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없이 무작정 쫓겨난 상인들 '억장 무너져'
충주시, "지금은 아무런 대책을 세울 수가 없어"

 

[충북 =뉴스프리존]조영하 기자=

"우리가 뭘 잘못했길래 내쫓는데, 선거때 시장 표 찍어준 죄밖에 없어"
"70평생 장사는 해봤지만 데모는 생전 첨이야, 할줄도 모르고 우리더러 어떻게 하라는건지..."

충주시가 54년 전통의 충주중앙어울림시장 상인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자 상인들의 입에서 터져나오는 탄식이다. 

충주중앙어울림시장 상인들이 충주시 공무원들이 시장 폐쇄 조치 공문을 붙이려 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 조영하 기자)
충주중앙어울림시장 상인들이 충주시 공무원들이 시장 폐쇄 조치 공문을 붙이려 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 조영하 기자)
충주중앙어울림시장 상인 80여 명은 충주시가 2일 오전 시설 폐쇄 조치를 강행하려고 하자 강력 항의하며 결사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 조영하 기자)
충주중앙어울림시장 상인 80여 명은 충주시가 2일 오전 시설 폐쇄 조치를 강행하려고 하자 강력 항의하며 결사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 조영하 기자)

충주시가 전날 중앙어울림시장 건물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결과 E등급 통보에 따라 2일 오전 시설 폐쇄 조치를 강행했다. 이로인해 이곳에서 영업하던 상인들 대부분이 갈곳이 없는 신세가 됐다.  

게다가 이들 상인들은 충주시로부터 일시적인 이주에 따른 영업손실과 보상 대책 등을 확실히 보장받지도 못했다.

특히, 상인들이 상가 활성화를 위해 집단 이주 대안으로 제시한 인근의 현대타운 상가도 충주시가 탐탁치 않게 여겨 현대타운으로의 이주도 녹록치 않아 보인다.

만약 이들 상인들이 점포를 다 비워 준 후 충주시가 건물 전체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에 따라 자치단체장의 희비가 교차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철거가 아닌 개보수로 결정될 경우 집단 또는 개별 이주한 상인들의 복귀에 따른 원상회복을 어떻게 해줄 것인가가 관건이다.

현재 상인들 주장대로 특정 장소로 집단 이주해 일정 기간 상권을 형성해 번창할 경우 그곳을 포기하고 다시 이곳으로 이전하는 문제도 간단치가 않다.

상인들 가운데 일부는 이전한 장소를 선호할 수도 있고 일부는 이곳으로 오길 바란다면 그동안 이전에 따른 비용부담도 만만치 않다.

예상보다 과다 지출로 인해 혈세 낭비로 비쳐질 경우 충주시내 다른 시장과의 형평성 논란이 대두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노후화된 건물에 대한 철거로 시민 의견이 모아질 경우 이들 상인들에 대한 피해 보상 절차는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중앙어울림시장을 둘러싼 모든 잡음과 갈등의 불씨는 벌집을 쑤셔 놓은 자치단체장의 책임으로 국한될 수밖에 없다.

지금도 시장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일부 상인들이 있다.

그러나 해당 지번에 따른 등기부등본상의 토지와 건물은 전부 충주시 소유로 되어 있다.

정밀안전진단 결과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던지간에 명확한 사실은 일정 정도의 피해는 고스란히 상인들의 부담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충주중앙어울림시장 상인 80여 명은  2일 오후 충주시청 광장앞에서 시장 폐쇄 조치에 대해 강력 항의하며 이주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조영하 기자)
충주중앙어울림시장 상인 80여 명은 2일 오후 충주시청 광장앞에서 시장 폐쇄 조치에 대해 강력 항의하며 이주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조영하 기자)

이 때문에 충주시의 퇴거 명령에 상인들이 쉽게 나가지 못하고 있다.

상인들은 여기서 나간 후 어디로 갈 것인지 결정된 것도 아무 것도 없다.  설령 딴곳으로 갔을 때도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한 불안 심리가 내재돼 쉽게 적응키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날 아침 밥도 거른채 '결사반대' 머리띠를 두르고 나온 한 상인은  "시청에서 잘못해 사단 난 거 아니냐" 며 "시설 폐쇄 전에 최소한 이주 대책부터 세워야 했다"고 강력 항의했다.

다른 상인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인데, 시설 폐쇄는 경제적 살인" 이라며 "무너져 죽으나, 굶어 죽으나 똑같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시는 오는 16일까지 상인들이 이주할 수 있게 통행로를 일부 개방하기로 했다. 

그러나 상인들은 16일까지 시가 이주 대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한 발도 움직이지 않겠다는 강경한 자세다.

상인들은 이날 오후에 충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충주시에 빠른 이주 대책과 현실적 보상안을 요구했다. 

중앙어울림시장 상인들은 인근 현대타운 상가로 시장 전체가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시는 부정적 입장이다.

왜냐하면 현대타운 상가는 소유권 분쟁 등 여러 상황이 얽혀 있어 이전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는게 경제기업과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현대타운 상가는 상권 침체 등으로 7년 전부터 비어 있다고 부연했다.

정경모 상인회장은 "현대타운 상가 관계자들도 중앙시장 상가가 이주하면 상권 활성화가 될 거라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며 "시가 현대타운 상가를 매입하거나 임대해 상인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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