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 선거 홍보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내년 총선 향한 프로젝트 일환 '지적'
조길형 충주시장 총선 출마시 폐기될 구호 '비난'
시 보조금 받는 민간 사업장은 알아서 교체하라...묵시적 강압 행정 지적도

[충북=뉴스프리존]조영하기자= 충주시가 법률적인 근거도 없이 만든 자치단체장 시정구호가 공공부문을 넘어 민간사회 곳곳에 사용되고 있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충주시의회가 제정한 '충주시 상징물에 관한 조례'는 뒷전으로 밀려 용도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시가 내부 공모를 통해 만든 도시 브랜드 구호를 마치 충주시 대표적인 브랜드인냥 홍보하고 다니기 때문이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는데도 충주시의회는 해결책을 강구하기는커녕 '강건너 불 구경'하듯 팔짱만 끼고 있다.

충주시 시정 구호로 만들어 도시 브랜드 구호로 명명된 '더 가까이 충주'가 공공부문을 넘어 민간 사업장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치단체장 바뀔 때마다 보조금을 받는 처지이다 보니 알아서 설치한다.
충주시 시정 구호로 만들어 도시 브랜드 구호로 명명된 '더 가까이 충주'가 공공부문을 넘어 민간 사업장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치단체장 바뀔 때마다 보조금을 받는 처지이다 보니 알아서 설치한다.

지난 9일 본보 기사를 접한 시민들은 도시 곳곳에 걸린 현수막, 고정 설치물과 야간 조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브랜드 구호인 '더 가까이 충주' 홍보를 의아해 하고 있다.

'더 가까이 충주'구호는 충주시외버스터미널 앞 상징물과 대합실 내부 광고물에도 설치돼 있고 충주시와 제천시의 경계인 산척면 다릿재 터널 입구에도 큼지막한 조형물이 놓여 있다.

심지어 일반 시내버스는 물론 수소저상버스, 종량제 봉투와 음식물 수거 차량에 이르기까지 시 보조금을 받는 민간 사업장에도 온통 '더 가까이 충주'로 도배했다.

게다가 충주지역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행사 때마다 현수막은 물론 리후렛 포스터 등 각종 홍보물도 '더 가까이 충주' 로 바뀌었다.

이처럼 민간사회까지 민선 8기 자치단체장의 시정 구호가 깊숙이 스며든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현 조길형 충주시장이 정치적 도약을 위해 국회 입성 등을 꿈꾸고 있는 것은 충주시민이면 누구나 예상하고 있는 지역정계 기류다.

겉으로는 임기를 마치고 갈 분위기 처럼 포장하지만, 내심 내년 총선에 올인하는 행보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조 시장은 지금까지 지방선거가 실시되지 않는 해, 1년 전에 이토록 열심히 시정활동을 벌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다수의 시민들이 새 도시 브랜드 구호를 내년 4월 9일 총선을 향한 조 시장의 프로젝트 일환이란 의심을 갖는 이유다.

실제 조 시장이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면 지금 사용하는 '더 가까이 충주' 도시 브랜드 구호는 헌신짝처럼 폐기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온다.

현재 충주시가 사용하고 있는 시정 구호가 조길형 충주시장 임기내 국한되 사용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고정물 설치와 철거 및 비용의 법률적 근거가 희박할 수도 있다. 시정구호에 대한 예산 계정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충주시는 '더가까이 충주' 선정을 위해 608만원을 집행했으나 브랜드 구호 제정은 법률적 근거가 없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고정 설치물뿐만 아니라 충주를 홍보하는 영상물 제작에 'Good 충주' 대신 '더가까이 충주'가 사용된 점은 더 심각한 문제다.

최근 새로 창단한 충주FC 경기복에 더 '가까이 충주'를 인쇄해 드러내 놓고 충주 브랜드화해 홍보하고 있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점이다. 민간단체가 굳이 특정인의 임기내 구호를 홍보하는 것이 적절치 않기 때문이다.

더우기 도시 브랜드 슬로건과 도시 브랜드 구호는 영어와 한글로 각각 표기했을 뿐 실제 차이는 아무 것도 없는 같은 뜻이라는 것도 문제이다.

이처럼 충주시의 원칙없는 보여주기식 근시안적 행정 때문에 시민들만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둘러싼 시민들의 의견이 찬반으로 나눠져 민심이반이 우려되고 있다.

시민 정모씨(연수동)는 "임기제 시장이 본인 정책의 방향을 별도로 알리는 것이니 문제 없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반해 이모(문화동)씨는 "임기내 시정 구호는 내부에서 행정용으로 쓰여야지 결국 시장 본인 홍보와 별반 다를게 뭐가 있냐"고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전 충주시의회의원을 지낸 정씨는 "시정 구호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행정질서에 긍정적인 면보단 부정적인 역기능이 작용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유사한 선례를 남길 수도 있기 때문에 웬만하면 치적쌓기 홍보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충주시 시정구호를 놓고 벌써부터 내년 총선을 위한 포석이라는 말이 나오는 등 지역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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