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크루즈 “기업 무시하는 무성의 무책임한 기만 조롱 행정 규탄”
충주시 “요구 사항에 응할 행정적·법적 의무가 없다”

[ 충북=뉴스프리존]조영하기자= 충주시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탄금호 유람선 운항 사업에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

탄금호 운항 사업주체인 코리아 크루즈가 충주시의 약속 불이행에 따른 피해 구제를 호소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코리아 크루즈 김정욱 대표는 최근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년간 월 수천만 원에 이르는 사업 비용과 대출이자를 감당하며 탄금호 유람선을 운영해 왔으나 결국 파산지경에 이르렀다" 면서 "오는 10일까지 충주시가 전향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은 물론 물리적 투쟁을 통해 충주시의 책임을 묻겠다"고 주장했다.

법정싸움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탄금호 유람선 사업은 지난 2016년 조길형 충주시장이 수변관광도시로서의 매력을 한층 높이기 위해 시도한 사업으로 관광객 유치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높았던 충주시 호반관광사업의 하나다.

하지만 그동안 탄금호 유람선 사업은 기대와는 달리 충주시와 사업주의 마찰을 둘러싼 논란으로 삐걱거려왔다.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코리아크루즈 측은 "충주시 담당 공무원의 무책임한 발언과 잦은 인사이동, 업무미숙 등으로 충주시와 사업주가 약속한 사안들이 매번 물거품이 됐다"면서 "조길형 충주시장이 2018년에 이어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선거홍보용으로 탄금호 유람선을 이용한 후 버림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탄금호 관광유람선 운항사업이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크루즈 측과 충주시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공방의 쟁점은 ▲탄금호 관광유람선 운항사업 ▲유람선 운항 항로 ▲운항시간, 오후 시간대 운항 ▲충주시가 사업권과 운항선 인수(공익차원 운영)요구 ▲편의시설 제공, 유람선 활성화를 위한 시 차원의 지원 노력 ▲공문서, 기타 사항 등으로 요약된다.

진실공방으로 치닫고 있는 양측의 주장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충주시 중앙탑면에 위치한 충주탄금호유람선 안내판만 바라볼 때  누구나 쉽게 충주시가 운영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충주시 중앙탑면에 위치한 충주탄금호유람선 안내판만 바라볼 때 누구나 쉽게 충주시가 운영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 탄금호 관광유람선 운항사업 관련

먼저 코리아크루즈 측의 주장을 보면 지난 2016년 3월 충주시의 탄금호 유람선 사업자 공개모집에 응모하여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어 충주시와 MOU를 체결한 후 충주시로부터 항로와 편의시설 등에 대한 지원 약속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21년 9월 24일 프랑스 국적 BV(뷰로베리타스) 선급인 국내 최초 유일의 친환경 일렉트릭 유람선을 탄금호에 취항시켜 운항해 왔다는 것.

하지만 충주시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

충주시에 따르면 이 사업은 2016년 4월 유람선 운항 실시협약과 별개의 민간투자 사업으로 사업자가 하천 점용허가를 받아 계류장시설 사용료를 부담하고 배를 운항하는 사업으로 관광사업계획(일반관광유람선업)을 승인받았으나, 관광유람선업 조건 미충족(선내 식당, 매점, 휴게실 보유 필요)으로 유선 면허로 운영 중이라는 설명이다.

즉, 해당 업체가 협약서 14조 '선박 건조 미착수' 등으로 실시협약이 해지된 사업이라는 것이다.

# 유람선 운항 항로 관련 공방

코리아크루즈 측은 "우륵대교의 낮은 수심으로 인해 충주시가 당초 12㎞로 제시했던 운항 거리가 5㎞로 줄면서 사업 여건이 크게 악화한 데다 편의점, 카페 등의 부대시설 허용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당초 충주시가 코리아크루즈에 약속했던 항로는 총 12킬로미터의 항로로서 중앙탑 마리나 센터에서 시작하여 탄금대 용섬을 지나 탄금 공원 앞에 있는 선착장을 거쳐 다시 중앙탑 마리나 센터로 돌아오는 항로였다는 것이다.

코리아크루즈 김정욱 대표는 “국내 최초 친환경 선박을 만들어 취항했는데 시험운항을 하면서 원래 충주시가 수심 체크 한 후 약속하였던 항로의 우륵대교 아래부분 수심이 낮아 그 항로 대로 운항을 할 수 없었다”면서 “충주시는 탄금호 부근의 수상스키 업자의 영업장소를 금가면으로 이동시키고 유람선 항로를 중앙탑면 창동리 쪽으로 운항할 수 있도록 해 보겠다고 당사에 동의서까지 요구하여 제출하였으나 이 역시 시간만 끌었지 계속하여 담당자가 바뀌는 등으로 해결을 해주지 않았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현재는 용섬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당초 충주시가 약속한 12킬로미터의 반에도 못 미치는 5킬로 미터의 항로를 운항하고 있어 고객들의 불만이 도가 넘쳐 유람선 사업이 도저히 제대로 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충주시의 설명은 다르다.

