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시설 노키즈존 근절·한국판 어린이패스트트랙 도입·평등법 등 제안

[서울=뉴스프리존] 김정현 기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어린이날을 앞둔 4일 "국회의원이기 이전에 한 아이의 엄마로서 ‘노 키즈 대한민국’을 ‘퍼스트 키즈 대한민국’으로 만들자"고 주장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아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정현 기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아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정현 기자)

용혜인 의원은 이날 오는 8일로 24개월이 되는 아들과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스타 ‘핫플’이라 불리는 카페와 식당, 심지어는 공공이 운영하는 도서관조차 노키즈존(영유아와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업소)이 돼 버렸다. 노키즈존은 ‘노 양육자 존’이기도 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21년 7월 5일 '국회 아이 동반법'(개정안) 통과를 촉구를 위해 용 의원이 아들과 등원한 이후 두번째다. 

이날 기자회견은 함께한 아들을 품에 안거나 달래느라 도중에 지연되거나 중단되기도 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아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정현 기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아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정현 기자)

용 의원은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몰랐던 것들을 아이를 키우는 23개월 동안 새삼 배우고 있다"라며 "아이를 집에서만 돌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 아이는 늘 바깥에 나가서 놀자고 하지만 막상 아이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서면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유아차를 끌고 버스를 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식당이나 카페를 가도 영유아를 위한 ‘아기 의자’가 구비돼 있진 않은 경우는 허다하다"며 "또 큰 관광지에 가도 수유실은커녕 기저귀를 갈 수 있는 기저귀갈이대조차 찾아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용 의원은 "사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노키즈존이라는 안냇말을 잘 인식하지 못했다"라며 "그런데 아이를 키우다보니 어쩜 이렇게 가고 싶은 예쁜 카페, 식당들은 노키즈존 뿐이냐"고 반문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아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정현 기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아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정현 기자)

그는 "선택지를 고르고 고르다보면 남는 건 결국 키즈카페가 있는 대형마트 그리고 백화점 뿐인데 키즈카페의 입장료는 커피 몇 잔을 훌쩍 넘을 만큼 비싸다"라며 "온 사회가 '어린이는 모두 키즈카페로'라고 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게 왜 아이를 낳아서 고생이냐'는 말로도 들린다"고 덧붙였다.

또 "노키즈 존이던 카페도 어린이날만큼은 예스 키즈존으로 둔갑하곤 한다"며 "어린이날 하루만 어린이를 환대할 게 아니라,
매일매일 어린이를 환대하는 사회가, 어린이와 어린이를 돌보는 양육자들이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끼지 않는 사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용 의원은  ‘퍼스트 키즈 대한민국’을 위한 세 가지 변화를 제안했다. 

우선 "공공시설부터 노키즈존을 없애나가자"며 "공공시설조차 합리적 이유 없이 노키즈존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표적으로 국립중앙도서관은 만 16세 이상만을 이용자로 삼으며, 초등학생 이하 연령은 아예 출입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용 의원은 "공공시설조차 노키즈존을 관행 삼아서는 안된다"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으로서 각 지자체에 공공시설 내 어린이 접근성에 대한 전수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키 존이 공공시설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정부가 당장 시행할 수 있는 공공시설부터 노키즈존을 근절할 수 있는 제도적·문화적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또 "어린이가 자유롭게 여가를 누릴 수 있는 공공시설이 확대되도록 정부부처와 지자체에 촉구하겠다"며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때까지 집요하게 변화를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서 용 의원은  “어린이 여가권 보장을 위해 한국판 ‘어린이 패스트트랙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아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정현 기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아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정현 기자)

용 의원은 "어린이 패스트트랙 제도는 어린이 동반 가족과 임산부가 박물관·미술관·공원 등에 줄 서지 않고 입장시키는 제도"라면서 "어린이 패스트트랙 제도는 ‘어린이가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남은 임기동안 한국판 ’어린이 패스트트랙 제도‘ 입법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추진하겠다"고 했다.

용 의원은 “평등법을 제정해 누구도 거부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노키즈존으로 시작된 사회적 배제가 노유스 존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조금 더 빠르고 편리한 일상을 위해 차별과 배제가 괜찮다는 생각에 길들여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지난 2021년 7월 5일 생후 59일 된 아기와 함께 등원해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 아이 동반법'(개정안) 통과를 촉구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정현 기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지난 2021년 7월 5일 생후 59일 된 아기와 함께 등원해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 아이 동반법'(개정안) 통과를 촉구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정현 기자)

용 의원은 “제가 평등법을 동료의원님들과 함께 발의한지도 3년이 지났다"며 니다.”며 "야3당이 노키즈존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차별에 반대한다면, 5월 중 '패스트 국회 연석회의'를 소집해, 평등법을 패스트트랙에 올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용 의원은 "아이와 함께 하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면서 "조금은 불편하고 조금은 소란스러웠던 오늘의 기자회견이 우리가 충분히 아이와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사회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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