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당무 개입,정치 중립 훼손과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
태영호 "과장 섞인 내용"…이진복 "공천 얘기 나눈 적 없어"

[서울=뉴스프리존] 김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일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의 공천 관련 녹취록 논란에 대해 "녹취 내용대로 대통령실이 공천을 미끼로 당무에 개입했다면, 민주주의의 근간인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폭거이자 불법행위"라고 비판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사진=김정현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사진=김정현 기자)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총선 공천을 볼모로 정부의 외교정책을 옹호하도록 압박을 가한 녹취록이 공개됐다"며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실이 국민의힘 총선 공천에 분명한 개입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며 "태 최고위원이 쏟아냈던 야당을 향한 무리한 비난과 노골적인 정권 옹호는 대통령실의 공천 압박에서 기인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공천은 대통령실이 침범할 수 없는 정당의 고유사무"라며 "이번 사안은 정부의 정치 중립 훼손과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더욱이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현직 당 대표를 징계하고, 유력 당권 주자를 쳐내고 입맛에 맞는 당 대표를 앉힌 게 국민의힘 자체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아무 말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당 대표 후보의 입을 틀어막은 것도 대통령실이었다"고 지적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을 국민의힘 상임고문에서 해촉시킨 배경에 대통령실이 있다는 세간의 지적도 설득력이 있다"며 "과연 그 배후의 정점에 누가 있는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국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을 때, 수사를 지휘했던 사람이 윤석열 대통령이었음을 기억하고 있다"며 "이 정무수석은 누구의 지시와 의중에 따라 태 최고위원을 압박했는지, 한 점 의혹도 남지 않게 해명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과의 대화 관련 언론보도 등 현안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과의 대화 관련 언론보도 등 현안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MBC는 1일 져녁 태 최고위원이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공천 문제를 거론하며 한일 관계에 대해 옹호 발언을 해달라는 취지 요청을 했다'고 발언한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했다.

태 최고위원은 보도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정무수석은 본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 관계 문제나 공천 문제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정책 중심의 의정 활동에 전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과장이 섞인 내용"이라며 부인했다.

이 정무수석은 2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천 문제는 당에서 하는 것이지 여기(대통령실)서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태 최고위원과) 그런 얘기를 전혀 나눈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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