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보로 인한 퇴적 현상 갈수록 심각...영월·정선으로 발길 돌려
유명무실한 '쏘가리 낚시 메카 단양'...쏘가리 낚시대회 줄줄이 실패
단양군수 '올해 쏘가리낚시대회 확대할 것'..."수질 개선부터 챙겨야"

[이슈진단=뉴스프리존] 박종철 기획취재본부장="단양강에 쏘가리가 없다 아이가. 그만하고 가자"

지난 4월15일 낚시용품전문업체인 다이와가 주최한 '제5회 다이와쏘가리낚시대회'에 참석한 한 참가자가 대회 도중 단양강의 쏘가리 서식환경을 지적하며 한 푸념 섞인 말이다. 

이 낚시꾼의 말은 단순히 쏘가리가 잡히지 않는 것에 대한 푸념이 아닌 듯 하다. 단양강의 생태환경이 급격히 변화되고 있고, 단양강에 더 이상 물고기가 살지 못하는 환경파괴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리는 경고 메세지로 들린다.

단양읍 별곡리 일원 단양강에서 치러진 이 날 대회에는 300여명의 쏘가리 낚시 동호인들이 참석해 케스팅에 열중했지만 쏘가리는 단 한마리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대회 수상은 추첨으로 결정됐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단양수변특설무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GLF쏘가리낚시대회'도 일찌감치 취소됐다. 예전처럼 단양강을 쏘가리낚시대회 최적지로 평가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지난 해 제14회 단양군수배쏘가리낚시대회에서 700여명이 꼬박 하룻동안 낚시를 한 결과 단 한 마리의 쏘가리만 잡힌 것을 두고 이런저런 분석이 나왔다. 이 후 올해 처음 치러진 대회에서 또다시 쏘가리가 전혀 잡히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단양군은 또 어떤 분석을 내 놓을지 자못 궁금하다.

한때 단양강은 쏘가리 천국, 쏘가리 낚시의 메카라는 명성을 얻어 매년 10만명의 꾼들이 몰려들면서 단양경기부양에 효자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단양강을 찾는 꾼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왜일까?(사진=한국쏘가리협회 자료사진)

정말 단양강에는 쏘가리가 다 사라지고 없는 것일까?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서 최근 몇 년간 단양강에서 치러진 '쏘가리낚시대회'는 무늬만 쏘가리낚시대회란 수식어만 양산하는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 그러나 단양군은 딱히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그저 일시적인 현상이나 기후 탓으로 돌리면서 매년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매년 야심차게 치러지는 '쏘가리낚시대회'는 대회마다 죽을 쑤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제14회 '단양군수배쏘가리낚시대회'에서 쏘가리 한 마리만 잡힌 것을 놓고 일각에선 단양강의 생태변화의 주된 이유로 수중보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수중보 건설 당시 수문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퇴적물이 수중보에 막히면서 서서히 단양강 바닥을 덮는 현상으로 단양강이 썩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어로를 졸속으로 개설해 물고기의 이동이 단절되면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단양군은 수중보로 인해 단양강이 썩어가고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불편한 진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듯 하다. 아마도 이 불편한 진실을 들여다 보면 단양군이 주창하는 수상레저관광에 큰 흠집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편 김문근 단양군수는 올초 시정연설에서 '올해는 쏘가리낚시대회를 확대하겠다'고 선포했다. 쏘가리낚시대회를 수변관광 활성화의 일환으로 삼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겨우 이틀 간 치러지는 쏘가리낚시대회의 행사를 확대해 수변관광을 활성화하겠다는 발상은 다분히 전시 효과에 치우친 행정이란 지적이 있다.

쏘가리 생태 천국이란 명성을 얻으며 매년 이맘때면 수 십만명의 쏘가리낚시 동호인들이 몰려들던 단양강은 쏘가리낚시의 메카란 명성을 잃은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전국의 수 십만 쏘가리낚시 동호인들은 단양을 드나들면서 단양 경기에 적잖은 기여를 해왔지만 현재는 외지에서 단양강을 찾는 쏘가리 낚시꾼을 찾아보기 힘들다.

