 보존 연구하고 있다. 조영하 기자

이들 박물관이 어처구니없는 짓을 벌인 이면에는 극성맞은 담당 국장의 성화가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석미경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봄을 맞아 대청소를 하라고 시켰더니 간호직 관장이 뭘 모르고 일을 처리한 것같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아직 모르지만 사태를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사학자는 “무슨 진시황의 분서갱유도 아니고 21세기 자유로운 나라에서 그것도 박물관에서 수천 권의 책을 파쇄를 했다니 믿기도 그렇고 안 믿기도 그렇다”며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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