충주시 관계자는 “수심 측량은 2016년 상반기에 이뤄졌고 동년 4월 실시협약을 하였기 때문에 사업자에게도 자료가 공유되었다”면서 "2019년 10월 사업자가 시로 보낸 하천점용 허가 신청 보완서류 내에는 수심 측정도가 첨부돼 있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탄금호에서 우륵대교를 바라볼 때 가장 오른쪽에 위치한 현재의 수상 스키장 위치만 금가면쪽으로 이동하면 수심 문제가 해결돼 정상 운항이 가능하다.
탄금호에서 우륵대교를 바라볼 때 가장 오른쪽에 위치한 현재의 수상 스키장 위치만 금가면쪽으로 이동하면 수심 문제가 해결돼 정상 운항이 가능하다.

# 운항 시간에 대한 공방

코리아크루즈 측은 "조정 경기, 조정 연습 등을 이유로 오후 시간대 유람선 운항을 불허하는 등 수지 타산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충주시에 운항 거리 확보, 운항 시간 조정 등 개선을 요구했으나 '사업자가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의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충주시는 이 업체의 요구 사항에 응할 행정적·법적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충주시 관계자는 "유람선 운항을 위해 코리아 크루즈 측과 맺은 실시협약은 선박 건조가 지연되면서 2017년 7월 해지됐고 이후 별도로 유선 면허를 받아 유람선 운영에 나선 것이어서 시로서는 별도로 지원할 근거가 없다"고 업체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 "우륵대교 수심이 낮다는 점과 오후 시간대 운항 제한도 업체가 유람선을 운영하기 전부터 인지하고 있던 것임에도 시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 단체들과 중재를 시도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코리아크루즈 측은 “사전에 아무런 말이 없다가 선박을 마련하여 취항하게 되자 이러한 조건을 부가하였으며 지속적인 시정 요구에도 개선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 충주시가 사업권과 운항선 인수(공익차원 운영)요구 공방

김정욱 대표는 "충주시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자 활옥동굴 쪽으로 옮겨 영업을 하는 것을 제의했고, 심지어 유람선 운항을 공익적으로 운항할 것을 공론화해 시가 매입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고 밝혔다.

충주시는 이 주장에 대해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시 관계자는 “사업자 귀책사유로 실시협약이 해지됐지만 해지 후에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시는 계류장 등 기반시설을 조성하여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고 했다.

또한 “탄금호 유람선은 사용료를 납부하고 사용하는 민간사업의 한 분야인데 취항후 경영악화된 민간사업자 사업체를 직접 인수하는 것은 특혜시비 등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엇다.

# 편의시설 제공, 유람선 활성화를 위한 시 차원의 지원 공방

김 대표는 "3년 여 동안 사업을 하면서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어렵게 운영해 왔지만 이젠 한계에 다 달았다"면서 "충주시가 현대모비스나 현대엘리베이터 등 대기업에는 온갖 특혜를 주고 유치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죽든 살든 관심도 없다"고 하소연 했다.

"조길형 충주시장의 선거 홍보용에 이용당한 일회용 대일밴드보다 못한 처지"라고까지 수위를 높였다.

나아가 “라이트월드 투자자나 코리아크루즈의 경우 현 조길형 시장의 선거와 충주시 홍보에 이용만 당했고 시는 업체들을 기만하고 사업자를 망하게 방치하고 있다” 고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충주시 관계자는 “기 조성된 계류장 시설에 해당선박운영에 필요한 전기충전시설까지 추가로 조성해 줬고 체험관광센터 투어 프로그램과 연계해 고객을 모집해 주고 있다고 ”고 답했다. 

하지만 최근 충주시가 보낸 공문에는 “항로 문제는 사업자가 알아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나머지는 충주시가 알 바가 아니다” 고 전해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향후 법정 공방이 예고된다.

코리아크루즈가 운항하는 국내 최초의 유일한 친환경 일렉트릭 유람선인 탄금호운항선이 구름처럼 승객이 몰려올 때를 기다리고 있다. 조영하 기자
코리아크루즈가 운항하는 국내 최초의 유일한 친환경 일렉트릭 유람선인 탄금호운항선이 구름처럼 승객이 몰려올 때를 기다리고 있다. ⓒ 조영하 기자

# 공문서, 기타 사항 공방

결국 양측의 갈등은 법정공방을 통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크루즈 측은 "탄금호 유람선 운항관련 탄금호국제조정경기장 개최 예정대회 알림과 수자원공사 수면 이용협의조건 등의 공문은 공문서 변조"라고 형사적 책임도 거론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직인 누락은 전자파일 전송 과정에서 생긴 실무차원의 단순 실수이며 정상적으로 결재가 완료된 파일이므로 변조 주장은 맞지않다”고 항변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운항노선은 처음부터 시가 잘못 정해 줬고 혹시 수심이 낮은 곳에 대교 건설공사 잔해물이 남아 있는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다”면서 “시장이 의지만 있다면 인수이던 사업지원이던 간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충분히 있다”고 조언했다.

또 "양측이 책임회피로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보단 터놓고 이해 관계자 모두 진정성을 갖고 협상 테이블에 나와 퇴로를 찾으면 답이 보일 것이다”고 부연했다.

탄금호 유람선을 놓고 벌이는 코리아크루즈 측과 충주시의 날선 공방은 결국 충주시의 호반관광산업에 악재로 작용될 뿐 실익없는 싸움이란 지적이 나온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