쏘가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매년 10만명의 쏘가리낚시 동호인들이 단양을 찾았다. 이들이 단양군에 기여한 경기부양 효과는 무려 100억원에 이를 정도였다. 현재는 쏘가리 낚시꾼들로 인한 단양 경기부양 효과는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제 전국의 쏘가리 낚시 동호인들은 더 이상 단양강을 찾지 않는다. 이들은 벌써부터 쏘가리 생태조건이 풍부한 영월, 정선 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단양강에 쏘가리가 없다'는 얘기가 수년전부터 쏘가리낚시 동호인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나돌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처럼 전국의 수십만 쏘가리낚시꾼들이 단양강을 외면하고 영월, 정선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지만 단양군은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노력에는 뒷전이다. 그저 단양수상관광을 향한 장미빛 청사진만 그려내고 있다.  

단양강이 죽어가고 단양강의 명물인 쏘가리가 사라지는 단양강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 위기가 목전에 도래하고 있는데 말이다.

단양군은 올해도 어김없이 쏘가리낚시대회를 열 예정이다. 한국쏘가리협회는 아직 개최 장소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쏘가리 금어기 이전인 5월 13일~14일 양일간 단양강 도담삼봉 건너편 상류 700~800m 부근의 상수원보호구역 아래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 쏘가리낚시대회에서는 쏘가리가 많이 잡혀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지 기대되는 한편 우려스럽기도 하다. 

한편 올해 단양강의 쏘가리 금어기는 5월 20일~6월 30일까지다.  

# 단양강 쏘가리는 왜 자취를 감췄을까?

본지는 단양강에서 쏘가리가 사라지고 있는 현상을 심층 보도한 바 있다(본지 2022년9월5일자 쏘'단양수중보 밑은 지금 쓰레기장..수도권 식수가 위험하다' 2022년9월21일자 '단양수중보 이대로 두면 남한강 재앙이 온다' 2022년11월27일자 '단양강 환경재앙 예고되는데 수상레저관광만 외치는 단양' 기사)

단양 수중보 졸속 건설로 인해 단양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퇴적물이 바닥을 덮어 단양강이 숨을 쉬지 못해 썩어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설상가상 어도를 잘못 개설해 물고기의 이동이 단절돼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현상을 지적했다.

지난 몇 년간 쏘가리낚시대회에서 쏘가리가 잡히지 않는 것이 단양강의 수질 및 생태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직·간접 정황 및 증거들은 차고 넘친다.

매년 수십만명의 쏘가리낚시꾼들이 수중보 건설 이후부터 서서히 단양강을 외면하고 영월, 정선 등으로 발길을 돌리는 직접적인 이유도 이 문제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저 쏘가리낚시대회에서 쏘가리가 많이 잡히고 적게 잡혔다는 것에 일희일비 할 일이 아닌 것이다.

단양군이 진정 수상레전관광 도시로 거듭나고자 한다면 먼저 수중보로 인한 단양강의 썩음과 이로 인한 생태계 파괴 문제부터 풀어야 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길 일은 더더욱 아니다. 지금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더 큰 재앙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단양군 실무 부서에서는 수중보로 인한 단양강의 이런 저런 문제를 인식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측과 수중보 유지관리 책임 문제를 놓고 10여 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무선에서 해결할 수 없는 난제들이 번번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인, 단양군, 단양군의회, 지역단체 나아가 단양군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행동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수중보 유지 관리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면 단양강 쏘가리는 다시 단양강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단양의 수상레저관광 활성화 길도 활짝 열릴 것으로 보인다.

단양군, 단양군의회, 단양사회단체를 비롯한 단양군민 모두의 의지와 지혜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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